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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읽으면서

내게 분명히 열려있는 한 가지 행동의 가능성은 ‘아니오’라고 하는 것이다. - 아니오, 나는 조용히 따라가지 않겠소. 아니오, 나는 복종하지 않겠소. 나는 나와 제도적인 프로그램과의 양립가능성을 부정할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인간답게, 가능한 한 자율적으로 고결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이러한 결정은 명확히 말해져야 하고, 매일 말해져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것이 되기 위해서, 내게는 규칙적인 성찰, 즉 내가 무엇을 거부했으며, 내가 아직도 무엇을 받아들이고 있고, 무엇을 마지못해 견디고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서 내가 나 자신 속으로 들어갈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 -『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중에서, 리 호이나키 책을 읽으면 그걸로 끝이었는데, 이제 쫌 필요한 부분들은 찾기 쉽게 표시도 해놓고 노트도 해놔야겠다. 갈수록 예전만큼 머리가 핑핑 돌아가지 않는 다는 것을 느낀다. 내 기억은 여전히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들이 점점 많아진다. 리 호이나키, 혹은 얼마전에 읽은 톨스토이는 참 많은 깨우침을 준다. 하지만 '거룩한 바보'로 살아가는 일이 아직 내겐 두렵기만하다. 과연 내가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평균이상으로 많은 것을 누리고 산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내게 남겨진 '편리함'을 쉽게 버릴수가 없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지는 알면서도. 그래서 리 호이나키나 톨스토이, 멀지 않게는 권정생선생님은 대단하지만 그들의 삶에서 배워야할 것이 많지만 나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하지만 어쩐지 내가 도달할 수 없는 어떤 다른 형태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쨋든 리 호이나키의 책을 읽다가 나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내려치는 구절을 만났다. 맨날 말로는 병역거부자는 감옥갔다오는 것이 끝이 아니라 평생을 평화주의자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고 떠들지만, 나는 종종 내가 뭘하고 살고 있는지 까먹는다. 내가 왜 감옥에 갔다왔는지 까먹는다. 마찬가지로 내가 왜 고기를 안먹는지 까먹는다. 어느덧 습관이 되어버린 것들은 그만큼 무뎌진다. 그저 그냥 아침밥을 먹고 밤에 잠을 자는것처럼 이제는 나의 삶에 어쩌면 다른이들의 삶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행위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리 호이나키가 적절한 타이밍에 내 뒷통수를 쳐줬다. 정신이 번쩍 든다. 아무래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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