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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뻐꾸기 처럼 외쳤다.

행인님의 [한미 FTA 반대 국민투표 서명운동에 부쳐] 에 관련된 글.

"한미 FTA 협상 중단과 협상내용 전면공개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확산, 실업양산 한미 FTA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농촌붕괴, 광우병소 수입 한미 FTA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습니다."

"등록금 인상, 의료비 부담 가중시키는 한미 FTA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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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하루 최소 4시간, 지난 주말에는 대둔산에서 9시간에 이르는 초고강도 서명.

오늘도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대전역에서 죽때리고 있다가 들어 왔다. 밀린 숙제하듯 몰아치기 하는 습성이 싫고 지역위와 당원과 함께 하지 못하는 대중활동이 어떤 조직적 성과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또 "어제는 혼자 00시까지 했더니 힘들어 죽겠다."하는 식의 혼자만의 '영웅적 투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죽하면 대둔산에서는 아침에 산에 올랐가가 내려 오던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서명을 해 주었을까? 완전 불쌍!!!

 

국민투표전술을 많은 사람들은 대전시당에서 제안했다고 알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 왔지만 국민투표전술이 지금은 맞지 않다는 것과 중앙당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이유로 부결되었고 그래도 하고자 한다면 제안자가 중앙당에 제안해서 하든지 말든지 해라라고 하는 것이 시당 운영위원회의 결정이었다. 그리고 시당운영위만이 아니라 FTA 지역범대위도 받지 않았고 지금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앙당에서 이것을 덥석 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는데 받아 버렸다. 어안이 벙벙~

 

나도 국민투표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마저 거리서명에 나가지 않으면 시당에서는 거의 사무처장 혼자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 꾸역꾸역 거리로 나갔다. 하지만 꼭 국민투표를 촉구하는 것만 아니라도 이런 기회에 대중접촉력을 늘리는 것이 선거 후 패배감에 젖어 있는 기분을 UP 시킬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나간다.

그러나 "국민투표를 요구합시다." 요런 구호는 절대로, 실수로라도, NEVER EVER!

서명을 받으면서 아주 실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화이글스와 현대유니콘스와의 경기가 있는 날 야구장에 갔다가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학생과 30분간 대화를 나누었고 결국 그 학생은 서명을 해 주었다. 그 뒤 나는 더 이상의 서명을 포기해야 할 만큼 목이 쉬어 버렸다.

그리고 중고딩들은 정말 잘 넘어(?)가 주었다. 이들은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광우병 소 수입반대' 이것만 외치면 10중 8, 9는 서명을 하고 간다. 다른 복잡한 설명은 거의 필요없다.

 

그러나 나의 심장을 멎게 할 만큼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있었으니

"이거 서명하면 진짜 FTA 중단되요?"

"그게... 그러니까 국민들이 이만큼 요구하고 있으니까 중단하라고 대통령한테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중단되는 거에요?"

"음..... 서명을 많이 받아서 가져다 주면 대통령도 중단해야 될거예요"

"아~, 예~"

심장이 쿵쾅쿵쾅.

혹시 나중에라도 서명해도 중단이 되지 않는다는 거.

국민투표 안 한다는 거.

이것을 그 사람이 알게 되는 날에 그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민주노동당을 뭐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할까?

 

내일은 당에서 전당원결의대회인가 뭔가를 한다고 해서 서울에 가야 한다.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상근자이기에 가야 한다.

그리고 당 행사뒤에 진행될 '무슨' 민중대회에는 참가했다가 허파가 뒤짚어질 정도로 나의 정신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벌어질까 두렵기도 하다.^-^

 

당 행사와 같은 시간에 비정규직대회도 있다고 하는 데 당이 그 자리에 참가해야 하는 거 안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중요 이유가 바로 '비정규직의 확산, 실업의 양산'이니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는 이렇게 해서 몇 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렇게 하면 서명받기 성공한다. 서명받기 하루만 해도 부산만큼 하는 비법" 이런거 하는 것 보다 백배, 천배 훌륭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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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일어난다면

오늘도 북한의 2차 핵실험징후가 보인다는 소식으로 언론이 떠들석 하다.

권력의 단맛은 그 어떤 꿀보다 단가보다.

 

오늘 이런 얘기를 들었다. 1960년대 말, 중국에서 모택동이 핵폭탄을 만들고 고비사막에서 실험을 하는데 3천800만명의 중국인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당시 돈으로 58억불이 들어 갔는데 이 돈이면 당시 중국인구 전체가 일년을 먹일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중국은 '대약진운동'이 실패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인민들의 삶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져 실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1995년 큰물피해 이후 북한에서도 수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홍수로 죽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떤 이는 한 해에 300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었다고다 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공개된 사실이 없으니 온전히 믿을 수도 없고 그렇다로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이번에 김일성 정권이 핵실험을 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얼마나 될까? 핵실험하는데 돈 쓰느라 혹여나 굶주림과 질병, 재해로부터 살릴 수 있었던 인민들을 죽게 만들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느닷없이 북한에서 혁명이 일어난다면 또는 폭동이 일어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그리고 이런 사태에 대해 남한의 진보진영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의 핵실험의 원인에 대해 미국의 대북압박이라는 외부적 요인과 함께 북한 정권주변을 둘러싼 권력갈등을 무마하기 위한 김일성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김정일은 권좌에 오르면서 소장파 테크노크라트들을 대거 등용을 했었고 이로 인해 전통적 군부관료들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테크노크라트들의 상당 수는 외국유학파들이고 북한체제의 현실과 서방국가, 남한에 대한 비교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의 정보를 가진 이들이다. 만일 이들이 군부의 일부와 손을 잡고 김정일 정권에 반기를 들고 궁정쿠데타를 일으킨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 등이 북한내 공작을 통해 이러한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장성택(김정일 매제,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1부부장)이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단순 교통사고로 판명이 되었지만 김정일세력과 친중국파의 대립설은 끊임없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의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딸은 8월경 군부의 귀국명령을 받고 고민하다가 수면제과다복용으로 목숨을 던진 바 있다. 이 사건은 지금 북한 내 소장파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장성택은 중국공산당에서 지원하는 북한내 인사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지원하는 인사가 더 있을 것이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인사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공작활동이 전혀 없다고 단정짖기에는 뭔가 찜찜한 느낌이다.

이번 핵실험을 두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었고 유엔에서의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의체제를 가동하기도 했다. 더 이상 김정일에 대해 과거와 같은 무한한 신뢰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북한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 그러하기에 북한에서 쿠데타나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한낫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록 망상 속 현실일 지라도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민주노동당은, 진보진영은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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