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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게 사랑하기

 

 

도적 같은 사랑

들고 나는 기척도

흔한 발자욱도 없네

 

얼고 녹길 거듭해

새파랗게 질렸던 시간에

마주 본 당신

 

태열 번지듯

눈길 닿는 곳마다 

따스함에 더 떨려요

 

여린 짐승은

스스로 지키는 법이

몸을 부풀리거나

보호색 펴고 숨는 거라죠

 

겁이 날 만큼

벌거숭이가 되면

감출 곳도 

과장된 웃음 한 줄기도 

쉽지 않아요 

 

제발 그대

게으르게 사랑해요

 

나른한 몸짓

이 세상 가장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세요

수 만년동안

나이테 늘려온 나무처럼 멈춘 그 자리 뿌리 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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