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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의 '나'가 이렇게 많은 모순 덩어리를 가지고 살줄은 정말정말 몰랐다...
1.
며칠전 집회 갔다가 온 사람이 쓴 후기 포스트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여성들을 보호 하기 위해 뒤로 물러 나게 해야 한다는게 얼마나 지독한 '마초'근성에서 비롯한 말인가, 내 안의 꼴같지 않은 마초 근성....' 정확히 기억한건지는 모르지만, 대략 이와 같은 글이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확~! 하고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왜냐면, 나는 스스로가 여성이기 때문에 보호 되어야 마땅하고 심지어는 네가 남자니까 나를 보호해야만 해! 라고 하는 말도 심심찮게 하고 다녔으니까...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내가 마초를 인정하는 지경으로까지 망가졌을까? ㅠㅠ
2.
나는 외모주의에 입각해서 사람을 평가하지 않아! 라고 마음먹고 그러한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 하거나 판단하는건 유치해서 봐줄 수 없어, 라고 지껄이면서도 외모가 수려한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닌다. 이 또한 얼마나 추례하고 비열한 짓인가 싶어 깜짝 놀랄 내안의 모순에 절망할 뿐이다...
3.
공부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제대로 세상을 볼 줄 알며, 남을 배려 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 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아이에게 종종 하는 말은 "공부나 열심해 해!" 이다...100점 맞기를 바라고, 1등 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정말로 속일수가 없더라...이또한 얼마나 심한 모순을 가지고 있는 교육관인가...ㅠㅠ
4.
자본주의 사회에서 애초에 잘살기란 틀린거야...집이란것은 소유가 아니라 공동의 터전이 되어야만 해.. 라고 말은 하는데도 집이 있었으면 좋겠고, 여윳돈이 있다면 '투기'를 해서라도 돈을 더 벌고 싶고, 내 집 한칸 정도는 마련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집 없이 살기는 너무나 많은 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므로...비참하게 살기는 정말 싫다, 그리고 집한채씩 갖고 있는 친구들이 부럽다..는 이 마음은 뭔가?? 집이 없다고 결코 비참한건 아닌데도...
5.
한 가정에서의 경제는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거야! 남자라고 해서 꼭 가정경제의 책임을 지고 살라는 법은 없지! 그리고 '가장'이라는게 꼭 남자라는 법은 없잖아! 라고 툭하면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지에 몰리면 니가 가장이고 니가 돈을 버니까 책임질것은 책임져야지. 라고 내뱉는 나. 어불성설이 따로 없군...ㅠㅠ
6.
세상을 살면서 싸우지 않고서는 이루어 지는게 없어, 그 어떤 사소한 문제라도 부당한것에서는 싸워서 해결해야 해. 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싸워야 할 상황에 부닥치면 이리재고 저리재고 내가 손해 볼것은 무엇인가, 라는 저울질을 하는 나를 발견! 절망스럽기 그지 없기만 하다. 그러면서 운동권 아닌 친구들에게 하는 말, 너는 어쩌면 그렇게 정치에도 관심 없고 남녀 평등이 뭔지도 모르니? 애는 혼자 키우는게 아니야, 애는 사회가 키워야 해, 라고 말하면서도 과연 내가 얼마나 품앗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섰는가,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실천을 했는가 말이다..
7.
환경을 생각하고 우리 농축산을 살려야 한다고 유기농 음식물은 잘도 사다 먹으면서 음식물 쓰레기 맨날 쌓이고 머리는 샴푸로 팍팍 감고 대안 생리대 안쓰고 퐁퐁으로 설거지 한다. 거기다 툭하면 자전거 타기 귀찮다고 차끌고 돌아 다니고...제길~!
8.
등등등의 무수히 많은 모순들을 가지고 살아 가고 있는 나는, 결과적으로 볼때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지껄이는 언행불일치의 선구자! 죽어야 할까봐....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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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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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신처럼8가지 반성을 할수 있다면
인생의 우등생이 될수 있을텐데...
어느 스님의
"돌아가는 길"노래를 들으면서도
잘못보단
모순보단
새소리의 자유스러움에
2008년 6월이 오고 있다
반성의 5월이 진것이 아니라
비움의 미학엔 둔하고
채움의 갈구엔
더욱 저 새보다 갈구한다.
"당신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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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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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전.그것보다.더.많은.거.같단.좀.많이 생각해봐야겠단.부가 정보
체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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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진지하게 반성의 시간을 가져봐야 겠어요. ㅠ.ㅠ 전 아마 몇시간은 써야 될 듯... ㅠ.ㅠ부가 정보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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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전에 개그맨 전유성이 쓴 책 제목이 '조금만 비겁하면 세상이 즐겁다'인가 뭔가 했어요. 많이 비겁하면 곤란하지만 약간 비겁한 건 때론 숨통을 틔워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스머프가 이 글을 쓰고 돌아서서 언제 그랬냐는 듯 똑같은 모순을 그대로 되풀이하면 많이 비겁한(?) 거고, 모순을 극복하지는 못할지언정 눈꼽만큼이라도 나아진다면 한동안은 대충 비겁하게 모순을 끌어안고 사시는 것도...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자나요?^^
전 대충 비겁하게 사는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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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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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오랫만에들어왔네.집안이예전보다무척밝아져서보기좋군.사고방식도많이철(?)이든듯하네.행동을어떻게할지는모르지만..ㅋㅋ부가 정보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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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고맙습니다..^^조지콩, 체// 나만 이런게 아니었나보군요..ㅋ
무위// 아...정말 위로가 됩니다...ㅠㅠ
날세동// 오랜만이군! 철들자 망령이라는 말도 있잖아! 철 너무 좋아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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