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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한겨레 '이광석의 @디지털사회'에 연재했던 100개의 시사성 글들

9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1/03
    인터넷 필터링은 검열수단
    두더지-1
  2. 2006/01/03
    저작권 범위와 소비자 권리
    두더지-1
  3. 2006/01/03
    옹색해지는 저작권법 적용
    두더지-1
  4. 2006/01/03
    토플러 미래예측의 허점
    두더지-1
  5. 2006/01/03
    소비자정보, 기업자산인가?
    두더지-1
  6. 2006/01/03
    상표권없인 도메인 빼앗겨
    두더지-1

인터넷 필터링은 검열수단

인터넷 필터링은 검열수단 [한겨레]2000-10-06 06판 26면 1271자 컬럼,논단 지난주 사이버공간에서는 한 경연대회의 재미있는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주최자는 인터넷을 통해 의사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뉴저지주의 시민단체 디지털자유네트워크(dfn.org)다. 이 대회는 검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필터링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기획됐다.이미 사이버패트롤, 사이버시터, 네트내니, 아이-기어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필터링 소프트웨어들이 인터넷의 음란.폭력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자율 장치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문제점을 지닌 사전 검열의 유형인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가상공간에서 네티즌들이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정보가 알게 모르게 걸러지거나 차단된다면 자연스런 기술적 검열의 형태라 볼 수밖에 없다. 정보를 거르는 행위의 유의미성을 떠나서, 필터링 프로그램들 자체가 이른바 '센서웨어'(censorware)의 성격을 갖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사소한 것으로 보이던 필터링 과정이 심각한 검열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뒀다. 대상은 한 고교생에게 돌아갔다. 그는 학교 도서관에서 자신의 학교 웹페이지를 검색해 들어갈 수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도서관 컴퓨터에 설치된 필터링 프로그램이 작동해 모든 '고'(high)란 단어를 '마약에 고무된'이란 뜻으로 파악해 자동 검열했기 때문이었다. 여러 네티즌들이 응모한 10개 분야별 시상도 이뤄졌다. 여기에는 인터넷의 음란물을 반대하는 한 보수적인 사이트가 음란물을 차단하려다 거꾸로 필터링에 걸려든 인과응보상, 인간 신체와 관련한 단어들의 필터링을 철저히 수행했다고 준 청교도상, 좋은 의미의 단어까지도 거르려는 과잉검열상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인터넷의 필터링과 관련해 유명한 일화를 남긴 셰릴 밥콕의 이름을 빌린 상도 있었다. 밥콕에 얽힌 내용은 이렇다. 로스앤젤레스의 변호사인 그는 한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려다 거부당했는데, 그 이유가 비속어로 남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콕'이 필터링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밥콕은 웹페이지 관리자에게 시정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하자, 결국에는 콕과 같은 뜻이지만 필터링에는 걸리지 않는 '페니스'란 단어를 사용해 밥페니스로 등록해버렸다. 어처구니없는 필터링에 대한 그의 냉소적 표현이었다. 사전에 필터링이라는 빨간 색연필로 삭제되는 범위가 동성애자 운동 등 정치 성향을 지닌 사이트들에까지 이른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센서웨어가 인터넷 내용 등급제라는 사후 필터링 과정에 비해 부작용이 클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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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범위와 소비자 권리

저작권 범위와 소비자 권리 [한겨레]2000-09-29 01판 25면 1236자 컬럼,논단 미국영화협회(MPAA)가 프로그램의 저작권 수호를 위한 2번째 라운드에 들어갔다.1라운드가 해커들의 디브이디(DVD) 암호 해독용 프로그램의 파장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일반 소비자들의 '정당한 이용'에 대한 기본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내용인즉, 협회 쪽이 고화질텔레비전(HDTV)에 디지털프로그램 복제를 방지하는 기술을 탑재할 것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 이 기술이 표준으로 자리잡는다면, 복제방지 정보를 지닌 프로그램들을 일반 가정에서 녹화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소비자단체들은 협회 쪽이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 각 가정에서 누렸던 소비자들의 정당한 이용에 대한 권리를 뺏으려 한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소비자의 정당한 이용은 대개 이용의 목적과 특성, 원저작물의 성격과 이용정도, 그리고 저작물의 이용이 시장 능력에 미치는 효과 등을 따져 저작권의 적용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의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들의 정당한 이용은 저작권에 맞서는 최소한의 공적 수단인 셈이다. 명문화한 저작권 조항은 자주 정당한 이용의 권리와 부닥치게 마련이다. 대개 저작권자들은 소비자들의 정당한 이용이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에 해를 입힌다고 본다. 그래서 저작권자들에게는 설사 누군가의 저작물 이용이 비상업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에 따른 잠재적인 상품 시장에서의 손실을 입증하는 것이 저작권을 지키는 중요한 전술이 된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저작권은 법조문에 의지하기보다는, 이를 보장하는 기술적 수단 속으로 기어든다. 하버드 법대 교수인 로렌스 레식이 주장했던 것처럼 이제 기술적 코드가 법이 된다. 일단 어떤 기술이 표준이 돼버리면 바꾸기가 어렵고 그 파장 또한 일반인들이 의식하기가 힘들어진다. 미국영화협회의 복제 방지용 장치는 바로 저작권 관련법이 수행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완벽하게 기술적 코드의 형태로 그 기능을 갖춘 경우다. 소비자는 정당한 이용에 대한 권리가 침해받는 사실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저작권의 새로운 기술적 코드가 정착할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저작권과 정당한 이용에 대한 권리를 배치되는 개념으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공적 권리로서 소비자의 정당한 이용을 저작권의 틀 안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곧 양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저작권의 목표여야 하며, 이를 기술적 코드의 설계에 적절히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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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색해지는 저작권법 적용

옹색해지는 저작권법 적용 [한겨레]2000-09-22 02판 26면 1170자 컬럼,논단 지난주 미국에서는 특허.상표권 사무국(USPTO) 주최로 이틀에 걸쳐 남북미 대륙의 거의 모든 나라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지적재산권 강화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후원자는 마이크로소프트, 루커스아츠 등이 주축이 된 인터랙티브디지털소프트웨어협회(IDSA)였다. 주최 쪽과 후원 단체의 이름만 흘낏 봐도 그 기획 의도를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 모임은 디지털 환경에서 지적재산권 보호가 그리 녹록하지 않은 데 대한 적극적 대응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심포지엄의 마지막 날 오찬장에서 재닛 리노 미국 법무장관은 지적재산권 침해자는 마약을 거래하는 조직과 다를 바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리노는 또 이 위반자들이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당 국가들끼리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자고 주장했다. 이런 그의 말에서, 남미 국가들까지 끌어들여 대규모 심포지엄을 구성한 이유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예컨대, 남미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가운데 거의 절반 정도가 무단 복제품이라는 사실은, 미국 처지에서 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지켜볼 수만은 없게 만들었다. 비록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지만, 한창 논란이 일었던 음악파일 교환 프로그램인 냅스터와 디브이디 암호해독 프램그램인 'DeCSS' 등으로 대표되는 네티즌의 정보 공유에 대한 집단적인 흐름 또한 저작권 옹호론자들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준 듯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지적재산권 심포지엄과 리노의 발언은 국내외 저작권 위반자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고 메시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적재산권의 옹호에 대한 사법적이고 원칙적인 강경 대응의 논리가 얼마나 디지털 기술의 현실에 부합하는가이다. 디지털과 이를 담는 거대한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움에 기반한다. 정보의 나눔과 공유 정신은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의 핵심이다. 리노도 이날 토로했지만, 지적재산권의 잣대를 새로운 디지털 현상에까지 확대시키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따른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최근의 중요한 판결들이 주로 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이것이 저작권 흐름의 미래라고 점치기는 어렵다. 디지털 시대의 지적재산권 문제는 단지 사법적 수단에 기대어 풀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디지털 정보와 이를 이용하는 주체들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기업의 재산권 행사를 더욱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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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러 미래예측의 허점

토플러 미래예측의 허점 [한겨레]2000-09-15 04판 25면 1195자 컬럼,논단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부인 하이디와 함께 (미래충격)을 펴낸 지 정확히 30년이 흘렀다. 토플러는 거의 10년 간격으로 (제3의 물결)과 (권력이동) 등 미래서를 내놔, 미래사회 예측과 관련해 국내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토플러의 책이 빛을 발하는 근거는 무엇보다도 그가 축적한 인터뷰 자료의 방대함이다. 그는 (미래충격)을 펴낸 이후 전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인터뷰를 하는 데 거의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책들은 의사결정권을 지닌 엘리트층의 생각을 집약하고 있다. 그의 미래진단이 무리없이 먹혀드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게다가 그는 전세계를 누비면서 확인한 정.재계 인사들과 과학자들의 현실인식을, 자신의 직관을 첨가해 정리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디지털 격주간지 (비즈니스2.0)은 최근 토플러와의 인터뷰와 각계 저명인사들이 내다보는 '제2의 미래충격'을 실었다. 이 잡지에 실린 토플러의 캐리커처는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그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그림 속에서 양탄자 대신 자신의 책 (미래충격)을 타고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허공을 날고 있다. 예언자의 가운을 걸친 그의 모습과 득도에 이른 듯한 몸짓.표정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미래학을 예언과 구분해주는 가장 큰 근거는 현실의 인간활동에 바탕을 둔 논리적 예측일 것이다. 그럼에도 예언자적 이미지가 오히려 그의 풍모를 지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미래학은 인과적 논리에 따른 예측을 담고 있긴 하나, 현실의 인간활동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는 뭔가 빠져 있다. 그의 논의구조는 주로 엘리트층에 토대를 두고 있어,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대중의 맥락은 거세돼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큰 흐름을 지적하는 것과 달리, 일반 대중의 역동적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다. 정보기술 정책 등의 의사결정권이 엘리트층에 고도로 집중돼 있거나 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그 나라 거대기업들의 수준만을 반영하는 경우에는 미래예측이 한결 분명할 수 있다. 이제껏 그의 진단과 예측은 이런 대세에만 의존한 경향이 짙다. 토플러가 누누이 지적한 대로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이 넘치는 사회를 보기 위해서는, 그의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된 대중의 목소리를 미래진단에 덧붙일 필요가 있다. 토플러뿐 아니라 각계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엘리트주의 미래학이 아닌 대중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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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정보, 기업자산인가?

소비자정보, 기업자산인가? [한겨레]2000-09-08 02판 26면 1160자 컬럼,논단 1990년대 초 개인정보의 상업적 유용을 심도있게 비판해 학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자 오스카 갠디는 기업의 소비자 관리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파악했다. 소비자 신분 확인, 기업의 기준에 의한 유형화, 최종적인 소비자 자료 평가가 그것이다. 물론 각 단계의 끊임없는 연쇄과정에서 기업에는 점점 더 세밀해지는 소비자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된다.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경제적 현실은 소비자 정보의 분류와 관리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확대시킨다. 인터넷이 촉진하는 소비자 정보 획득의 용이성과 분류기술의 다양성이 기업의 소비자 통제력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만큼 소비자들은 사생활 침해와 정크메일(쓸모없는 전자우편) 세례에 시달린다. 지난주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인 미국의 아마존이 소비자 정보 정책을 수정한다는 뉴스가 언론에 보도됐다. 아마존은 수정된 약관에서 2300만명 정도의 소비자에 관련된 정보가 다른 기업과 공유될 수 있고, 기업합병이 이뤄질 때는 그 거대한 정보가 인수기업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아마존의 이런 조처는 올해 들어 도산한 토이스마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발빠른 전술적 대비가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토이스마트는 도산하면서 소비자 정보를 팔려다가 '제3자에게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사생활보호 약관에 스스로 덜미가 잡힌 바 있다. 아마존은 엄청난 매출실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정보 관리기술 개발에 무리한 투자를 한 탓에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다른 기업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개인정보 관리기술로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항상 최고의 인터넷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해왔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 정보와 인적 사항 등 형식적인 소비자 정보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그 성향을 토대로 미래의 소비를 예측까지 할 정도로 정보 관리에 치밀하다. 이렇게 촘촘히 관리된 아마존의 소비자 정보는 기업의 실질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거래나 양도가 가능하다는 이 회사의 공식 논평은 부분적으로만 옳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정보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거래되고 있다는 칙칙하고 기분 나쁜 느낌을 갖는다면, 아마존의 실물자산 논리는 뒷골목에서 자행되는 폭행과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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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없인 도메인 빼앗겨

상표권없인 도메인 빼앗겨 [한겨레]2000-09-01 02판 25면 1286자 컬럼,논단 인터넷 검색 사이트들의 검색순위 윗자리에는 섹스가 빠지지 않는다. 단단히 한몫 챙기는 인터넷 사업 분야에도 섹스는 늘 포함된다. 인터넷 섹스산업 열풍은 섹스와 관련된 도메인 이름의 선점 경쟁으로 이어진다. 신경제는 소비자들에게 도메인 이름을 확실히 기억하도록 유도한다. 실물경제의 '시장점유'에 대비되는 '정신점유'의 확보가 강조되는 것이다. 인터넷의 섹스산업도 이런 신경제 원칙에 충실하다.'섹스'란 검색어로 찾아지는 사이트들 가운데 으뜸은 섹스닷컴(sex.com)이다. 이 기억하기 쉽고 단순.확실한 도메인 이름의 가치는 2억5천만달러로 평가되며, 소유자는 포르노 황제 스티븐 코언이다. 그의 연간 순수익은 1억달러, 사이트 방문객은 매달 1억4천만명에 이른다. 이런 막강한 섹스닷컴에 게리 크레먼이란 한 벤처사업가가 대들었다. 도메인 이름이 자신이 94년에 등록한 것이라며 탈환작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코언이 위조된 문서와 네트워크솔루션스라는 도메인 이름 등록업체를 통해 소유권을 훔쳤다고 주장한다. 코언은 사기행각으로 두번이나 감옥을 드나든 경력이 있는 데다, 소규모 포르노 업자들을 상대로 그들의 도메인 이름을 포기하라는 협박을 일삼아 이미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이 사건은 누가 도메인 이름의 주인이 되는가 하는 관심거리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재산권 적용 범위에 관한 문제도 제기한다. 도메인 이름이 재산권 행사에 과연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쟁의 소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크레먼은 도메인 이름 등록업체와 코언 양쪽을 다 고소했다. 그러나 그는 네트워크솔루션스와의 소송에서 졌고, 코언에 대해 절도 혐의를 제기한 소송에서는 최근 연방지법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섹스닷컴과 같이 애초 상표권으로 보호되지 않는 상태의 도메인 이름은 실물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재산권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으며, 따라서 절도죄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판결이었다. 도메인 이름은 재산이라기보다는 전화번호와 같은 서비스의 개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메인 이름에 대한 서비스 개념 적용은 일면 재산권의 범위를 축소해 인터넷의 본질적 특성을 강조한, 매우 유효한 주장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거대기업의 도메인 이름이 수억달러에 거래된 뒤에 바로 그 가치를 견고하게 보호받는 현실에서는 다분히 공상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미 상표권으로 무장한 도메인 온라인 강자들이 법을 내세워 가해오는 법률적 테러로 인해 분쟁에 휘말리곤 하는 온라인 약자들에게는 서비스 개념에 기초한 도메인 이름 모델은 또다른 힘의 논리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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