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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2010/10/26

 

사람들 마음에 그렇게 대못을 박아놓고 아직도 그러고 있다. 또 누구 가슴에 대못박으려고.

노래 가사처럼, 도망치려 했던 것에서 한걸음도 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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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시간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따뜻한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어 밍기적거리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운다.

창문을 열면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방으로 들이닥친다.

노래를 튼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오소영이나 이장혁을 듣는다.

기분이 좋은 날엔 조동진이나 이적을 듣는다.

위로받고 싶은 날엔 시와나 옥상달빛을 듣는다.

세수를 어푸적 어푸적 하고 감자를 볶거나 두부를 부쳐 아침을 먹는다.

국물없이도 밥 잘먹는데, 전날 술을 많이 마시면 국물 생각이 간절하다.

설거지를 하고,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이 때까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다. 내 입은 굳게 닫혀있다.

 

하루 종일 말을 하지 않고 지냈던 시절이 있다.

다른 것 때문에 힘들긴했지만, 침묵이 힘들지는 않았다.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들은 질문이 되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침마다 나는 생각이 많아 진다.

감옥간 조은은 잘 지내고 있는지, 영국간 오리는 잘 지내고 있는지, 얼굴 못 본지 꽤 된 울 엄마는 잘 지내고 있는지, 단체교섭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지, 오늘 저녁엔 사람들이 우리집에 오기로 했는데 떡볶이말고 다른 메뉴 뭐를 준비할지, 주문한 하이미스터메모리 앨범은 왜 안오는지, 창언이 결혼식가서 언제올라올지, 갯마을하진이 삽화가는 누가 좋을지, 내가 상처 준 사람들은 잘들 살고 있을지, 내년 프로야구는 어떻게 될지, 겨울엔 가스값이 얼마나 나올지...

 

자전거를 타고 회사 가는 길, 포장된 차도를 벗어나 논둑길로 접어들면서 비로소 첫마디를 내뱉는다.

내 첫마디는 언제나 노래다. 날마다 노래와 함께 내 말은 시작된다.

심학산을 표지석처럼 앞에두고 금빛 논을 가르며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아무도 내 목소리를 듣지 않는 곳에서 나는 목청껏 노래한다. 아침에 일어나 아껴둔 목청을 마치 다 써버리기라도 할 듯이.

 

침묵의 대가로 노래가 주어진다면, 썩 괜찮은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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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멸치를 넣고 자글자글 끓이다가

된장을 한 숟갈 가득 퍼 넣고

 

호박을 송송송 썰어 넣고

감자를 깍둑깍둑 썰어 넣고

양파를 종종종 썰어 넣고

버섯을 주욱 찢어 넣고

청량고추를 싹뚝싹뚝 썰어 넣고

고춧가루 팍팍 친 다음에

 

마지막으로 네모지게 썰어둔 두부를 퐁당퐁당 넣어서

자글자글, 보글보글, 지글지글

 

동생이 만들어 준 뚝배기에 끓였는데

왜 엄마가 끓여 준 된장찌개 맛은 안나는 걸까?

갖은 재료와 양념 듬뿍 넣었는데도

왜 짠 맛과 매운 맛이 안나는 걸까?

 

사는 건 하나도 안 달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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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내가 노래를 잘 부르면 그냥 내가 공연을 해버릴텐데

내가 그림을 잘 그리면 그냥 내가 선전물 만들어버릴텐데

내가 운전을 할 줄 알면 그냥 내가 차 몰면 되는데

내가 법 공부를 했으면 나 혼자 뚝딱 교섭안 만들면 되는데

 

정말 내가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한들

그렇게 하는 게 무슨 소용 있을까

그럴 수 있는 거라면 애시당초 노동조합이 필요가 없지

뛰어난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문제는 '해결'이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일테니.

 

한마디에 힘 빠지고, 한마디에 힘 나기도 하고.

 

이런 거 하기 싫었는데.

430 메이데이 전날 우리 학교는 몇명이나 참여할까 걱정돼

마음졸이며 뜬눈으로 밤 지새우던 단대 학생회장 하던 때,

그 때 이후로 이런 거 정말 다시는 안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어쩌나, 회사에 노조는 꼭 있어야 겠고,

아무도 안 한다니 덜컥 하게 되어버렸는데.

역시나 재미없다.

 

한마디에 힘 빠지는 것도, 한마디에 힘 나는 것도 다 별로다.

한마디 한마디에 이리 저리 기분이 흔들리고 싶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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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박람회 동영상

평화군축박람회-한반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시민제언|

 

 

 

 

 

평화군축박람회 - 몹쓸무기, 나쁜무기, 비싼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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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1

어젯밤에 잠을 많이 못 잤는데, 이상하게 정신이 또렷하다.

그냥 몽롱하면 좋겠는데, 아니면 졸음이 쏟아져 주체할 수 없어, 꾸벅꾸벅 정신 못차리면 좋겠는데.

며칠째 잠 못드는 밤이 이어진다. 술을 마신 날은 그나마 술기운에 뻣어 쉽게 잠이 드는데,

어제처럼 술도 마시지 않은 밤엔, 드라마를 보고 책을 보고 노래를 듣다가 다음날 아침이 걱정돼서

억지로 억지로 잠을 청하게 된다, 은은한 촛불을 켜놓구, 오소영 노래를 틀어놓구. 누워서 뒤척거린다.

 

어제 오리한테 보낸 메일 답장이 왔다. 영어로 짧게 몇 문장(하지만 어렵게ㅠㅠ) 보냈는데

한글로 답장이 오네ㅋㅋ 아침에 출근해 컴퓨터 켜자마자 오리 편지 보니 왠지 눈시울이 무거워진다.

 

<그들이 사는 세상>보고 있다. 주인공들이 드라마 감독들이라... 작가들, 배우들 사이에서 휘둘리고, 혹은 휘두르는 그 사람들을 보니까 출판사 편집자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감정이입이 잘된다. 현빈과 송혜교가 헤어졌다. 왜 우리는 상처주고 살아야 할까. 상처 받는 걸 두려워 하면서... 상처 주는 걸 두려워 하면서... 피할수 없고 즐길 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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