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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돌을 던지랴!

따르릉! 따르릉! '

 

네, 민주노총입니다'하고 다소 힘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데, 전화건 아저씨가 다시한번 힘을 빼게한다. 전화건 아저씨 ‘소득공제영수증 때문에 전화했는데요. 홈페이지 소득공제가 안보이네요’하고 묻는다. ‘저, 선생님 우리 민주노총은 소득공제와 관련이 없는데요. 혹시 민주노동당에 전화할려고 하신게 아닌가요. 혹시 민주노동당에 세액공제 기부를 하셨나요’하고 조심스레 답하는 나.

 

내 추측따라 ‘어. 민주노동당하고 민주노총 같은거 아니였어요’하고 말하는 그 아저씨.

 

대선결과는 참담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득표한 3%. 세 번째 출마한 권영길 후보의 기호가 3번이라 3%밖에 받지 못했나! 차라리 무소속 이회창후보의 기호인 12번을 얻었더라면! 별별 가설이 다나오는 내가 참 한심하다.

 

지난주 택시에서의 일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운하추진 관련 뉴스가 라디오 뉴스에서 연방 나오는데, 기사아저씨가 한소리 하신다. '저거! 꼭 해야될까요. 선거도 끝났는데 그만 하지. 저거해서 먼 돈이 될것이며, 뭔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어. 태안 앞바다를 봐! 에휴...'

 

맞장구를 치며, 당선자에 대한 호박씨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기사아저씨에게 슬그머니 말을 던졌다. '근대요. 걱정이에요. 민주노동당이 못한것도 맞지만 너무나 표가 안나왔어요. 살아남을 정도는 줘야지. 3%는 죽으라는 거 아닌가요. 이제, 삼성에 대한 견제 같은 것은 누가 하나요. 그래도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없으면 안되는게 많은데...‘

 

그 살갑던 택시 기사 아저씨가 딱 잘라 말한다. ‘거! 누가 (민주노동당에게) 표 주겠어. 다 알어. 봐바. 우리같은 택시기사가 얼마나 불쌍혀. 비정규직들 얼마나 불쌍한겨. 저 사람들 우리한테 (도움)안되는 겨. 있는 노동자들만 지들끼리 등따실라고 그런겨’라고 뚝 잘라서 말씀하는 택시 아저씨!

 

나는 ‘아저씨, 그건 아니에요. 그리고 민주노총 꼭 정규직 대기업노동자들만 위하는 데 아니거든요. 그래도 민주노총 만큼 비정규노동자들 위해서 싸우는데가 어디 있겠어요’라고 항변하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결코 그 말을 하지 못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구분조차 하지 않는 대다수가 국민인 현실. 노동시장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나락으로 빠져버리고, 20대를 일컫어 ‘88만원세대’라고 부르는 현실. 조직된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민주노총이 이들을 대표해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는 현실. 극히 일부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알량한 월급봉투 때문에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해서 구사대로 등장하는 현실.

 

결국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국민들이 심판한 거다. 우리에 대한 비판이 설령 ‘조,중,동’식의 언어와 표현을 빌려왔다 하더라도 어쨌든 비판의 빌미는 우리한테 있는 것 아닌가!

 

국민들의 평가는 냉정한 거다. 노동운동이 비정규노동자들의 마음을 얻을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라는 거다. 누가 누구에게 감히 돌을 던지랴! 그가 ‘사이비진보’든 아니든 간에 노무현은 노무현이다. 쏟아지는 돌무더기 속에서 우리를 돌아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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