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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집에서
2시가 다 되어 기름을 담던 아주머니는 낡은 냉장고서 반찬통 2개를 꺼내 들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점심식사를 뚝딱 해치우고는 다시 돌아오셨다.
세월도 쉬어가는 고된 기름집에서는
구석구석 깨봇다리마다 고소한 향내가 난다.
그 향기 속엔 그리운 얼굴들이 담겨있다.


< 왼쪽은 생들기름 찌꺼기 오른쪽은 복은들기름 찌꺼기 -기름짠 후 잔재물 >
기름집에서 2
금남의 집에서 깨복는 연기에 쫓겨나 듯 반들반들해진 바닥을 지나
방앗간 밖으로 쫒겨나왔다.
참깨와 들깨는 왜 섞어서 짜지 않는 것일까?
필경 참깨는 참깨맛 나고, 들깨는 들깨맛 나라는 까닭이리라.
우리는 모두 참새가 되어 49 MPa(메가파스칼)로 쥐어짜서
비오듯 들기름이 쏟아져 내리는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집집마다 제각각 유리병을 늘어놓으며 기름담는 어머니 손길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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