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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자? 뭐 어쩌라고!

요즘 시당 임원선거가 한창이다. 다음 주가 투표기간이라 후보마다 막바지 선거활동에 열심인 모양이다.

위원장은 단선이고, 사무처장은 경선이라 결과가 자뭇 궁금해진다.

오늘은 2차 합동연설회를 했는데 참가자 수가 1차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고

참가한 당원들의 면면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는 시당 선관위에서 당원들한테 문자메세지를

보내지 않아 그렇다는 얘기도 한다.

글쎄~. 문자 보냈다고 상황이 달라졌을까마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시당 선거를 당원들에게 홍보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번 선거를 지난번 임원선거(2년전)와 비교를 해 보면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지역위와 시당의 활동을 개혁하겠다, 정책역량을 강화하겠다, 당원을 많이 모으겠다, 돈을 많이 모으겠다...............

그런데 그 중에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지난 번 선거까지는 상근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주고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사무처 개혁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사무처를 사무처 답게 만들겠다, 일하는 사무처를 만들겠다, 기강을 세우겠다..................

 

오늘 연설회에서 위원장 후보에게 당원이 한 질문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요즘 전국적으로 당 상근자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노동자라고 하면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고 정해진 업무를 하고 일정의 성과를 내오는 것인데 지금 시당 사무처가 그런가? 시당 사무처가 뭐하는지 같이 있어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뭘하는지 모르겠다. 시당 사무처가 노동자라고 볼 수 있나?  오늘 이자리에도 (지역위까지 포함해서) 사무처에서  한 명 밖에 나와 있지 않다. 이게 말이 되냐"

뭐 이런 질문이었다.

 

사무처 개혁 얘기도 사실은 짜증이 좀 났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 신경질이 확 올라왔다.

씨발 사무처가 홍어 좆이냐? 시당 상근자라고는 2명 밖에 없는데 뭘 개혁한다는 건지. 마음에 안드는 놈 짤라 버리겠다는 건지......

하는 일도 없으면서 매달 100만원씩 당비를 꼬박꼬박 받아 먹는 한량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하는 일 없이 지내왔던가, 지금 내 존재는 뭔가, 그래 내가 좀 꾀를 부리긴 했지만 개혁의 대상에까지 올라야 할 만큼 형편없는 존재였나? 이런 생각이 떠 올라 환장하는 줄 알았다.

 

선거라는 공간에서,

후보로 나선 이들은 어떻게라도 유권자들의 마음에 맞는 말로

표를 유혹하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렇게 해야 개념있어 보이는 것 처럼 착각하는 것은 문제다.

선관위 간사를 맡고 있지 않았다면 오늘,

연설회장에서 한바탕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못했다.

'상근자'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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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도 안다.


@오늘 진행된 민중궐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밝힌 횃불이 머리위에서

타오르고 있다.

 

집회가 진행되면서 충남도청의 담장은 조합원들과 농민회원들에 의해 뜯겨 나갔고

담장에 심어둔 향나무는 불길에 휩싸였다.

몇몇은 도청안으로 진입해 전경과 싸웠고 그러다가 6명의 동지들이 연행되었다.

 

집회대오는 연행된 동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주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고 그 중에

고등학생들도 꽤 많았다. 인근에 있는 학교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한참을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더니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사온 음료수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가! 비록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그 정성이

얼마나 따뜻한가 말이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학생들이 집회 말미에 연설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10대의 당돌함!!!

구속된 동지들이 석방되기를 1시간이 넘게 기다린 탓에 춥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선한 청량제 같은 연설이었다.

이 학생이 하는 얘기인즉

"사실 저는 FTA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 수입된지 한 달이 되도 썩지 않을 만큼 방부제가 들어간 오렌지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가난한

사람들 더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FTA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아~, FTA를 모르는게 아니라 자신이 말한 그게 바로 FTA라는 걸 몰랐을 뿐이었다.

그 학생의 이런 연설을 듣고 있자니 왠지 광주항쟁 때 선무방송을 했다는 여성이

순간 떠올랐다. 도청 앞이라 그랬나?

 

고등학생도 외치는 한미FTA 중단! 1만이 넘는 농민회원과 조합원들도

한미FTA의 즉각 중단을 외치고 있었다. 

협상 내용 공개도 아니고  국민투표도 아닌

'즉각 중단'만 외칠 뿐이었다.

그 말이 맞다. 중단하면 되지 거기에다 내용을 공개하라는 둥 국민투표하자는 둥의

사족은 필요가 없다.

내용이라는 것도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중의 반대를 조직할 만큼은

되고, 중단시켜 놓고 재협상을 못하게 하면 되지 거기다가 국민투표하자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FT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힘은 국민투표가 아니라

오늘 보여준 '인민의 힘'이다.

그 힘으로 저 자본의 들판에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자본의 들불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

국민투표하자고 서명 자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해 서명 잘 해주는 중고등학교 앞으로

가자는 둥의 실없는 소리나 할 때가 아니라 96/97 노개투를 능가하는 대투쟁을

선동하고 조직해야 한다. 그 힘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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