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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난생 처음으로 모내기를 해봤다. 변산공동체가서 딱 하루 모내기 한 거라서 했다고 말하기 민망하긴 하지만. 변산공동체는 이양기 안 쓰고 손으로 모내기를 하더라. 이양기 쓰면 정말 편하게 할텐데, 그래도 손 모내기가 몸은 고되지만 함께 하는(함께 해야만 하는) 데 의미가 큰 거 같다. 협동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노동을 나누고 밥을 나누는 것이 익숙해지는 노동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농사일이 원체 그렇지만, 일손이 많이 드는 모내기가 유독 그런 경향이 강한 거 같다. 하지만 지금 농촌처럼 사람들이 다 떠나고 노인네들이 지키는 상황에선 손으로 모내기 하는 게 불가능 하겠지만.

 

하루종일 논에 발을 담그고 허리를 굽혔다 폈다 못줄 잡은 사람의 외침에 따라 한발짝씩 나아가다보니 드넓은 논이 삐뚤빼뚤 심어진 모로 심심하지 않더라. 호기롭게 며칠 더 할 수 있겠다고 말했지만, 두 밤이 지난 오늘도 허벅지가 땡긴다.

 

손톱에는 흙물이 곱게 들었다. 손톱 뿌리쪽으로 진하게 들어 있는 모양이 마치 봉숭아 꽃물 같다. 모내기 끝에 나에게 남은 것 가운데 이 흙물이 제일 값지고 예쁘다.

 

-변산내려가는 차에서 엠피쓰리 잃어버려서 투덜대던 차에 친구 하나가 자기 엠피쓰리 남는 거 있다고 줘서 완전 좋아했는데, 오늘 회사 사무실에 나와보니 내 컴퓨터에 엠피쓰리가 다소곳하게 끼워져 있었다ㅠㅠ 분명히 엠피쓰리가 가방안에 있는 장면이 기억나는데ㅠㅠ

-어제 전쟁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유에스비를 그대로 컴퓨터에 꽂아두고 왔다. 아, 은행결제 해야하는 거 있는데. 억지로 나가서 찾아 들어와야겠다ㅠㅠ

-뭐 흘리고 다니는 거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며칠을 사이에 두고 이러니까 내가 좀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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