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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에서

요즘 대전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한미fta 반대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나는 단식은 안하고 농성만 한다.

첫날은 심상정 의원이 대전에 노동조합 강연때문에 왔다가 천막에 들러

시당 간부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올라갔다.

 

오늘은 ktx 승무원노동조합 동지들이 내려와 낮부터 집회와 문화제를 진행했다.

사실 나는 ktx 승무원 조합원들의 집회를 직접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서울역내에서 농성장 운영하는 것이야 가끔 보긴했지만.......

 

오랜 기간의 투쟁으로 지쳐 있을 법도 한데 조합원들의 얼굴에서 몸짖에서

지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봤다.

무엇보다 '단결'의 힘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대오보다는 줄었겠지만 여전히 튼튼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보태주며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 봤다.

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저녁 문화제를 보고 있자니 흘러나오는 음악이며

몸짖이며 아주 부드럽고 경쾌한 흥이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의 댄스음악에서 트로트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음악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스스로들 가수가 되고 몸짖패가 되어서 마치 뮤지컬을 연출하듯 판을 이어가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오늘 문화제 중에 이른바 '투쟁문선'이라고는 호텔리베라노동조합 몸짖패 '투쟁전사'의

공연이 전부였다. 글쎄..... 몸짖이 만들어내는 모든 텍스트에는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때 굳이 투쟁문선이다 아니다로 규정하기는 모호한 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하튼, ktx 승무원 동지들의 몸짖과 호텔리베라 동지들의 그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에 긍정성과 부정성 중 어느 편을 부여해야 할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광장이라는 공간안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하는 사람들과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에 춤과 노래로 저항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아무 의미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연대를 하러 오거나

굶으면서까지 고생이 많다며 음료수를 사다 주시는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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