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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가 별건가?

제목은 제 9 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권 리라는 작가가 쓴, '싸이코가 뜬다.'에서 영감을 받아 쓴거고.. 아직 다 읽진 않았는데 그럭저럭 읽으만한 책이다..(제목이 재미 있어서 샀음..^^)

 

공감하는 구절,

 

"미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중 무엇일까요?"

"1번 미친다. 2번 자살한다. 3번. 미치거나 자살한다. 정답은?"

'가장 긴게 답이다........(중략)'

 

인상깊은 구절,

 

"미친 세상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유머러스해지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어쩌면 인생의 비극을 웃음으로 외면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난 유머를 사랑한다. 유머는 권위와 엄숙주의를 깨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난, 그다지 유머러스 하지 못하다.  내가 미친 세상에 익숙해지기 위해 써먹는 방법은, 그저 사람들을 만나서 실컷 수다를 떨거나 기껏해야 술이나 먹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정도다. 그렇다고 미친 세상이 제대로 돌아 가는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공감'할줄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 시들어 가는 나뭇잎에 촉촉히 물기를 끼얹는 것처럼 생동감이 들면서 나혼자 감상에 젖거나 나혼자 슬퍼 하거나 기뻐 하던 일들도 나누어 지거나 배가 되기도 하니까.  어쩌면 미친세상은 그렇게 하나둘 모여서 공감하고 떠들고 몸이나 행동으로 옮겨야만 한시라도 빨리 정상적인 자리로 돌아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까지도 품고서....

 

그러고보니, 최근에 읽고 있는 '비폭력 대화'(마셜 B. 로렌버그 지음, 캐서린한 옮김, 바오출판사, 2004)에는 '공감'이라는 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써놓기도 하였다.  참으로 와닿는 글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감

 

'칼 로지스(Carl Rogers)는 공감을 받는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를 이렇게 묘사했다.  "어떤 사람이 당신을 비판하지 않고,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으면서....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이해해주면, 나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누군가가 진정으로 들어주면 암담해 부이던 일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돌이킬 수 없어 보이던 혼돈도 누군가가 잘 들어주면 마치 맑은 시냇물 흐르듯 풀리곤 한다.'

 

때때로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때 솔직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많이 있다.  그럴때 떠오르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리고 누군가를 만난다는것은 많은 물리적인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진심으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주거나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청승맞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자꾸만 자기 비하를 하기 보다는 차라리 누군가에게 속시원히 털어 놓는게 상처를 치유하는데 훨씬 큰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상대방이 얼마나 나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주느냐이고 또 비난과 잘잘못에 촛점을 두지 않고서 대화에 몰두하느냐에 달려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고 또 얼마만큼 나의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해 주면서 조언을 해주냐의 문제도 간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문제에 부닥쳤을때 해결 방법을 찾는것은 참으로 막막하거니와 모든것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않고서는 온전히 자기를 보여 준다는것도 힘든일 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사막에 혼자 버려진 기분으로 평생을 살아 가야 하는 것인가?  거기다 도대체 무엇에 마음을 두고 살아 가야 하는지도 막막할때가 많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거야...라면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기에는 가슴속 저 밑바닥에 꺼지지 않은 불씨가 그저 애처롭기만 하고...

 

세상이 미쳐 돌아 가는것과 맞물려 바라보면 온전한 정신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 가는 사람도 그만큼 많지 않을텐데 상식적 수준에서 '싸이코'라 불리워 지는 생각이나 행동은 언제든지 짓밟혀도 된다는 논리도 성립이 되는것인가?  갑자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진다.  도대체 '상식'이라는 룰은 언제 누가 만든 것이란 말인가?  왜 거기에 끼워 맞춰 살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미로속을 걷는 기분이 들곤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난 '상식'을 거부하는 입장이거덩...더욱 웃기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것을 비판 하면서 그 길 앞에 놓여진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책임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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