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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비한 이야기

야비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희망근로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시행하는 행정안전부 말에 의하면 ‘근로능력이 있는 차상위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6개월간 공공근로 일자리 40만개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행안의 보다 더 친철한 설명을 들어보면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원하고 ▶ 취약계층 대상 25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 상품권 유통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하 한다고 합니다.

 

말은 거창하나, MB 정부판 ‘취로사업’입니다. 장기적인, 그리고 오래 다닐만한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하천과 제방의 잡풀뽑기, 거리청소하기’등 이전의 도랑을 정비했던 그 취로사업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네티즌은 ‘희망근로프로젝트’를 ‘청소 프로젝트’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다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행전안전부는 이 사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임금중 30%에서 50%까지 ‘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알량한 80만원 최저임금 중에서 현금으로는 40만원에서 56만원까지만 지급합니다. 이 상품권은 3개월 내에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쓸수 있는 상점도 많지가 않습니다. 참으로 치사하고 야비한 발상입니다.

 

어제, 한분의 여성청소 노동자가 저희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본인이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해고의 사유인즉 ‘희망근로프로젝트’를 통해서 3명이 본인이 하는 일을 대신하게 되었으니 그만두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야비합니다. 일자리를 만들자던 ‘희망프로젝트, 즉 희망근로사업’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더 야비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께서 일하던 곳이 바로 ‘청주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이라는 겁니다. 나랏님이 하는 일이 늘상 그랬지만 이건 너무 한건 아닐까요. 청주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은 현재, 한 시민단체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세상에, 이 여성 청소 노동자의 월 평균임금이 40만원 정도인데, 이 비용을 아낄려고 희망근로사업을 신청하고, 그리고 해고한다는 사실! 참으로 답답합니다. 뒷 이야기로 정말 화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으나, 이쯤해서 그만하겠습니다. 다들, 머리꼭지가 돌아버리게 될것 같아서 이 이야기는 그만하겠습니다.

 

그래도 후일담 하나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하루가 지나서, 이 여성노동자가 다시 저를 찾았습니다. 관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 여성노동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는 군요. ‘아무머니가 그냥 나가시면 퇴직금도 챙겨드리고 그렬려고 했는데 청주시청에도 찾아가고 민주노총 사무실에도 가고 그래서, 굉장히 서운합니다.’라고 말이에요.

 

퇴직금을 주겠다는 건지, 안주겠다는 건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참 답답하지요. 퇴직금을 안줘도 되는 건데 챙겨줄려 했다는 건가요. 그런데, 제가 아는 이 곳은 5인이상의 상시 고용 노동자가 있어, 근로기준법상 당연히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웃기지요. 당연히 주어야 할 것은 선심쓰듯 줄려고 하는 이 능청, 무지의 용감함일까요. 노동인권은 근로기준법보다 더 무궁무진하고 가치의 깊이가 법전의 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것입니다. 다만, 법이라는 것은 ‘노동인권’의 마지노선을 명기한 것에 불과하고요.

 

시민단체라고 하는 곳조차, 노동인권을 알기를 ‘X'같이 안다는 현실. 참으로 실망스럽지요. 여러분,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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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 뒷골목 양아치도 이렇게는 안한다.

비정규법! 뒷골목 양아치도 이렇게는 안한다.

 

7월1일. 지구 멸망의 시간이 아니라 100만명의 해고 대란이 터지는 점지된 날이었다. 누구에 의해서! 바로 이영희 노동부장관의 말에 의해서. 장관은 말씀하셨다. 속기록으로 기록이 남는 국회 안에서 이날, 100만명의 해고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정규법의 시행을 막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7월 1일 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노동부 통계상 1천2백22명이 해고됐다 한다. 가슴아픈 일이다. 하지만, 1백만명의 해고 대란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애초가 아니라, 태초부터 ‘해고대란’은 거짓말이였다.

 

‘추미애 실업’이라고 명명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께서 맹공을 퍼부셨다. 비정규법 유예를 반대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의원 때문에 생긴 일이니, 추미애 의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럴까! 한국도로공사 22명, 대한주택공사 31명, 한국토지공사 145명, 폴리텍대학 19명, 대한민국 국회사무처, 서울대병원, 보훈복지병원, KBS....

 

과연 ‘추미애 실업’이라고 할수 있을까! 낙하산으로 모든 공공기관을 접수한 MB 라인이 수장으로 있는 이들 공공기관. 자신들이 잘라놓은, 그래서 자작극 벌여놓고 어찌 ‘추미애 실업’이라고 할수 있을까!

 

이율배반이다. 과도한 비정규직을 규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이 이른바 ‘비정규보호법’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 아니 엄밀히 말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자는 거다. 그런데, 정부가 앞장서서 어긴다.

 

기업에 시그널을 보낸다. 정부가 앞장서서 자르고, 법 시행을 유예할테니 절대로, ‘정규직’으로 전환시키지 말자고.

 

그래서, 또 하나의 거짓말을 보탠다. 이미 통과된 1천2백억원대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조차 법개정을 못해서 쓰지 못한다고. 그런데 일주일도 못돼 들통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아니라고 했다.

 

사실, 이번 시행된 ‘비정규법’은 우리 노동계에겐 계륵이였다. 이 법이 통과되던 2년전 민주노총 전위원장이였던 단병호씨는 국회 경비에게 팔이꺽이고, 우리는 국회정문앞에서 밤새 대치했다. 비정규직을 축소하기엔 너무나 알량한 법이였다. 사용자에겐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나 많은 법이였다. 민간부분은 하청으로, 용역으로, 도급으로 이미 다 빠져나가있다. 2년은 직접고용비정규직으로, 2년은 파견으로 이른바 ‘회전문 고용’으로 평생 비정규직 신세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든 법이였다.

 

그나마, 이 법에는 알량한 ‘보호’가 존재하긴 했다. 그런데, 현재의 노동부와 한나라당은 이 ‘알량함’마저 없에 버리지 못해 안달났다. 온갖 유언비어를 양산한다. 그것도 정부여당, 내각에서 말이다. ‘미네르바’가 웃는다. ‘재들은 왜 안잡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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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산 자’와 ‘죽은 자’

 

형은 공장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그는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이른바 “죽은 자‘이다. 그의 아내는 정문에서 피켓을 ‘해고는 살인이다’는 피켓을 들고 서있다. 공장 점거파업을 중단하라며, 물밀 듯 밀려드는 ‘산 자’들에게 ‘어제까지만 해도, 나의 남편과 당신들을 동료이지 않았냐며’ 울부 짓는다.

 

그의 동생은 ‘산자’였다. 쌍용차 사측의 관제 데모에 참석하지 않으면, 결근 처리한다는 관리자의 협박에 ‘제발, 내가 어떻게 형과 형수에게 쇠파이프를 들수 있냐’며 항변한다.

 

그랬다. 형과 동생, 다정한 이웃이자 한솥밥을 먹었던 직장동료들끼리 서로에게 쇠파이프를 겨눴다. ‘함께 살자’와 ‘나를 위해 네가 죽어 달라’가 정막속의 공장을 휘감았다. 이렇게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는 휴전선보다도 골이 깊게 패였다. 동족상잔의 아픔만이 남았다.

 

인륜도 무너지고, 동료간의 의리도 이웃간의 다정함도 모두다 사라졌다. 어찌 이곳을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할수 있을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곶감 빼먹듯 알짜배기 기술을 다 빼돌린 중국 상하이 자동차는 다 먹고 튀어버렸다. 이른바 ‘먹튀’ 자본의 전형이다. 노조는 수년전부터 상하이 자본의 ‘기술유출’을 경고했다. 정부에 수십차레 건의 했다.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모르쇠’다. 정부는 한번도 책임지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채권단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정부는 모든 문제를 채권단이 결정할 문제라고 얼버무린다. 채권단이 곧 자기자신인데 채권단 탓을 한다.

 

노동자! 얼마나 처참한가. 제 밥그릇 지키기 위해, 동료의 밥그릇을 엎어버려야만 하는 그 심정. 얼마나 비굴했을까! 동료에게 쇠파이프를 들어야만 하는 그 심정. 동료 아내의 울부짓음을 뒤로하고, 공장안으로 개 끌려가듯 관제데모에 나서는 그 심정 얼마나 처절했을까! ‘함께 살자’는 구호에 ‘같이 죽자는 거냐, 너희가 희생해라’라고 맞장구 치는 자신의 주둥이가 얼마나 미웠을까!

 

엊그제 까지만 해도, 노동조합 깃발아래 단결했을 쌍용차 노동자들. 이제 그 노동자들은 온데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낀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사람사는 세상’을 ‘사람없는 세상’으로 만든이가 과연 누구일까!

 

상하이 자동차 자본일까! 정부일까! 아니면 우리 노동자 내부의 나약함일까!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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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약한 사람만 골라 때린다.

최저임금! 약한 사람만 골라 때린다.

 

2010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이 코앞에 와있다. 이달 25일이면, 경영계 요구대로 230원이 깍일지, 아니면 노동계의 요구대로 어느정도 인상이 될지 결정된다.

 

그래서, 노동계는 다급하다. 최저임금 홍보 유인물을 들고, 일주일에 삼일을 거리로 나간다. 특히,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게 특기인 현정부는 연초부터 최저임금 삭감에 동조하는 입장을 수차례나 밝혔다.

 

우리 민주노총이 제작한 최저임금 홍보물에는 ‘국민임투’(국민 임금인상투쟁)라 표현했다. 즉, 최저임금 올려서 전체 국민 월급을 올려서 국민에게 사랑받겠다는 요지다.

 

이런, 요지의 홍보물을 들고 거리로 나간다.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유인물 한 장 나눠주고 국민한테 사랑받을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무관심한 분들이 훨씬 더 많다.

 

청주의 모 대학교 도서관 앞에서의 일이다. 간단함 펼침 현수막을 세워두고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경비아저씨가 우리 주위를 맴돈다. 같이 있던 일행이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아마, 우리가 이렇게 도서관앞에서 펼침막을 세워두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 때문에 질책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이나 보다.

 

한참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60대의 경비아저씨! 슬그머니 학생들이 버리고간 유인물을 들고 가신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경비아저씨가 슬그머니 다가오신다.

 

그리고, 귓속말로 ‘커피 한잔’ 하란다. 커피를 건네 주는 아저씨! 그리고 연이어 본인의 월급 명세표를 꺼내 보여주신다. 즉, 본인이 받고 있는 월급이 최저임금 위반 같다는 메시지다.

 

살펴보니, 의혹이 있다. 현재, 경비 업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사업체가 행정관청에 신고를 하면 최저임금액의 80%가 적용된다. 이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위반의 소지가 있다. 약 40만원을 덜 받는다.

 

충북도내 고등학생 2만2천명을 상대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과연 최저임금, 근로계약서 작성등 근로기준법을 어른들이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작년 이맘때즘, 대학생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 편의점, 인스턴드 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은 열에 다섯은 최저임금을 받질 못했다.

 

‘희망근로프로젝트’라고 했던가. 최저임금 주는 ‘취로사업’인데 그것도, 30%는 상품권으로 준다. 근로기준법에는 임금은 전액 통화로 주게끔 되어 있다. 근기법 위반이다.

 

노령노동인구, 미성년 노동, 빈곤층의 노동! 최저임금에 턱걸이 돼있다. 최저임금 오르면 임금오르고 깍이면 임금삭감된다.

최저임금이든, 근로기준법이든 고약하게도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만 더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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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약속

‘6월의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2003년 여름, 한달 일하고 43만원 받던 ‘청주대학교 청소 용역’ 그녀들을 만났다. 당시 법적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했던 그녀들! 그녀들의 요구는 법적 최저임금을 받을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용역 위탁업체는 변경되었고, 기존의 업체는 그 알량한 43만원 조차도 주지 않고 야밤도주 하듯이 도망쳐 버린 상태에서, 그 43만원을 받기 위해서였다.

 

노동부를 찾은 그녀들에게, 노동부는 손을 내밀기는 커녕 냉소와 냉대로 그녀들을 되돌려 보냈다. 그런 처지에서 만난 그녀들과 우리는 투쟁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칸막이조차 되어 있지 않는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공간에서 작업복을 갈아 입는 현실!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했다는 현실! 43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 들어온 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는 사실! 원청인 청주대학교는 철저히 오리발을 내민다는 사실! 법적으로는 4대보험에 다 가입되어 있어야 했지만, 의료보험 하나만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그녀들의 집회는 항상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났다.

 

어느덧,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아네, 43만원 받던 그녀들의 월급도 이제는 100만원 가량되었다. 그 기간 동안에, 조합원이던 한분의 영전 앞에서 절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세 번이나, 고용승계 문제를 가지고, 학교와 용역위탁업체와 씨름을 해야했다. 그녀들의 눈물의 양 만큼, 고용은 그럭저럭 승계되었고 임금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비례하여 올랐다.

 

우린 내일, 6년전의 그때와 마찬가지로 청주대학교 한 건물의 경비실에서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약속을 잡고 밥을 같이 먹을 예정이다. 그런데, 그 밥이 제대로 편하게 넘어갈지 걱정이다.

 

국민을 잘 섬기는 MB 정부가 그녀들의 임금에 대해서, 재를 뿌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부장관이 나서서,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 한다. 그에 발맞춰, 경영계는 현재 4천원이던 최저임금 시급을 230원 깍자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달, 6월 25일이면 결정된다.

 

그녀와 우리들은 이때즘이면, 서울 ‘최저임금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양은냄비를 숟가락으로 두드려왔다. 제발 같이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하는 퍼포먼스다. 내일,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을 먹으면서, 지난 6년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양은냄비, 숟가락 하나들고 서울로 가는 얘기를 해야 한다.

 

그녀들과 우리는 6년전이나, 지금이나 밥주는 곳 없고, 밥 사먹기 아까워 도시락 까먹으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연례행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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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 마지막 사건! 그 쏠림의 풍경

노동위원회 마지막 사건! 그 쏠림의 풍경

 

청원군 소재, 모 공사소속의 훈련원에서 5년간 청소일을 해오던 김씨. 그는 작년 12월 31, 새로이 위탁업체로 선정된 업체의 관계자로부터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놀란 김씨는 주위 동료들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김씨 포함 같은 일을 하던 18명중에서 이런 통보를 받은 사람은 김씨 하나뿐이였다.

 

김씨는 억울했다. 나가서 다른 직업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왜 갑자기 혼자만 이렇게 버림받는 가에 대한 억울함이 컸다. 김씨는, 문득 공사 관리자와의 사소한 언쟁이 생각났다.

혹시 하는 생각에, 새 업체의 관리자에게 물었다. 왜 본인만 버림받은지에 대해서 물었는데, 역시나 였다. 새업체의 관리자는 공사 관계자로부터 평소 근무태도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억울했다. 기존의 청소업체와 새로이 위탁을 받은 업체를 상대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나는, 이 심판회의에 ‘근로자위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당연히 참석했어야 할, 청소업체 두곳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심판회의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3명의 공익위원은 김씨가 일한 기간 정도를 묻는 정도만 질문하고 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뻔했다. 굳이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될만큼 결과가 뻔했기 때문이다. 1년단위 계약직이고, 몇 년을 일해왔건 간에, 새로운 위탁업체가 기존의 위탁업체 노동자를 법적으로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없다는 현재의 법률 기준.

 

이어서, 또 다른 심판회의가 시작되었다. 청원군내의 모 사회복지기관. 이 복지시설은 전 이사장이 1억4천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상황이였다. 여기서 해고된 또 다른 여성 김씨. 그는 정황상 시설의 비리를 외부로 알렸다는 심증을 가진 이 시설재단의 보복 해고가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청인 자격의 김씨는 불참했다. 대신, 그의 대리인인 노무사가 참석했다. 공익위원들은 반발했다. 이른바 버릇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롱했다. 그녀는 복직 대신에 화해를 희망했었다. 그런데 공익위원들은 ‘내부비리에 대해 고발할 정도로 당당한 사람이 참석조차 하지 않고, 돈으로 복직과 바꾸려는 것’으로 비하했다. 심지어 모 공익위원은 질문에서 ‘ 나 같아도, 회사가 망하건 간에 내부의 일을 바깥으로 끄집어 내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일을 하겠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1억4천여만원의 공금(사실은 국고지원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을 횡령한 재단측에 대해선 별다른 비판도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재단이 정해진 징계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부당해고’라는 형식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약 5년간의 충북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 위원으로서 나의 심판사건회의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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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무현

아! 노무현

 

2003년 가을께 였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이 35M 고공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노동자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 그런데도 자본가들과 썩어빠진 정치꾼들은 강성노조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아우성이다. … 이 회사에 들어온 지 만 21년, 그런데 한 달 기본급 105만원. 그중 세금들을 공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팔십 몇 만원. 근속 년수가 많아질수록 생활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져야 할텐데 햇수가 더할수록 더욱 더 쪼들리고 앞날이 막막한데, 이놈의 보수언론들은 입만 열면 노동조합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난리니 노동자는 다 굶어죽어야 한단 말인가."(10.17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 유서 중에서)

 

우리는 정말 그때, 많이 울었다.

 

그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분신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해 관계 장관 담화문이 자신의 이런 뜻을 담지 못했다며 장관들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렇게 서럽게 죽어간 노동자의 죽음을 ‘투쟁수단’으로, ‘귀족노동자’로 조롱하며 외면했다.

 

그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오론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 배달호(두산중공업), 김주익(한진중공업)이였다.

 

왜 그들이 먼저 떠올랐을까! 그만큼 깊은 상처가 남아있었기 때문일까! 그랬다. 바보 노무현, 그는 정말로 한때 노동자들과 친구였다. 소외된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친구였다.

 

그랬던 그였는데, 그가 어느날 대통령이라는 권자에 오른 순간 태도를 바꿨다. 그의 임기중에 10여명 남짓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비정규보호법’이라는 말로 누더기가 됐다.

 

사랑이 깊었다. 그만큼 실연의 상처도 컸다. 그랬던 그가 죽었다. 그도 분노의 대상이였고, 그의 죽음도 분노의 대상이였다. 왜냐하면, MB 정부의 정치적 타살이기에!

 

그의 죽음 초기에, 떠올랐던 배달호, 김주익에 대한 기억이 저녁 무렵 전혀 다른 감정으로 변해있었다. 노무현! 그는 정말 많은 것을 남겼다. 그가 남긴 큰 울림이 가슴한편으로 저며왔다.

 

이제, 그의 죽음에 대한 내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한다. 나는 켤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숭배할수 없다. 그러나, 그의 ‘지역주의, 권의주의, 학벌, 세습족벌언론’에 대한 저항정신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부정할수도 없다.

 

이제, 산자의 몫이다. 역사를 20년 전으로 돌이켜, 다시 민주주의를 부르짖게 만든,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빛나게 만드는 현실앞에서 살아남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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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고전)을 읽고, 오늘을 통곡한다.

 

古典(고전)을 읽고, 오늘을 통곡한다.


신영복 선생은  동양고전 해설서인 ‘강의’에서 시경(詩經) 위풍(魏風)편에 나오는 석서(碩鼠),- 즉 ‘큰 쥐’ 라는 시를 다음과 같이 풀어주셨다.


"쥐야 쥐야 큰 쥐야.

내 보리 먹지 마라.

오랫동안 너를 섬겼건만

너는 은혜를 갚을 줄 모르는구나,

맹세코 너를 떠나

저 행복한 나라로 가리라.

착취가 없는 행복한 나라여.

이제 우리의 정의를 찾으리라."

 

여기서 큰 쥐는 부패한 고위관료요 간신배요 궁극적으로 국가를 지칭한다.


목민심서의 저자, 정약용은 그의 한시 '하일대주(夏日對酒)를 통해 ‘모든 국민이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생활수준이 유지될수 있도록 분배의 평등함’을 강조했다. “임금이 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말하자면 부잣집 영감 같은 것. 영감 밭이 일백 두락이고 아들 열이 제각기 따로 산다면, 당연히 한 잡에 열 두락씩 주어 먹고 사는 형편을 같게 해야지. 교활한 녀석이 팔구십을 삼켜버리면 못난 자식은 곳간 늘 비기 마련”


그리고, 경제가 어렵고 민생고가 가중할 때,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는 상위계층의 양보를 강조했다.


“많고 많은 머리 검은 자들 똑같은 나라 백성들인데 ,

마땅히 무엇인가 거두어야 할 때면 부자들을 상대로 해야 옳지

어찌하여 피나게 긁어가는 일을  유독 힘 약한 무리에게만 하는가“


대한통운은 처음에 속해있던  택배노동자 70여명에게  수수료 30원 인상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를 뒤엎고 오히려 40원 인하를 요구했다. 택배노동자는 누구인가! 하루 14시간 일하고 한달수입 1백오십만원 가져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에 반발하는 택배노동자(정부의 말은 빌면, 택배업을 하는 ‘개인사업주’)을 해고(정부의 말은 빌면 ‘계약해지’)했다.


그리고, 그들을 지원했던 화물연대 광주1지회장 박종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거대자본의 횡포에 항의했다.


슬프고 또 슬픈일이다. 화물연대의 투쟁과 박종태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수만의 외침이 대전시내를 가득메웠다. ‘큰쥐’는 이들을 가로막았고, 수만의 인파는 만장 깃발을 떼어내고, 죽봉(대통령의 말을 빌자면, ‘죽창’)으로 맞섰다. ‘큰쥐’는 기다렸다는 듯이, 457명을 연행하고, 3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리고, ‘큰쥐’는 다시 강조했다. 그리고 올해 제일의 국정과제는 ‘노동유연화’다. 부자가 아니라, 힘 약한 무리의 양보를 강조한 것이다.

다시, 정약의 시로 돌아가보자. 정약용은 한탄한다.


“뱃속에서 갓 태어난 어린 것도 백골이 진토가 된 사람도

그들 몸에 요역이 다 부과되어  곳곳에서 하늘에 울부짖고

성기까지 잘라버릴 정도니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결국, 고전을 읽고, 화물연대 택배노동자들의 오늘을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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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와 우진교통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와 우진교통


윤흥길씨의 장편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1977)에 나오는 권씨.


출판사에 다니던 권씨는 집 장만을 해 볼 생각에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광주 대단지에 20평을 분양받는다. 그러나, 시청은 이런 저런 명목으로 땅값을 올리고, 감당할수 없는 세금을 부과한다.


권씨의 집장만의 부푼 꿈은 곧 허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 개발이 사실은 그 안에 있던 원주민들의 돈을 빼앗고, 더불어 쫓아내기 위한 술책임을 알고 거대한 분노로 바뀐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소요를 일으키고,  권씨는 주동자로 지목되어 옥살이를 하게된다.


30년전에 쓰여진 이 소설의 권씨가 새삼 주목받는다.


철거민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 참극이후에, 원주민들을 내쫓는 재개발의 문제가 지적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다시, 3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권씨를 주목한다. 2억여원을 들여, 새로 치장한 호프집을 2천만원의 보상금만 받고 쫓겨나는 용산 철거민과 30여년전의 권씨. 그들의 삶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러나, 용산 참극이후에도 권씨의 삶은 내게 쉽게 다가오질 않았다. 여전히 생경했다. 그러나, 우진교통의 차고지문제에 대한 주공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서 권씨의 삶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대한주택공사, 청주동남지구 대규모 택지개발을 하면서 우진교통의 차고지를 강제수용할 예정에 있다. 그리고, 여기에 남고 싶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추가로 납부하라고 요구한다. 우진교통은 이에 반발한다. 도저히 나갈수 없는 처지이니, 그냥 있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그러자, 주공은 손실을 이야기한다. 우진교통차고지를 개발에서 제외하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댄다. 무슨 손실인가! 개발로부터 얻을 이익을 얻지 못한댄다. 미래의 기대이익을 현실의 손실로 둔갑시키며 우진교통의 요구를 한방에 묵살한다.


미래의 기대이익과 현재 260여명의 생존권. 주공은 260여명의 생존권 대신에 개발이익을 선택했다.


30년전 권씨와 우진교통. 그들은 시간을 거슬러 어떻게 동일한가! 이들은 개발의 원주민이면서도 한푼의 개발이익도 얻지 못한다. 오히려 개발로 인해, 쫓겨날 처지이거나 쫓겨나게 된다. 재개발의 본질을 깨닫고 생존권을 건 싸움을 한다.


소설에 나오는 권씨의 삶이후 3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주공이 청주동남지구에서 보이고 있는 모습은 30년전의 그 시간이다.


그래서다. 주공 충북본부장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애면글면, 힘들게 살아가는 우진교통 아저씨들의 고달픈 처지를 조금이나나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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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 우진교통의 절규를 한귀로 흘리지 말라!

주공, 우진교통의 절규를 한귀로 흘리지 말라!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의 줄거리다. 여우는 생일에 두루미를 초대했다. 집으로 찾아온 두루미에게 여우는 납작한 접시에 콩국을 담아내었다. 여우는 혓바닥으로 국을 맛있게 먹었지만, 두루미는 접시에 부리만 쿡쿡 찍었을뿐 먹을수가 없었다. 여우는 두루미가 먹지못한 것까지 맛있게 먹어치웠다.

 

절치부심한 두루미가 이번에는 여우를 초대했다. 그리고 맛있는 생선국을 호리병속에 담아 내어놓았다.

두루미는 긴부리로 맛있게 국을 먹었지만, 여우는 하나도 먹을수가 없었다.

 

지난주 우진교통의 노동자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청주동남지구 택지개발을 시행하고 있는 대한주택공사의 행태가 꼭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와 같다는 거다.

 

지금까지 대한주택공사가 우진교통의 차고지 강제수용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안을 내놓았지만, 실상은 우진교통이 수용할수 없는 것들로만 죄다 구성하고, 상차림의 화려함만 선전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우진교통은 그달의 수입금가지고 간신히 그달 월급주고, 아끼고 아낀 돈으로 전 경영진이 남겨논 부채를 상환하는 실정인데, 20억에서 80억까지 소요되는 추가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260여 노동자와 1천여명의 가족의 이름으로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게 우진교통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아, 그런데 그들은 왜 생존권의 이름으로 호소하는 것일까!

 

그들은 간단하게 답한다. 첫째, 버스회사의 필요충분조건중의 하나가 차고지란다. 일정면적의 차고지가 없으면, 면허취소가 되고 그렇게 되면 우진교통이란 회사는 공중분해가 된다.

 

둘째, 우진교통의 특수성이다. 우진교통은 전 경영진하에서 막대한 부채와 체불임금이 발생했다. 그 부채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작년 한해에만 추가로 6개월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이렇게 임금과 퇴직금등총 60여억을 상회한다. 그런데, 이 유일한 담보가 차고지란다. 차고지가 없으면 이 유일한 담보가 없어지는 것이란다.

 

그래서, 우진교통의 차고지 문제는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라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인근 대전지역에서, 몇일전 한 노동자가 생존권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대한통운이라는 택배회사가 10만원 임금인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70여명의 화물운송 노동자를 해고한 것이 이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거두게된 배경사연이다.

 

생존권이라는 것, 사실 거대한 그 무엇이 아니다. 하루 세끼 먹을 밥을 보장 받는 것, 바로 그 정도에서 출발한다. 월급쟁이 노동자에게 그 무엇이 있겠는가. 존재, 즉 일할수 있는 끈을 놓지 않고 내가 여기 노동의 현장에 그대로 있는 존재를 확인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주공은 우진교통노동자들이 일할수 있게 해달라는 이 절규를 헛되이 들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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