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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여성위 활동보고

여성위원회 1,2,3차 세미나를 정리하며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격주간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는 대략 7 8월까지를 시한으로 '역사적 사회주의와 여성운동의 경험', '노동조합과 페미니즘', '성매매의 쟁점'의 세 개 주제를 내용으로 기획되었다. 이중 첫 번째 주제가 마무리 되었다.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 지난 '역사적 사회주의와 여성운동의 경험'을 주제로 한 세미나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여성운동, 페미니즘에 대해 고찰하고 이를 통해 사회주의(운동)에서의 여성운동의 위치와 역할, 그에 있어서의 일반성과 각 국가마다의 고유성을 검토하고자 하는 것이 그 취지였다. 그리고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작년 준비위 기간 동안 집중검토 하였던, 러시아의 사회주의자이며 페미니스트인 콜로타이의 사상과 활동에 대해 사회주의 국가들의 구체적인 경험, 시도들과 결합하여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세미나는 취지만큼의 충분한 고민과 토론이 진행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지적할 것이 각 국가 마다의 사회주의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이해가 함께 다루어질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부족이다. 또한 자료의 빈곤함도 한 몫 했는데, 양적인 빈곤함은 물론 검토한 자료들 조차 어떠한 배경과 문제의식 하에 작성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많이 않았다. 여성들의 역사가 다루어지는 방식에 대해 이렇게 또 한번 확인한 셈이다. 세 차례 진행된 세미나의 자료는 대략 다음과 같은데, 이중 국가별 사례를 검토할 수 있는 단행본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 「하늘의 절반」 (동녘,클로디 브로디엘) - 「중국여성해방운동」(사계절) - 「세계여성운동」1, 2 (동녘, 김지해 ) - 소련, 중국, 쿠바, 베트남, 독일 편 - '여성문제의 사회적 기초' (콜론타이, 월간 사회진보연대 2003년 6월호) - '공산주의와 가족' (콜론타이, 월간 사회진보연대 2003년 9월호) - '콜론타이 그리고 여성억압의 역사' (New Left Review 1978.10 ) -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의 여성정책' (이숙진) - '역사적 사회주의 평가' (사회진보연대 2003년 활동가 학교 자료집) 세미나는 대체로 고유한 '여성문제'로 인식되어온 결혼, 가족(가사노동, 출산, 육아), 섹슈얼리티, 공적영역으로의 진출 등이 각 국가들의 사회주의 건설의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대안을 형성했는가를 검토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발견되는 각 국가마다의 차이점들이 어디에서 기인하는가를 살펴보았다.(자세한 내용은 '여성위소식지 창간호' 참조) 이중 소련과 중국의 경험에서 드러나는 차이들은 매우 흥미있게 검토되었다. 주로 국가(당)의 정책과 제도화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요구가 실현되었던 소련과는 다르게, 중국의 경우 여성들이 (주로 농촌에서) 지역에 기반하여 거주지와 일터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스스로의 힘으로 조직하고 실현하는 많은 시도(공동육아, 협동조합의 조직, 생산과 기술개발, 경영의 통일을 위한 시도 등)들을 조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소련과 중국의 사회경제적 조건이나 혁명과정에 있어서의 차이가 무시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검토한 자료의 한계나 두 국가에서 여성운동이 형성되고 조직되는 경로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 충분히 감안되어야 한다. 베트남, 쿠바, 동유럽 등 여타 국가들은 개괄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으로 살펴보았다. 이 역시 검토한 자료의 한계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여성운동의 고유한 역할과 요구, 지위가 매우 모호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여성 사회주의자에게 부여되는 역할(베트남), 국가에 의해 주도되는 '여성정책'(동유럽), 당의 결의에 따른 여성조직의 확대와 당에 의해 '선언'되는 여성들의 공동체 내에서의 지위(쿠바) 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기획의 취지에 비추어, 세 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공유된 쟁점과 의문을 거칠게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사회변혁과 여성해방을 동시에 지향하는 여성운동(대략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가지는 이중적 긴장과 갈등- 사회변혁운동과의, 그리고 특정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여성운동(부르주아 여권운동)과의-은 사회주의 국가의 경험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는 여성운동의 자기조직화가 다른 운동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상대화하고 분별정립하는 방식으로 진행 될 수 있는 내적인 긴장을 가지게 하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로 계급과 운동의 소멸이 선언되는 상황에서 여성운동의 지위, 그리고 당과 여타 사회주의적 공동체 내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매우 모호하게 규정되었다. 그러나 모든 운동의 발전은 동시적인 것이 아니다. * 각 국가들의 여성운동은 어떤 일반성을 발견하기가 힘들 만큼 매우 불균등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외적으로는 페미니즘과 여타의 다른 이념적 지향(공산주의, 국제주의)과의 결합 문제, 내적으로 페미니즘의 이념적 보편성은 현실의 여성운동에서 어떻게 실현 되는가 라는 쟁점이 남는다. * 여성억압의 근원으로 사고되는 '가족'의 접근에 있어 대체로 그를 대체 할 수 있는 대안적인 공동체를 고민 한다기보다, 가족의 역할과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에 고민이 집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가족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재생산의 역할, 섹슈얼리티 등)이 보다 전략적이고 통일적으로 고민될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검토된 사례들 속에서는 특정한 한 측면이 강조되는 방식으로 현실의 운동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가족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사고할 만한 이데올로기적 조건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점 역시 주요하다. * 지본주의에서ㅇ하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국가에서 국가(당)에 의해 주도되었던 여성의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 가사와 육아의 사회화와 같은 조치들은 대개 여성의 요구에 대한 호응보다는 국가의 요구(전쟁동원, 노동력 활용 등)에 호응한 측면이 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와의 차이가 아니라, 누가 요구를 만들고 어떻게 실현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여러가지 측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여성들의 권리를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기각시키는 방식이 아닌)보편적으로 실현하는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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