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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종의 이유

송환에서 김동원 감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장기수 할아버지들이 그 오랜 시간동안 감옥안에서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신념도 있겠지만, 인간성이 말살되는 상황에서 발동하는 오기가 아니었을까"

그 말에 적극 공감했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대단한 신념을 가지고

그 신념만으로 세상 모든 역경을 헤쳐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신념이 항상 절대선이 아니기때문에 너무 투철한 신념은 때로는 위험하다.

 

사람들은 머리로 생각하는 이데올로기나 신념보다

자신이 어떤 권리를 박탈당하거나 인격을 무시당하거나 인권을 침해당함을

스스로 느낄 때, 오히려 투쟁하게된다.

 

평택에서 벌어지는 투쟁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다.

전략적 유연성의 문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행태,

기지이전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태도애 데한 문제, 미군이 그동안 해왔던 잘못에 대한 문제

한국과 미국의 잘못된 관계의 문제, 군부대가 가지는 본연의 문제 등

여러가지 정치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그리고 위의 문제들은 이 상황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평택에서 이토록 격렬하게 저항이 일어나는 것은 위의 문제들 때문만은 아니다.

평택주민들은 생존권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움직이는 거다.

두 번이나 쫓겨날 수 없기 때문에 처절하고 끈질기게 싸우는 거다.

그리고 내가 평택투쟁에 계속 빠져들고 있는 이유는,

국가폭력과 공권력에 불복종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너무 많은 인권유린을 보았기 때문에,

오기가 작동한 것이다.

무자비한 국가에 대해, 의무는 커녕 강도짓하는 국가에 대해

어디 한 번 누가이기나 해보자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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