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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도도, 저는 지독한 슬픔과 그리움에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답니다!



나는 엉엉 울었다.

"걱정 마세요. 죽여 버릴 거니까요."

"무슨 소릴 그렇게 해. 네 아빠를 죽이겠다고?"

"예. 죽일 거예요. 이미 시작했어요. 벅 존스의 권총으로 빵 쏘아 죽이는 그런 건 아니에요. 제 마음 속에서 죽이는 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언젠가 죽어요."

...

"난 널 무척 사랑한단다, 꼬마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러니까 자, 이젠 웃어봐야지."

...

망가라치바에 치여서 죽겠다던 녀석은 제제였는데, 슬프게도 사랑하는 뽀르뚜가가 죽어버렸다. 제제는 뭘 먹어도 다 토하고 야위어만 갔다. 다섯 살, 노랗고 억센 머리털의 악동 녀석이 견디기엔 너무 큰 슬픔. 제제는, 모든 걸 아는 듯 영리한 녀석이지만, 그래도 어린애였다.

- 뽀르뚜가를 살아 돌아오게 해 주세요.

제제는 그렇게 기도하지도 않았다. 다만 슬픔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나에게도, 마음 속으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고, 내가 죽어 없어질 때까지 죽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제제가 겪은 아픔 같은 거, 나는 견뎌낼 자신이 없다. 내가 죽는 건 차라리 쉬울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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