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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배추를 셀때나 쓰는 말이라고들 한다, '포기'는...지금껏 살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움켜쥐고 살았는지 세어보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말 지친다.  뭘 얼마나 잘 견디면서 살았다고 포기를 한다는 것인지 지독하게도 오만방자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적당한 선택의 싯점에 이으렀을 때 무언가 결단을 내려주는건 삶에서 매우 필요한 일임이 틀림 없기 때문에...

 

   늦은 밤 지인을 불러내 내 응석 좀 받아다오~! 라는 심보로 마주 앉아, 까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 지인이 나보고 그런다.  "도대체 너 다운 모습은 어디에 팽개치고 요모양 요꼴이냐?" "잉 ?? 나 다운게 대체 뭔데?" " 십여년전 그 깡다구는 다 어디로 가고 고로크롬 김빠진 맥주모냥 사냐구요. 철은 없었지만 무슨 일에나 적극적이고 당당하던 그 모습 말야!" '나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군...'  뭐, 살다보니 그렇게 되더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좌절과 도전 그리고 패배감..거기에 한술 더 떠 비겁함 까지...두루두루와 일망타진 하면서 살다보니 이렇게 되긴 했는데...더이상 못하겠더이다.. 그 싸움을..

 

   싸움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면 모든 것에서 지는 게 되고만다. 라는 '진리'(?)에서 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권력관계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잘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했다.  권력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것마저 시시콜콜 해지면 좋으련만...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가며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폭탄은 언제쯤 터트려야 좋은지, 포기해야 할지 물고 늘어져야 할지... 이 모든건 나하고와의 싸움이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 포기 하지 못한 것들, 그것들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할지 앞이 캄캄하기도 하고..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 라는 말도 더이상 위로처럼 들리지 않는다.  어쨌든,  적당한 싯점에 포기를 하는건 질질 끌어 그 파편을 남기는 것 보다는 나으리라.. 어쩌면 '포기'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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