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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과 전쟁꾼들의 싸움

세상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 있다.

같은 방법으로 싸우면서 힘의 차이가 너무 크면 그러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서로 싸우는 방식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어 있는 싸움이 있다.

 

농사꾼과 군인의 싸움이 그러하다.

농사짓는 사람들과 전쟁하는 사람들의 싸움이 그러하다.

 

군인의 싸움의 방식은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고 몰살하는 것이다.

군인은 전쟁을 통해서 적들을 하나씩 제거해 간다.

어제의 동지가 때로는 적이 되기도 하고 그들을 죽여야 승리할 수 있다.

그리하여 모든 적을 몰살한 마지막에 기다리는 것은

혼자남은 자의 파멸뿐이다.

 

농사꾼의 싸움은 방식은 농사를 짓는 것이다.

농사꾼은 농사를 지어서 사람들이 먹고 살 것을 만든다.

어제의 적들이 먹고 살기위한 곡식을 재배한다.

그리하여 함께 노동하고 함께 더 많은 곡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눠먹는 것이 승리다.

그리하여 농사꾼에게는 마지막이 없다.

땅에서 태어나 땅과 더불어 살다가 땅으로 돌아간다.

 

군인은, 군대는, 전쟁은, 국가는 승리를 쌓아갈수록 고립되어가게 되고

농사꾼은 애시당초 승리와 패배가 없는 자연의 딸과 아들이다.

 

죽이고 죽어가고 죽여가다가 마침내 죽는 방식의 싸움을 하는 자들과

키우고 나눠먹고 살아가다 흙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싸움을 하는 자들은

애시당초 싸움을 하기 전에 승패가 갈리워져있다.

승리를 갈구하는 폭력은 마침내 패하고

승리에 관심없는 노동은 마침내 승리하게 된다.

 

군대와 경찰과 관공서가 만약에 이긴다 하더라도,

이겨서 평택주민들이 쫓겨난다 할지라도,

그래도 결국에는 그들의 패배다.

군대없이 농사꾼은 살 수 있지만, 농사꾼 없이 군대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군대는, 전쟁은 적들의 피를 먹고 자신을 키워가고 마침내는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자신의 칼날과 증오심에 먹은 피를 토하고 죽지만,

농사꾼은, 땀과 눈물의 거름으로 키워낸 곡식을 먹고 마침내는 자신도 땅의 일부가되어

자식들의 눈물과 땀을 거두어 드린다.

 

세상에 농사꾼이 전쟁꾼에게 지는 날은 이미 지구상에는 아무도 승리한 자가 없는 날인것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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