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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18
    12년전 CCTV
    득명
  2. 2015/03/23
    정년 퇴직
    득명

12년전 CCTV

 

 

 

[미류 - 별.mp3 (5.73 MB) 다운받기]

 

 

 

   구사대 부서원이었던 나는 입사와 동시에 조합이 있다는 것과, 노동조합의 일거수 일투족을 공유되는 회사 메일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들이 전국의 어느 점포에 몇시에 들어가 무엇을 하고 나왔다는 것과 이들이 나눠준 소식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들의 주장에 잘못된 점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취직해 돈을 벌고 싶었지 나쁜 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고심끝에 나는 비밀조합원이 되었다.  가입 일년후 고심 끝에 조합 조끼를 받아와 입고 출근하였다.  나는야 조합원이다. 선임 조합원.

 

  

   그후로 12년이 흘렀고 나는 회사의 고소고발, 징계 등 많은 일을 격었고 지금도 새로운 일을 계속해서 격는다. 

 

 

  우연히 PC에 남아있던 12년전 구사대 시절 CCTV 사진.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구나.   지금보면 당연하게 되는 것들이 그냥 된게 아니었구나.   그때도 지금도 잘 안되는게 있구나.   나는야 조합원이다. 선임 조합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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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

 

 

 

[Ennio Morricone-10-Playing Love (Erhu Ver.).mp3 (5.17 MB) 다운받기]

 

 

   오늘 조합원 아주머니 한 분의 정년 퇴직 축하? 저녁을 모여서 먹었습니다.  밥값은 만원씩 내고 나머지는 모아둔 돈에서 내기로 했고요 장미꽃도 8송이를 샀습니다.  이번달에 정년 퇴직하시는 ㅇ조합원님은 9년전 회사의 농간으로 모두들 탈퇴할때 저와 함께 딸랑 남으셨었던 분입니다.  탈퇴하시지 않은 이유를 자세히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젊어서는 서울서 동일방직 다니시고..  옥바라지도 하셨다하고..  십여년전 입사하셔서 조합원으로서 야채판매 일을 하시며 정년을 맞았습니다.  얼마전엔 손자도 생기셨고요.

 

  밭 뒷산에서 캐다 직접 담근 땅두릅 뿌링이 술을 한 병 드렸습니다. 씨를 뺀 대추를 넣어 맛을 더욱 좋게 했지요.

 

  "이거..  독활 아녀?  나두 알지..  신경통에 좋은거.  아이구 고맙네.  호호호"

  "예..  100일후에 드시믄 되고요..  어디 쑤시고 결릴때  한두잔씩 드세요.  소주잔으로 3잔 넘게 드시면 안되유."

 

   평소 굉장히 건강하셔서 비결을 여쭤봤습니다.

 

  "야채를 워낙 좋아해서 많이 먹어.. 옷사입을 돈 있으믄 먹는걸 사먹지. 호호호.  먹는데 돈애끼지 말구. 호호호"

  "정년하시고 좀 쉬시면..   멀 하셔야 될거 같은데..."

  "뭐 안하면 난 병나는 사람이여..  아들이 밭을 조금 사놨다는데 가서 농사져야지. 호호호.  땅이 질은데 뭘 숨어야될지 모르겠어. 호호호"

  "돼지감자 심으믄 좋겠네유... 손볼일도 없고 몸에는 최고여유."

 

 

  문득 집에 오는 길에 나는 누군가에게 기억될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이 묵묵히 조합원으로서 함께 일하셨던 어머니 ㅇ조합원님, 당신의 삶을 기억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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