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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출소하고 나서 지금까지 총 5장의 음반을 구입 또는 선물 받았다.

다 너무너무 좋다. 바보같이 실없어 질 때나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처럼 쓸쓸할 때나

대책 안 설 정도로 기쁠때나

혹은 그 어느 순간에도 노래를 듣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우울할 때는 신나는 노래를

신나있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고독하고 싶을 때는 차분한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울고 웃고 춤추고 떠들고 그러다가 잠들 수 있다

 

이상은 13집   The third place

 

출소하자마자 샀다. 이미 출시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뭐 평론가들은 그 동안 그녀의 음악이 정체되어있었다고 그러던데

난 잘 모르니 그냥 좋기만 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니

이전 앨범들에 대해서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알겠다.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우는 그대여~' 라니... 새벽 세 시의 편의점에서

울어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 시간에 잠들어 있거나 술들어 있는 나로서는

그 서러움을 도무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루시드폴 3집   국경의 밤

 

우연히 벅스뮤직 들어갔다가 이 앨범이 출시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샀다. 구속되기 직전에 루시드 폴 2집 오!사랑에 푹 빠져

있었던 나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 편보다 못한

후속편이 얼마나 많더냐. 살짝쿵 걱정도 했더랬다.

그런데 맙소사... 어쩌면... 어떻게... 이렇게 추악한 자본주의를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전율이 흘렀다. 이런게 정말 가능하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으로도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와

 

그녀를 처음 본 곳은 광화문 촛불집회에서였다. 조용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흐느적 거리는 촛불보다 더 투명하고 마침내 고요한 목소리로 그녀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평택 대추리의 노을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랫말로 시와는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열게 하였다.

그녀가 앨범을 냈다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걸으며, 눈을 감고, 마음을 열으며,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조용히 따라불러 본다.

 

 

ONCE

 

출소하고나서 제일 처음으로 본 영화다. 안에 있을 때 부터 여러가지 평을

접하면서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참 참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영화였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너무 노래를 잘해서 부러웠다.

내 어릴 적 꿈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기타하나메고

온갖 슬픔과 기쁨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 마냥 있는 감정 없는 감정 다 잡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노래꾼이었다. 그러기엔 너무 약점이 많다

음치에다가 약간의 박자치에다가 타고난 약한 목.

암튼 워낙 가사를 중시하는지라 외국노래들은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부르뎅이 선물해준 이 OST는 그래도 영화를 봐서인지 가사는 안떠올라도

영화의 사랑스러운 장면 장면들이 떠오른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3집   우리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입니다.

 

최근에 알게 된 밴드. 어디선가 슬픈사랑의 노래를 듣고 홀딱 반해버렸다.

그러던 중 홍대앞 음반가게에 갔다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새음반이

나온지 얼마 안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쩜 멜로디만큼이나 귀여운

핑크색의 음반이라니. 사무실에서 계속 틀어놓고 있었더니 여옥이가 선물해줬다.

며칠동안 죽도록 듣고다녀야겠다. 산뜻한 느낌으로 퐁퐁 튀는 물방울 같은 노래들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롤링폴링~ 마구마구 기분 좋아진다.

너무 들뜨지도 않고 아주 조용히 살며시 세상이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살며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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