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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알아보는] 내가 만지는 화학물질에 위해성 논란이 일었을때 - 노동조합의 역할

 

 

 

 

[민중문화운동연합_누이의서신_B04_살아온이야기.mp3 (3.39 MB) 다운받기]

 

 

 

  흔히 얘기합니다.  '야..  거기는 노조도 있어 좋겠다'  '조합이 있으니 나아지는거 아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코 노동조합이란 단체가 좋은 일터를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회사는 다수의 근로자 대표는 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등등의 일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길들여진 노동조합을 만들어 놓는게 돈벌이에 더 효과적이라는 선택을 합니다.  민주노총이건 한국노총이건 괴변을 늘어놓으며 회사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삶을 야금야금 황폐화 시킵니다.

  그리스도교 성서는 교회의 성립조건을 2인 이상이 하느님 이름으로 모인 곳이라 규정합니다.  개인이 회사를 상대로 하기엔 너무나 힘이 없어 2명 이상이 힘을 모아 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내고 단체를 결성합니다.  우연인지 같은 2명이상입니다.  (그러면 요즘같으면 회사는 더많은 직원을 모아 어용노조를 결성하겠죠?) 

 

 

 우리의 일터를 바꾸는 것은..  바로 이러한 테두리 안에서 노동자의 입장에서 당차고 끊임없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바로 그 노동자 때문입니다. 결국 단체가 아니라 그 단체에 속한 사람에 의해 결딴 나게 된다는 얘깁예요. 민주노총이라도 회사랑 짜고 고수돕이나 치고 있으면 우리들 삶은 나아지지 않지만..  똘똘뭉쳐 바른 목소리를 줄기차게 내게 된다면 우리 일터는 조금씩 조금씩 좋게 변하게 되요.

 

 

  내가 만지는 화학물질에 위해성 논란이 일었을때..  앞에서 복잡하게 말씀드렸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데체 뭐가 들은 화학물질인데? 입니다. (No Data, No Market!) 그 화학물질의 전체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사업장에 보건의료대행 방문하는 산업의학 의사선생님이나  근로자 대표 (노동조합 위원장) 는 영업비밀이건 뭐건..  제조업체에 전체 성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있었죠? 물론 제공받은 성분이 정말 맞는지는 추후의 문제이지만..  일단 노동조합 위원장은 회사한테 노동자가 다루는 화학물질에 대해 전 성분 공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었던 ㅇㅇㅇㅇ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비정규직 똘똘뭉쳐 500여일 파업끝무렵..  회사가 갑자기 나오라한 룸싸롱 협의 자리에 ㅇㅇ국장 노조간부로 따라 나갔다가 회사의 눈에 들어 지명된 룸싸롱 위원장이라 그런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당연한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파업 당시 집행부는 대화가 시급했으므로 10여명의 여성접대부를 물리고는 교섭을 하여 차기 위원장감으로 추천한 ㅇㅇ지부장님을 해고자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모두 해고 되었고.. 회사서 맘에 들어한 당시 ㅇㅇ국장이 위원장이 되었죠.

 

 

  위해성 화학물질에 대한 사건의 발단은 현장서 일하는 실무자이며 노조간부인 ㅇㅇ지부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일부 인터넷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역기사를 배포하였고요.  그러나 룸싸롱 위원장은 '공개되면 결국 노조가 욕먹는다..  얼마나 해로운지 내가 알아보겠다.  뭐가 해로운지 알아야 회사에 얘기할 수있는거 아니냐..  비공개로 입조심 해달라'며 혼자서 시간을 질질 끌었습니다. 

 

  화학물질의 분석은 최소 2~3주는 걸리고 미지물질의 경우 이게 뭔지 알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답니다.  전국의 사업장에 계속 도포되고 있는 위해 화학물질을 바라보며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ㅇㅇ지부장은 회사에 정식 공문을 보낼 것을 조합에 요청하니 마지못해 며칠만에 룸싸롱 위원장은 공문을 보냈습니다.

 

  '회사도 어려운데..  죄송한데 혹시 해로울수 있으니 다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고...'

 

  회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이 왔죠.

 

  '아이구..  이런 것까지 신경써주셔서 대견하긴한데..  별 이상없거든?'

 

  룸싸롱 위원장은 노조서 확인할 길이 없는데..  뭐 어쩌겠냐..  잘 모르면서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 그런다고 회사가 안쓸거 같냐? 며 ㅇㅇ지부장 한 명을 매도해 버렸습니다.

 

 

  전 화학공학 전공자이자..  전직 본드공장을 혼자 돌렸었던.. 지금은 청소일을 관리하는 실무자이며 노조간부인 ㅇㅇ지부장은.. 마치 맞으면 초록색으로 변하는 스타크래프트의 인페스티드 테란이란의 무기를 룸싸롱 위원장에게 맞고는 노조랑 1차로 싸워 진을 다빼고는 회사랑 붙지도 못하는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ㅇㅇ지부장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곳은 시민사회단체 / 노동조합 입장의 연구소라던 녹ㅇ병원..  원ㅇㅇㅇ환경연구소 였습니다. 

 

  '우리가 진짜 전문가인데.. 에햄..  음..  3종류 방사능, 유기물질 전체에 한해서 살펴보니 별 이상없는거 같거든? 업체서 공개했다고 니들이 알려준 유독물질 원료?  쥐뿔도 모르는 니들이 제공한 허접한 그런 원료에 우리가 관심가질 필요는 없어. 여기는 연구소라구.. 연구소. 그게 무기물질인지 뭔지 알게뭐야?'

 

  ㅇㅇ지부장은 결국 현행 화학물질관리법과 관련 고시 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전화 확인하며 법으로 지정된 위해유독물질 (실험실 쥐가 50%이상 죽는) 임을 들이밀었지만.. 조합과 회사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비공개니까요.  위해화학물질을 사업장에 바르지만 사업장 특성상 전국의 수천만 불특정 사람들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비밀이니까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겠죠.  (죄없는 입점업체 문닫는 곳이 생겼을 겁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조건 공개적으로 요구해야합니다.

 

   ㅇㅇ지부장은 일명 문건을 만들게 됩니다.  문건을 돌리고 중앙위원회 안건을 상정해서 결국 쓰지말라는 요구를 조합서 하도록 결정됩니다.  그러나  룸싸롱 위원장보다 한술 더뜬 사무국장은 다음날 전화해서.. 중앙위원회의 쓰지말라는 공문 보내자는 요구는 너무한거 아니냐? 영세 청소업체를 왜 망하게 하려는거냐?'  기술에 의한 사실이 포함된 공문을 직접 써주고 반론을 조목조목 하여도 그 사무국장은 늘 회사편에 서서 얘기했고.. 결국 며칠후 회사는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일을 계속 격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계속 사용의지를 보이자 ㅇㅇ지부장은 마지막으로..   전집행부로 해고된 후에 상급단체에 일하고 계시는 고문님께 ㅇㅇ연맹 명의로 위해 화학물질 사용중단 공문을 회사에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단위노조서 요청이 있지않는데 어렵다하여 고문님께 막 화를 내었고..^^  결국 상급단체와 고문님 전화 모두 받지 않던 룸싸롱 집행부에게 간신히 연락되어 입장을 물어본후에야 사용중단 공문을 보내셨고..  ㅇㅇ지부장이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여 적어준 수차례 노조공문을 묵살하였던 회사는 연맹공문 한장에 즉각적으로 사용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연맹이 아닌 룸싸롱 위원장에게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회사 입장은 '일단 사용은 중단하는데 여전히 괜찮은 거거든?' 이었습니다.

 

 

   8년을 해먹은 룸싸롱 위원장은 자꾸 불만이 터저나오며 계속 욕먹는 거 같아.. 3달후 있을 위원장 선거를 나오지않고 말잘듣는 오른팔 사무국장을 위원장으로 내세워 오른팔에 유리하도록...자기맘대로 선거를 한달 앞당겨 치뤘고..  처음 나온 경선에 오른팔 사무국장은 상대후보 비방으로 일관했지만..  천만다행으로 4:6 조합원에 위임받은 권력을 내려 놓게 됩니다.  그러나 2달 남은 임기를 꼬박 채우며 한 일은..  모든 회계장부의 파기로 넘겨준 돈이 맞는지 알수 없게 되어버렸고, 모든 조합서류의 분쇄 파기로 투쟁기록이 없어졌고, 조합 컴퓨터 교체로 증거인멸? 조합원들에 탈퇴를 종용하며 200여명의 조합탈퇴서를 반강제로 받아서 임기 마지막날까지 회사에 즉각 통보후 파쇄, 계속된 새지도부에 대한 음해를 하였습니다.  파업을 함께 했던 동료로서 아무도 이정도로 할 줄은 상상을 못했죠.  따라서 임기중 일었던 조합비 횡령, 투쟁조끼를 회사서 제공받아 횡령한 사실은 확인할 길이 없어졌죠.

 

  떨어진 룸싸롱 후보조 이하 몇몇 떨거지들은 복수노조설립하려 노력중입니다.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탈퇴서를 받아봤지만 교섭권이 나올정도의 인원은 아니라 생각했을겁니다. 이들의 만행은 한국노총 사업장에서는 종종 있지만..  민주노총 사업장에서는 극히 보기 어려운 일들이라 합니다.

 

 

  아무튼 회사는 새지도부에게 위해물질을 뺀 왁스를 청소업체서 개발했다고 다시 설명회를 하였고, 새지도부의 노동조합은 다시 '원료 성분 전체, 완제품 성분의 정성정량 분석표'을 요구하였어요(No Data, No Market)  회사는 제조사를 닥달해서 전에와 같은 코팅제에대한 환경부고시의 시험성적서, 원료는 미공개,  완제품 98% 정성정량 분석표를 조합에 전달하였습니다.  전에 말씀드린대로 화학물질 고유의 성질은 소량이더라도 없어지는것이 아니며..  유독물질은 0.1%만 들어가도 제품일경우 어떠한 형태로 인체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데이타 만으로도 안전성이 확보된게 아니라는 입장을 새지도부는 전달하였습니다. 

 

   회사는 또 어떤 꼼수를 부렸냐하면요..  다른 분석기관에 의뢰한 2% 다른 물질에 대한 분석표를 추가했습니다. 두개 합치면 100%라는 주장인데요..  조건이 다른 분석데이타는 단순 합산하여 전체 성분을 분석했다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과학적 방법이란 것은 '조건'이 같아야 함께 생각해 볼 수가 있는 것이며..  조건이 다르다면  예를 들자면 마치 쌀 20kg 을 한 말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꼴이 됩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 하실지 모르지만..   한 말은 부피의 단위이고 20 kg 이란 무게의 단위 이거든요. 서로 같이 사용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얘기예요. 시속 98km/hr로 달리는 자동차에 2 m³/kg이란 자동차 밀도를 더해서 100km/hr로 달린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거든요.

 

 

  룸싸롱 지도부와는 다르게 이번에 당선된 새지도부의 일관된 입장은.. '몸에 해로운거 쓰지마라.' (청소업체서 제조했다는 거 말고 판매중인 왁스에 위해물질이 없는건 널리고 널렸다.) 였습니다.  그후로 회사는 조합서 아무런 얘기가 없자.. 시연회를 한다고 조합에 알려왔습니다.  새지도부는 몸에 해로운거 사용하지 말라했고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무슨 시연이냐며 구두로 알리고 불참하였고 일절 얘기를 하지 않았죠.  한마디로 자신 있으면 써라, 이상이 없다는 확증이 있으면 써.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ㅇㅇ지부장도 침묵하였고 그렇게 2달이 지나자 회사는 결국..  청소업체 왁스를 각 사업장서 주문하는 내역에서 모두 자진해서 삭제해버렸습니다.  사실상 사용철회 결정을 한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조합서 만약에 '#$%&...  이유로 청소업체 왁스를 사용하지 마시오' 했으면..  회사는 다시 '~#$%&...  이유는 검증된게 아니며 괜찮으니까 사용하겠습니다' 했을 건데요.  ㅇㅇ지부장은 '%$$#%%$##이유로 쓰지마시오' 라고 계속 주장하고 회사가 궁지에 몰리기도 하다가..  갑자기 조용하니 회사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는 겁니다.

 

  회사는 임금 인상이라던지 복지 조항들이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단체협약의 결과라는 인상을 절대로 주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또 조합에서 아무리 바른 얘기를 해도 그거 아니다라고 이슈를 만들어내죠. 정치인들 하듯이요.    그리고 아무리 못된 관리자가 있더라도..   노동조합서 문제제기하면 처음에는 그 관리자를 감싸고 두둔하다가 조합서 얘기를 갑자기 딱 멈추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나중에 그 문제의 관리자를 내쳐버립니다.  총알받이를 끌고가기도 부담도 되고.. 이젠 필요가 없어진거죠.  이러한 모습때문에 공격과 방어..  침묵도 중요한 전술이며..  노동조합에겐 입장도 중요하고 전술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ㅇㅇ지부장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게된 이번 사건을 격으며..  주변에 함께 했던 분들의 진정성과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일을 해결 할 수 있는건 없구나..  지도부가 회사랑 결탁하면 노동자들이 위태롭게 되고 정년하거나 해고된 고문님들의 역할은 무척 소중하구나.. 아무도 모르는 조합원의 전화를 귀기울여 들어주고 도움주는 민주노총 법률원/상근자, 함께 하겠다는 입장에서의 공문을 회사에 보내는 ㅇㅇ연맹을, '민주노총'ㅇㅇ연맹이라는 이름의 공문을 보며 즉각 꼬리내리는 회사를 보며.. 그래도 민주노총이란 '단체'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 괜찮은 곳이라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희망이 되어버렸죠.  옳은 길을 가는데.. 탄압과 모함, 믿었던 사람들에게 철저히 배신과 외면도 받게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계시다는 것.  그러한 마음들이 이어져 우리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는 생각도요. 

 

  회사나 사회를 바꾸는 것은 어떠한 단체가 아니라 결국 그 단체 집단 안에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이라 생각해요.  '아..  거기 노조가 있어 좋겠네요?' 가 아니라 '아.. 거기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어 좋겠네요?' '먼가 문제제기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나아지겠네요?' 라고요. 

 

  회사는 중단했지만 언제나 도발? 할수 있고..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돈아끼려는 다른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요.  나의 안전은, 나의 생존은 노동자인 나 스스로가  늘 깨어 문제제기할때 (투쟁할때) 지켜지는 것 같아요.  사람만이 희망일 수 있으며..  투쟁하는 노동자 우리가 희망일 수 밖에 없어요.  제가 늘 깨어있으며.. 우리 삶을 파탄내는 악에 대하여 좌절하지 않고 문제제기 (투쟁)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함께하는 분들이 반드시 계시겠지요.

 

 

  그럼..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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