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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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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조합원 아주머니 한 분의 정년 퇴직 축하? 저녁을 모여서 먹었습니다.  밥값은 만원씩 내고 나머지는 모아둔 돈에서 내기로 했고요 장미꽃도 8송이를 샀습니다.  이번달에 정년 퇴직하시는 ㅇ조합원님은 9년전 회사의 농간으로 모두들 탈퇴할때 저와 함께 딸랑 남으셨었던 분입니다.  탈퇴하시지 않은 이유를 자세히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젊어서는 서울서 동일방직 다니시고..  옥바라지도 하셨다하고..  십여년전 입사하셔서 조합원으로서 야채판매 일을 하시며 정년을 맞았습니다.  얼마전엔 손자도 생기셨고요.

 

  밭 뒷산에서 캐다 직접 담근 땅두릅 뿌링이 술을 한 병 드렸습니다. 씨를 뺀 대추를 넣어 맛을 더욱 좋게 했지요.

 

  "이거..  독활 아녀?  나두 알지..  신경통에 좋은거.  아이구 고맙네.  호호호"

  "예..  100일후에 드시믄 되고요..  어디 쑤시고 결릴때  한두잔씩 드세요.  소주잔으로 3잔 넘게 드시면 안되유."

 

   평소 굉장히 건강하셔서 비결을 여쭤봤습니다.

 

  "야채를 워낙 좋아해서 많이 먹어.. 옷사입을 돈 있으믄 먹는걸 사먹지. 호호호.  먹는데 돈애끼지 말구. 호호호"

  "정년하시고 좀 쉬시면..   멀 하셔야 될거 같은데..."

  "뭐 안하면 난 병나는 사람이여..  아들이 밭을 조금 사놨다는데 가서 농사져야지. 호호호.  땅이 질은데 뭘 숨어야될지 모르겠어. 호호호"

  "돼지감자 심으믄 좋겠네유... 손볼일도 없고 몸에는 최고여유."

 

 

  문득 집에 오는 길에 나는 누군가에게 기억될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이 묵묵히 조합원으로서 함께 일하셨던 어머니 ㅇ조합원님, 당신의 삶을 기억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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