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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010년으로 접어들 때는 책마감중이라 정신이 없었다.

2009년이 가는지, 2010년이 오는지 그런거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벌써 2월도 중순이 지났지만, 설날을 핑계삼아 새해가 되었다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내 나이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자꾸 떠오르는 2009년의 시간들과

2010년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새해가 활짝 열렸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2009년은 역시나, 그러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냈고,

예상하지 못한 궤도로 삶이 접어들면서 전혀 만날 일이 없었던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다.

아직도 정신이 없다. 내가 처한 상황과 조건들이 어떤건지 가늠이 안된다.

그냥 살던대로 살면 되는건지, 어떤지 모르겠다.

나를 이야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언어들이 점점 사라진다.

언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될 내 삶이 혼란스러워진거다.

나는 이제 평화활동가도, 인권활동가도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그렇다고 그냥 회사다니는 회사원도 아니다.

결국 남는 것은 '병역거부자'다. 내가 갇히기 싫어하면서도 때때로 이용해먹었던

'병역거부자라는 사실'

 

하지만 역시나 나는 그 한 단어로 설명되긴 싫다.

내가 누군지 설명할 길은 갈수록 막막해지지만,

여전히 2010년도, (어쩌면 죽을 때까지) 결국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찾아가야겠다.

 

새로운 길,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나를 떠나지 않은 사람들.

올해도 모험같은 일들이 펼쳐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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