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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총장 박씨의 잃어버린 60년

 

   위 사진은 사진작가 이경모씨가 1951년 6월에 찍은 사진이다. 당시 국방장관으로 취임한 이기붕이 무쵸대사와 콜트 중장을 '모셔다' 놓고, 이화여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노래를 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최정무는 '미국, 무의식의 식민화 그리고 자기분열'이라는 글에서 이 사진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그는 적산가옥의 다다미 위에서, 구두와 군화를 그대로 신고 방안으로 들어온 무쵸대사와 콜트 중장 앞에서 식민화의 현실을 읽어낸다. 이 사진 속에서 보이는 식민화는 단지 외세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지방 바깥에 서서 마치 스크린 속 배우들처럼 노래 부르는 여대생들의 모습 속에서 다른 종류의 식민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정치적 협상의 매개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대상화된 -과정에는 등장하지만 결정에서는 누락된-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사진은 단지 씁쓸한 과거의 초상일 뿐일까? 아닌것 같다. 이번에도 여전히 그 출중한 무식과 비루함을 자랑해주신 중앙대 박범훈 총장을 보니 1951년 6월이나 2009년 2월이나 상황은 별로 변하지 않은것 같다. 박'씨'는 한나라당 내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공동주최한 MB출범 1주년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풍류를 알아야 정치를 잘 한다'라는 어이 없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국악인인 자신은 풍류를 잘 아니 정치도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나 보다. 좀 측은하긴 하다. MB캠프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지내고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까지 했음에도 그럴듯한 자리 하나 못 얻어 먹었으니 말이다. 

 

 

   정치할 그릇이 못되는 것 쯤은 한나라당이나 MB도 알고 있었던게 아닐까? 그래도 한자리 앵버리 해보겠다는 욕심이 있었나보다. 못내 아쉬웠던지 박'씨'는 결국 제자들 데려다가 노래 시키고, 여학생에게 '감칠맛'이 난다는 둥 , 예쁜 여자들을 돗보이게 하기 위해서 '못난 사람 갖다' 놓으면 된다는 둥 의원들 비위나 맞추려고 저질 농담까지 하게 됐다. 잃어버린 10년을 찾겠다는 정권이나 그 정권에 빌붙겠다고 60년을 잃어버리는 사람이나 한심해 보이기는 매 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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