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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독점한 국가의 최소한의 의무

무화과님의 [개똥만도 못한 놈들] 에 관련된 글.
이라기 보다는 그 밑에 달린 '의경'이라는 사람의 덧글에 대한 글.

 

 

이 사람이 진짜로 의경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정말로 의경이라고 가정하고 글을 쓴다.

이렇게 너무 쉽게 가정해버린 이유는 정말로 이 사람과 같은 태도를

가진 전의경들을 너무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전의경들에게는 존경을 표한다.

 

예전에 전용철 홍덕표 농민이 집회도중에 맞아죽고나서

1001, 1002, 1003 (특수기동단인가?) 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과잉진압으로 인한 농민사망에 대한 항의와 기동단 해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이었다.

그런데 부대안의 풍경이 가관이었다.

부대안에서는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우리 들으라는 듯이

마구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마 떠나가는 선임병들을 축하해주는 듯 했다.

그리고 정문을 막아선 전경들은 아주 노골적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다.  "맞을만 했으니까 맞았지" "홍콩이었으면 니넨 다 죽었어"

사람죽여놓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그리 흔지 않다.

 

집회나 시위장소에서 많은 폭력상황이 발생한다.

때로는 시위대의 준비된 물리력과 폭력이 상황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경찰들의 필요이상의 과잉진압이 폭력상황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의도하지 않았지만, 몸과 몸이 닿아있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폭력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우발적 상황은 많은 경우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우발적인 상황은 욱하는 감정들이 부딪히며 일어나는데,

대개의 경우 그런 감정은 상대방이 자극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물론 시위대가 전경들을 조롱하거나 모욕하기도 하고

전경들이 시위대를 도발하거나 폭력상황을 조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책임을 시위대나 전경(공권력 혹은 국가권력)에게 똑같이 지울수는 없다.

 

한쪽은 폭력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아무런 연습을 안한 그룹이다. 그들은 폭력적인 상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싸워서 이길것인지, 비폭력으로 맞설것인지, 그들 내부에서도 각기의견이 다르다. 게다가 많은 경우 맨몸이다.

 

한쪽은 밥먹고 하는 일이 그런 폭력적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연습을 하고 지내는 그룹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비들을 갖추고 있고,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고 그 폭력행사가 법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어 진다.

 

현대사회에서 국가는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다른 여타의 폭력을 금지시킴으로 폭력을 독점한다. 국가가 어느정도 민주적일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폭력을 독점한 국가의 현재존재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국가는 그 폭력을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가? 한국이라는 국가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없다.

 

국가의 공권력은 이미 독점된 폭력이기 때문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한다. 폭력적인 집회문화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이나 농민,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떠 넘기는 것은 정말 치졸한 짓이다. 한국 정부는 집회에서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경들을 연습시켜야 하지만(그 전에 전의경이 집회에 동원되어서는 안되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어떻게 시위대를 도발하고 때려잡을 수 있는지를 연습시킨다.

 

국가가 폭력을 독점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들지만(국가 또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다) 어쩃든 현재 폭력을 독점하고 있다면 최소한의 의무는 해야할 것이다. 만약 시위대가 폭력시위를 한다고 해도 국가는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도록 전의경들을 훈련시켜야한다. 시위대가 만약 전의경들을 도발하더라도 폭력적이고 우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국가는 너무 많은 합법적인 폭력수단을 소유하고 있기때문에 폭력상황에 대한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의무도 안하는 국가때문에 저런 생각을 하는 전의경들이 있는 것이다.

저들이 저런 생각으로 집회장소에 나오는 한 평화시위는 이루어 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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