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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없는세상 성명] 군홧발로 평택의 평화를 짓밟지 마라!!!

 

군홧발로 평택의 평화를 짓밟지 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킨다는 군대와 시민들의 치안을 책임진다는 경찰이 평택 넓은 들판에서 하고 있는 일을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자국의 국민을 내쫓기 위한 작전명령을 수행하는 군대는 더 이상 국민에게 아무런 신뢰를 주지 못한다. 이미 여러 차례 오점을 남긴 역사를 국방부는 잊었는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심지어 자국 국민이 아니더라도,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며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또한 민중의 지팡이라 스스로 자족하는 경찰은,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는 그 장한 각오는 결국 입에 발린 사탕발림이었던 것인가. 격렬하게 저항하는 주민을 상대로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는 경찰들에게는 자신의 곤봉과 방패에 맞는 사람들이 이 땅의 민중임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경찰이 지키는 치안은 한국 국민들로부터 미군의 평온한 삶을 보장하는 치안인 것인가. 이 나라의 국방부와 경찰, 그리고 정부는 과연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의무가 무엇인지 절실히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군대와 경찰은 항시적으로 물리력을 수반한 훈련을 하고 온갖 방어장비를 비롯해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장비까지 갖추고 있는 집단이다.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시민들을 보호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 군대와 경찰은 혹 시위대가 폭력적인 대응을 하더라도 그들은 폭력을 자제하고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현대사회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인 폭력을 독점한 공권력의 의무이다. 그런 공권력이 오히려 시위대를 도발하고 방패와 곤봉으로 심지어 철저하게 비폭력으로 대응하는 사람들까지도 무차별하게 폭행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완전히 망각하는 것이다. 조직폭력배들이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행사하는 비겁한 폭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애시당초 국가와 권력에게 평화를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의 바람은 국가와 군대가 제발 평화를 헤치지만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총과 쌀은 친구가 될 수 없다. 평화를 준비하는 것과 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없다. 강한 군대가 한반도를 지키는 것이 평화가 아니라 농사꾼들이 아무 걱정 없이 농사지어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평화다. 평택 황새울의 들판이 군홧발 아래 놓이는 것은 평화를 짓밟는 것이다. 국가와 군대가 우리의 평화를 지켜주지 못해도, 국가와 군대가 우리의 평화를 짓밟을지라도, 우리는 농사짓고, 수화해서 나눠먹고, 기꺼이 군대와 경찰에게 그 수확물을 나눠주며 스스로 평화를 만들 것이다.


부탁하건데, 국방부 장관과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자신의 의무가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아라.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평화를 지켜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을테니, 제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2006년 5월 4일 전쟁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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