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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re / abrazo

오후 해가 기울 무렵 숙소로 들어가다가,
BCP 현금인출기 계단 앞에 젊은 경비가 구겨지듯 앉아 있는 걸 봤다.

 

그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하염없이 그걸 들여다 보고 있었던가 만지고 있었던가.
스무살 쯤 되었을까?
참 여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문득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저이를 안아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고 3 때, 그런 생각을 처음 했었다.
곧 무너져버릴 것 같던 한 녀석 앞에서.

그 때는 누가 날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역시 절실했다. 

 

안아주는 것, 안기는 것,
그 친밀한 행위는 말없는 위안이어서 좋다.

 

아무런 경계심 없이 사람을 안아줄 줄 아는 사람이고 싶은데,
나는 안기는 데도 서툴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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