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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종교가 되는 순간

무위님의 [난 대한민국이 점점 더 무섭다.] 에 관련된 글.

정말이지 대한민국이 무섭다.

 

이라크 파병이 결정났을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파병은 되었고, 우리들은 어찌보면 패배했지만,

그래도 파병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월드컵때도 이정도로 무섭지는 않았다.

물론 붉은악마의 광풍이 거세었지만,

'태극전사'가 영웅이 되고 히딩크가 구세주가 되었지만,

붉은 악마의 응원을 단지 국가주의적인 감성만으로 볼 수

없었기에, 분명 거리에세 축제를 벌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황우석의 연구를 둘러싼 한국의 상황은

나를 너무 무섭게 한다. 어쩌면 그 공포는

노무현 정권이 쏘아대는 물대포와 전경들의 방패날보다도 무섭다.

그것은 거대한 권력을 지닌 국가가 가해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체 PD수첩을 폐지시키는 네티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것이 거짓 과장된 속임수라도, 이런 속임수가 통하는 것이 무섭다.

PD수첩이 취재윤리를 위반해서 욕먹는 것보다,

황우석에게 덤볐기에 페지당하는 것이,

그것도 박정희 같은 독재자가 국가권력으로 폐지 하는 것이 아니기 떄문에

더더욱 공포는 소름과 온몸의 털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국가에 의해서 언론이 통제당하면 국가에 맞서 싸우면되지만

인민에 의해서 언론이 통제당하면 무엇을 해야하나...

 

진정 무서운 것은 황우석도, 배아줄기세포도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다. 그냥 사람들...

 

과학이 국익이라는 교리를 만나서 종교가 되는 순간에 나는 살고 있다.

 

국익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으니 이번에는

과학과 종교이야기나 해보련다.

기본적으로 난 과학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유형의 사람이고,

어찌보면 종교적인 영성이나 이런 것에는 오히려 우호적인 사람이다.

난 윤회를 믿고 있고, 과학적인 방식보다는 비과학적인 방식을 좋아한다.

한국의 고등학교 식으로 나누자면 철저하게 난 문과형 인간이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황우석의 연구에 대한 논란은 아무리 봐도

내용에 대해서는 뭐가뭔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내가 아무리 모르고 싫어하더라도 과학의 영역이 있고

종교의 영역이 있으며, 각각은 다른 방식으로 진리를 탐구한다는 것이다.

 

황우석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건, 사모하건, 존경하건 그건 내 알바 아니다.

난 황우석보다 이나영이 더 좋고, 이상은을 더 사모하며, 홍세화을 더 존경한다.

남들이 이나영을 싫어해도 상관없으며, 홍세화를 비판해도 그다지 큰 상과이 없고,

이상은을 좋아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분위기는 황우석을 존경하라고 강요하는 분위기이며,

사랑을 넘어서 집착을 요구한다.

 

이건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일들이다. 물론 어쩌다

개인에 따라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그런 절대적인 사랑을 누군가에게

쏟아붓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지극히 개인적일 뿐 절대 사회적 관계는 아니다.

황우석신드롬은 사실상 종교적인 믿음에 위치하고 있다.

황우석은 그가 원하든 원치않든 간에 이미 절대자의 위치에 놓여있고,

많은 신도들이 국익이라는 교리를 설파하며, '믿지 않는 자 구원받지 못하리라'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자를 사회에서 매장하려 하고 있다.

 

세상에, 그 어떤 제대로 된 종교도 믿지않는 자를 구원하려고 하지

매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절대자인 신들은 대게가 마음이 넓어서

자신을 해꼬지 하는 어리석은 인간들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물론 황우석 신드롬은 종교가 아니기에 그런 넓은 마음까지는 가질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종교가 아니라면, 종교처럼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된다.

믿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아니 남에게 강요는 커녕

자기 자신도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된다.

오히려 끈임없이 의심하고 비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더더욱 과학의 영역이라면.

 

종교는 믿음으로서 진리를 탐구하지만,

과학은 의심으로서 진리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과학이 종교가 되는 순간, 의심해야 할 것들을 맹목적으로 믿는 순간,

맹목적인 믿음이 그 대상을 인간의 영역으로 향하는 순간,

인류역사에서 반복되어온 비극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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