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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사판 공사판' 이란다

‘이판사판 공사판’ 이란다!

 

 

이천냉동창고, 40명이 죽었다. 아직 살아남은 노동자들 속에는 내일을 기약할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 내 옆에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다친 한명의 노동자가 산재상담차 방문해 있다. 그에게 따듯한 커피를 건네자 그가 한 첫마디는 이랬다.  ‘미쳤지요. 우레탄 작업을 하면서 용접작업을...’

 

“안전(安全)은 또 질식당했다”(조선일보). “곳곳에 시너․LP통 … 그곳은 ‘화약고’였다”(중앙일보). “3박자 갖춘 … 예견된 ‘人災’”(쿠키뉴스). “공사장 안전불감증이 화마 불렀다”(YTN).

 

충격이 커서였던가!

 

언론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아니 사후약조문(死後藥弔問)이 대단하다. 그래선가! 이번주 한주 만큼은 우리 민주노총과 심지어 보수언론조차도 ‘한마음 한뜻’이리라!(딱 한주만큼만)

 

지난해, 하이닉스청주공장 신설현장에서만 3명의 노동자들이 죽어나갔다. 그 중에서 마지막으로 노동자가 죽어나갔던 12월, 노동부청주지청은 무엇을 면피하려고 그랬는지 작업현장을 세웠다. 이 결정이 오래가지 못할것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딱 일주만에 '역시나'였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세상을 가릴수 있겠는가! 공사재개의 근거로 제시된 각종 안전대책수립 및 보완은 새파란 거짓말(왜 꼭 거짓말은 ‘새빨간’이라고 해야 하나!)이라는게 드러났다. 사고나기 이전의 그 공간 그대로 작업은 진행되고 있었고, 그 장면이 담긴 수십장의 사진을 통해서...

 

두려운게 있다. 어제 그 전조가 있었다. 사무실로 찾아온 충북 무슨 건설협회 대표자라고 했던 그사람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따져 물었다. ‘어렵게 살아난 충북건설경기인데 이런식으로 민주노총이 발목을 잡으면 어떻게 하냐는 거냐’고, ‘그리고 당신들이 (생계를) 책임질수 있냐’고... 

 

하이닉스 청주공장은 ‘신앙’같은 존재다. 이 공장이 빨리 들어서야만 청년 실업자에게 일자리도 생길 것 같고, 서민들에게 돈이 돌 것 같고, 경제특별도가 된댄다. 그래선가! 도지사, 청주시장이 나서서 노동부의 공사중지명령을 반대하며 ‘신앙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발벗고 나선다. 그런 사이에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는 뒤로 게눈감추듯 쏙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두렵다. 이천냉동창고 화재사건처럼 노동부와 언론이 우리노동자들과 딱 일주일만 동거하는게 두렵다.

 

한 건설노동자가 자신들의 처지를 이렇게 토로했다.

 

 “떨어져서 죽고, 질식해서 죽고, 부딪혀서 죽고, 감전되어서 죽고... 그렇게 하루에 2명이 죽습니다. 흔히들 건설현장은 이판사판 공사판이라고 합니다. ‘이판’은 이승이라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사판’은 저승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건설노동자 이지경의 편지중에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라고 하니 한벌 웅얼거려 본다. 이제, 건설노동자가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365일 관심을 가져주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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