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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무언..

답답하다. 할말이 분수처럼 솟구치는데 하지 못하는 이 설정이ㅡ물론 누가 하지 못하게 해서 그러는건 아니지만, 말이 쏟아져 나올만한 분위기와 눈치보기가 주를 이룬다.ㅡ..유구무언이란, 입이 있어도 할말이 없다는 뜻일진데, 사실 너무 할말이 많아서 어떻게 쏟아 내야 하는지 그 방법(묘사)을 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논문은 중간에 탄락됐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탓인지, 그리고 대충대충 써서 어떻게든 졸업이나 하고 보자는 심보가 강했는지 눈치 빠르고 직업적인 기술이 상당한 교수라는 인물은 벌써 알아 차리고 호통을 쳤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지만, 자기는 절대 남의 글 그대로 인용하는거 그거 용납 못한다고.. 제대로 쓰든지 남의 글 인용하지 말고 자신의 말로 풀어서 써라! 고 일침을 놓으신다.  몸둘바를 몰랐지만, 나도 양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더이상 개겨보자는 모드는 안될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혼자서 좌절하고 있다.  박사 논문도 아니고 석사 논문을 글짓기 하듯이 쓰라는건 솔직히 너무한거 아니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왔지만, 그래!  당신의 가르침이 후일 분명한 자양분이 될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라면서 포기...

 

 



블로그에 백날 주절 거리듯이 쓴 글은 사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블로그를 관리 한다는것 자체가 일종의 '놀이'와 '배설'의 공간으로서 활용되기엔 유용하지만 내가 심각하게 마음 먹고 의식적인 글을 쓰겠다고 결심을 굳히지 않는 이상 더 발전적인 글을 쓰는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 하다는걸 절실히 깨닫는다.  뭐, 블로그가 문제는 아니지만서도...

 

문뜩 글을 쓴다는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글이 읽는 이로 하여금 또는 글을 쓰는 자신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것 외에 많은 것들을 담고 있어야 하는,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확실하게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는것들 말이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면...그동안 나는 학술적인 면의 글을 쓴적은 거의 없다. 경험이 없다보니 논문을 쓴다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솔직히 많이 버벅 거리기도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을 혼자서 감내 해야 하는것에 대해 아주 많은 '외로움'을 느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모아 놓은 자료들을 읽어 가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뱉어 내어야 할것들이 생겨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텅빈 머릿속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법! 아무리 허접한 것이라도 보고 듣고 읽는것에서 그만큼 자신의 목소리와 시각이 정립되다는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려웠지만 그렇게 알아 가는 재미(사실, 엄청난 고통의 과정이지만)속에서 여기까지 왔고 포기가 아닌, 오기가 생기기도 하였다.  헌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으~ 정말이지 죽을것 같다. 아직 많은 내공이 부족해서 이기도 하지만, 시간도 얼마 없는데 또 얼만큼 나의 뇌를 혹사 시켜야 하는지 그저 절망 스러울 뿐이다. (사실, 뇌는 쓰면 쓸수록 발달 한다고 하더라..ㅎ)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고 함은, 시시각각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부닥치는 많은 사건과 관계들 그리고 느낌들...이 많은 것들에 대해 그때그때 표현 하고픈 마음이 굴뚝이었는데 결정적으로 반복되는 그것들과 반복되는 반성, 뒤늦은 깨달음, 이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변치 않는 나만의 색깔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의 다름 아니라는거.  이런것에 질려서 이젠 나를 떠나겠다는 사람들도 많더라..알고보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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