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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5/04
    단속
    조르바
  2. 2009/05/04
    때리지 마세요(2)
    조르바

단속

또 한 사람이 잡혀갔다. 출입국 단속반이 공장으로 쳐들어와 인도네시아 노동자를 잡아갔다는 얘기를 고향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센터 동료로부터 전해들었다. 인도네시아 사람, 온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처음 직장을 옮길 때 구직기간 2개월을 넘기는 바람에 미등록 노동자가 되었다. 이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아무리 직장을 구하려 고용지원센터에서 준 알선장을 들고 다녀봐도 안써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두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이주노동자들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하루하루 속만 타들어가는 느낌일 게 뻔하다. 최근 이 사람은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체불된 임금이 있어서 센터 동료와 법원에 다니고 있었다.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는데도 사업주가 지급하지 않았고 결국 민사건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동료는 나에게 혹시 출입국에 잡혀가면 바로 강제출국 당하는 거냐고 물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지난주 목요일에 잡혀갔다는데 오늘 전화통화까지 했다면 아직 안전한 거겠지. 그래도 다행히 임금체불 건이 있으니 출입국에 일시보호해제 신청을 해서 사건 해결시까지는 G-1 비자로 변경해 밖으로 나오게 해봐야겠다. 꼭 돼야할텐데... 지금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있을까.. 계속 불안 불안하겠지.. 우리가 집회때마다 외치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의 길은 아직도 멀고 먼 얘기인걸까? 얼마나 긴 싸움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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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 마세요

지난주 수요일 아침, 필리핀 노동자 두 사람이 센터에 찾아왔다. 문제는 공장내 폭행. 전날 저녁 술에 취한 공장장이 일하고 있던 두 사람을 때렸다. 괜히 일하는 사람에게 와서 불량 내지 말라며 시비를 걸었던 모양이다. 불량 아니라고 대답하자 이때부터 목을 조르고, 박치기로 눈을 때리고. 옆에서 그러지 말라고 한 사람한테까지 와서 주먹으로 때리고 박치기로 또 머리를 때리고. 이 사람들이 피해서 식당이며 기숙사 방으로 들어왔는데도 계속 쫓아오며 심한 욕설을 해댔단다. 한 사람의 목엔 목이 졸려 손톱 자국이 여러개 남아있었다. 또 박치기로 맞은 눈에는 흉터가 남지 않았다. 또 한 사람은 귀 뒤쪽을 맞았는데 흉터는 없었다. 상담을 한 뒤 사진을 찍어두고 두 사람을 병원으로 보내 진단서를 받아오게 했다. 한 사람은 흉터가 남아 진단서를 받아왔지만 나머지 한 사람은 받아오지 못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사업장 변경. 처음엔 이런 일이 있었는데 바로 사업장 이동 시켜주겠지 했다. 별 이상한 일이 다 생 겨도 사업주의 서명이 없이는 사업장 이동을 할 수 없는것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 고용허가제의 실체이다. 일을 시키지 않는 한이 있어도 사업주가 마음만 먹으면 서명을 하지 않은 채 못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 피 말리게 하는 이놈의 법. 회사에 전화했더니 과장이란 사람이 전화를 받아서 당시 사건을 설명했다. 그 공장장이란 사람이 아주 만취해서 공장에 들어와 난동을 부렸고 한 사람을 때렸고 본인도 공장장을 말리다가 입술이 찢어졌노라고. 그러나 그것은 어쩌다가 생긴 일일뿐, 특별히 심각한 일이 아니라면서. 그 공장장은 너무 취해서 다음날 아침엔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두사람이 사업장 변경을 원한다고 했더니 정 그렇다면 옮기게 해줘야겠지만 우선 얘기부터 해보자고 한다. 센터로 오겠다고 해서 같이 만나기로 했다. 처음 두 사람은 회사 사람 어느 누구도 만나고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난 분명 이 둘이 회사 사람들과 얘기해야 할 문제이므로 함께 얘기해보자고 제안했고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과장 한 사람만 올 줄 알았더니 사장, (문제의) 공장장까지 왔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려운 발걸음으로 이곳까지 왔는데 기분 풀고 공장으로 돌아가자는 식으로 얘기했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냐, 어떨땐 한국 사람보다 외국인들한테 더 잘해줄 때도 많았다며... 사실 공장장은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출근해서 두 사람의 방으로 가서 사과하려 했으나 두 사람이 전날 밤에 이미 떠나고 없더라고만 얘기했다. 그리고 나중엔 두 사람 표정이 영 누구러들질 않아 화가 났는지 자기가 그동안 쌓인 게 많아서 폭발한 것 같다며 이 두 사람 탓을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굳은 표정에 전혀 변화도 없이 그저 그들과 내 말을 들으며 이 공장에서 일할 생각 없다는 말만 했다. 사장이 그렇다면 5월 말까지만 일해달라고, 안그러면 사업장 변경 신고서에 서명해줄 수 없다는 협상인지 협박인지 모를 말을 했다. 이렇게 공장에 나오지 않으면 무단이탈로 출입국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며. 헐.. 하루 이틀로는 신고 못하거든요. 대체 대화하러 온 사람들인지 의심스러워... 암튼 뭐, 결국 나는 다시 한번 이들과 얘기해보겠다며 돌아가시라고 해야했다. 두 사람과 나만 얘길 했다. 전혀 생각에 변화 없는 두 사람. 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흉터가 확실하게 있지만 또 다른 한 사람이 문제였다. 이는 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서 가끔 생기는 문제인데, 나는 불안한 거다. 혹시라도 한 사람만 변경하고 또 한 사람은 못할까 봐. 미안하면서도 그들에게 5월까지만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고용지원센터에 사업장 변경을 위한 진정을 냈을 경우 한 사람만 받아들여진다면... 그러나 두 사람은 확고했다. 필리핀에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공장에서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도 했다. 아....ㅜㅜ 이 둘에게 이 회사에서 일하며 좋았던 적 없었냐고 물었다. 그래도 3년 넘게 일한 회사인데... 그랬더니 단 한 순간도 없었단다. 저렇게 신사적으로 말하는 과장도 공장에서 일할 때에는 항상 입에 욕을 달고다닌다고 했다. 자신들을 그저 일하는 기계 취급밖에 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자주 보아온 광경이었다. 회사에서는 몇년 간 같이 일한 이주노동자들이 그 회사를 아주 좋아하고 본인들을 존경할거라 생각하지만, 자신들이 가끔 하는 욕설쯤이야 별것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그런 욕 때문에 가슴에 분노만 쌓아가고 회사 높은 양반들을 아주 경멸한다는 것. 그런데도 회사 사장들은 얘기하지, 이주노동자들이 배신한다고.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다음날 과장이 또 센터에 찾아왔다. 이 사람은 자꾸 나에게 저 이주노동자들 얘기만 듣지말고 정확히 사태를 파악해야 한다는 듯이 얘기하며 5월 말까지만 일할 수 있게 설득해달라고 한다. 그래, 시도는 해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똑같았다. 결국 나와 이 필리핀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사업장 변경신고서에 서명해주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고용지원센터에 제출할 진정서를 작성했다. 최대한 자세히. 그리고 회사에 전화를 해 두 사람이 공장으로 돌아갈 생각 없으니 사장에게 얘기해달라고 했다. 부디 사업장 변경할 수 있도록 해주십사 하고. 안되면? 바로 고용지원센터로 진정 넣는거다. 대체 사장은 무슨 생각인지 5월 말까지 일하지 않으면 공장장이 경찰에 고소당하는 일이 있어도 사업장 변경은 못시켜주겠다며 똥배짱이다. 아마 이 두 사람이 재고용 되어 돌아온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일이 생겨 회사에 아쉬울 것 없으니 저렇게 나온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이해가 안된다. 술에 취한 사람이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에 들어온 것 하며, 이렇게 말도 안되는 사람이 그 공장장으로 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괜한 배짱 부리는 것. 그리고 자기 아들이 이렇게 맞았어도 저렇게 별것 아닌 일이라 말할까. 한국 공장에서 일하려면 폭행에도 이렇게 무뎌져야 하는건가? 그것도 나이 드신 어르신이 세상 가르쳐주려는 시도였다고 감사하게 여기며? 여기-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을 모아 만든 스탑크랙다운의 노래. http://blog.naver.com/seefeelthink?Redirect=Log&logNo=40024329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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