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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연맹 유기수 처장을 면회하고 나서...

 

건설연맹 유기수 처장을 면회하고 왔다.  오며가며 하루를 전부 썼는데 단 5분 정도 면회를 했다. 내가 쓸 수 있는 용돈에 비하면 차비, 영치금, 책값 등으로 돈도 꽤 썼다. 그래도 마음은 좀 편해졌다. 최소한의 할 바를 했다랄까...

 

유기수처장은 포항건설노조 싸움으로 구속이 되었다.

구속이 처음이니 실형을 안살고 집행유예로 나오지 않을까도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통상 2개월정도면 끝나는 1심 재판이 6개월을 끌었다. 실형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더니 실형이 2년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굼뜬 나도 도저히 빠져나갈 도리가 없어 며칠 전에 연맹에 예약을 하고 대구교도소에 면회를 하고 온 것이다.

 

전날 사회진보연대에서 몇권의 책을 준비하고, 면회당일 교보문고에서 꼭 읽었으면 하는 책 한권을 사 대구로 향했다. 연맹에 예약을 해 놓은 상태지만 혹 '몰지각한'(?!) 사람이 연맹에 알리지도 않고 면회를 해버리면 대구까지 가서 허탕을 칠 수도 있어 가능하면 빨리 가자는 차원에서 케이티엑스를 탔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케이티엑스 해고조합원들이 이철사장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었고, 유인물도 나눠주고 서명도 받고 있었다. 안쓰럽고, 미안하고, 대견한 생각에 수고하신다는 말을 하고 서명을 했다. 노조의 '노'자도 몰랐을 나어린 사람들이 저런 투사가 되어 있다니... 이 사회가 투사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대구에 도착해서 박문진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에게 면회제의를 했더니 막 근무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란다. 대구에 내려올려면 하루 전에 좀 연락을 하지 그랬냐, 나중에 대구에 올려면 허락을 받고 오라는 핀잔아닌 핀잔을 들었다. 나중에 따로 하시라 하고 혼자 갔다.

 

교도소에 가서 영치금을 약소하게 하고(내 재정적 처지가 날 째째하게 만들었다. 어디 이번뿐인가! 결혼축의금, 부의금을 할 때 언제나 나는 째째해진다), 책을 넣고 차례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무슨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해야할까 잠깐 생각을 했다.

우선 당국에 대한 분노를 좀 쏟아내야겠지... 그리고 교도소 생활에 대해서도, 그리고 가족이야기(사실 같은 지역에 살아 가족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또 바깥 투쟁 이야기 등을 하면 되겠지...

사실 교도소 면회시간이 단 몇분간인데도 의외로 할 말이 없어 시간이 애처로이 흐르는 경우도 꽤 있다. 왜나하면 교도소 면회라는 상황, 아주 제한된 시간 등으로 인해 면회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종류는 어느정도 정해져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잘 못풀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그 시간에 자잘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를 농담따먹기식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러다보니 말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수처장과는 서로 잘 아는 사이고 해서 할 말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 걸... 유기수처장 처음 반응이 왜 이렇게 멀리 혼자 왔냐는 반응이었다. 마치 나무라는 듯이. 다른 일 없이 혼자 자신의 면회만을 위해 대구를 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다른 신 모동지와 같이 오려다 일이 있어 못오게 되었다, 대구 박문진 동지와 같이 오려 했는데 앞서 말한 사정이 있었다는 등의 얘길 했는데도 유기수 처장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이야기가 썩 잘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사실 단 5분간의 면회는 면회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수형자가 답답한 좁은 공간에서 풀려난다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운동시간이 중요하고 면회시간이 중요했다. 특히 내가 구치소에 있을 때엔 일요일엔 운동시간과 면회가 없기 때문에 토요일 오전 면회 이후 월요일 면회시간까지 약 48시간을 갇혀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월요일 면회는 특히 필요했다( 주 5일제가 도입되고 토요일까지 면회가 없어져서 이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현재는 개선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한치 걸러 두치' 으으 미안할 따름.) 그렇게 본다면 수형자의 감방으로부터의 탈출(단 몇분간이긴 하지만)은 면회를 온 사람의 비용을 훨씬 웃도는 효용(물론 비용과 효용의 주체가 다르긴 하지만)이 있었던 것이다(사실 비용-효용을 따지기 이전에 동지애라는 더 중요한 요소가 있지만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요일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월요일 면회의 의미를 상기하고 나선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유기수 처장은 내가 치러야 하는 비용만을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보였다.

첫 매듭이 시원하게 풀리지는 않았지만 신모의 근황, 대구교도소 수형조건, 항소문제, 체중문제, 빵 동료들, 유기수 처장 아이들 문제, 우리 가족 안부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되는대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빨리 나와야죠 했더니, 접견실 문을 나가면서 "이 철옹성을 어떻게 나가? 이렇게 떡 버티고 서 있으니" 하면서 문틀을 살짝 발로 찼다.

맨날 씩씩만 하던 유기수 처장도 약간 힘겨워해 했다. '이런 망할놈의 **&&^&()!!!'

 

사실 내가 보기에 유기수처장은 운동과 생활이 일치하는 몇안되는 사심없는 노조간부다.

건설연맹 내 사무직노조 출신이면서 지역노조 사람들과 더 잘 어울였다. 투쟁엔 언제나 앞장을 섰고, 노동자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 썩은 세상을 노동자정치로 갈아엎어야 한다는 생각이 철저했다.

집안에서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운동의 원칙에 충실했던 것같다. 큰 아이(?)는 대학가서 학생운동을 하고 있고, 둘째 아이는 축구선수인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매체에 선수노조 어쩌구저쩌구 발언을 해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유기수처장이 구속된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 수많은 투쟁에 참가하면서 50줄에 들어서 이제야 처음 구속이 되다니... (으으, 이 놈의 방정!)

 

유기수 처장은 포항건설노동자 투쟁 때 계속 선동마이크를 잡았다. 유기수처장의 마이크는 여느 마이크들처럼 청원하는 투도, 적당히 중재하는 투도 아니고 말그대로 투쟁을 선동하는 마이크였다.

대 자본 포스코(와 포스코의 하수인인 지역 검 경)에 대들었으니 구속이 될 수밖에...

 

유기수 처장을 감옥에 두고 돌아오는 마음 한 켠이 아릿해 졌다. 그리고 느슨하고 나태한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제 하루 면회는 내게도 비용을 넘는 커다란 '효용'이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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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추위가 좋다.

추위는 옷을 여미게 하면서 내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도 하는 것 같다. 인생이나 삶이나 역사를 진지하게 대면하게 해 주는 듯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쌍클한 추위가 좋다.

그러나 너무 추우면 내면의 성찰보다는 추위 그 자체를 어떻게든 피해 보려고 애쓰느라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를 갖지 못할 것이다.

 

난 가끔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것이 날 운동에 붙들어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시기에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다면 운동을 떠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가난한 민중의 일원인 나!

 

그러나 이 이상 더 어려워지면 내가 운동을 더 지속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극도의 추위가 그런 것처럼, 극도의 곤궁은 다른 여유를 주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상태? 경계에 있는 것 같다.

 

사회진보연대가 8년만에 후원주점을 한다. 더 어려운 단체들도 있을텐데 미안하기도 하다. 더구나 우리가 같이하고자 하는 비정규직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해 달라 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암튼 한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들 대부분도 극도의 곤궁으로 너머갈랑말랑하는 경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사회진보연대가 이번 주점을 통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적당한 가난'을 확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동지들의 적당한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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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게 자고 얘들하고 놀고 게임도 하고

테레비도 봤다. 한 가지 일을 끝내서.

 

심신이 개운하다. 이런 날이 자주 있어야 하는데!

 

애들하고 노는 것은 왜 이렇게 좋지?

 

우리 주원이 어른 되면 걱정거리(군대도 가야하고 등등) 많아지니 안자랐으면 좋겠단다.

 

나도 우리 얘들이 지금 정도에 머물러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허나...

 

애들 혼내키는 일도 재미있다.

 

두 놈이 잘못해서(물건 어질러 놓는 게 대부분인데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고 손바닥을 때려도 안고쳐 진다. 고질이다) '손바닥 내' 하면 둘째 주효는 언제나 '나먼저' '나먼저' 한다. 손바닥을 싹싹 비비면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속담(?)이 왜 만들어졌는지는 우리 주효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놈한테 세게 때릴 수가 없다.

 

 

 

아 두 가지 일만 무사히 끝내면 연말이 오늘처럼 이렇게 개운할텐데...

 

당장 화요일 일이 문제네. 지금부터 열심히 해도 될까말깐데 계속 놀고 싶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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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주원이 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 주원이가 어제 옆 학교 장성초등학교 아이가 백혈병에 걸려

자기네 학교에서 모금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가 모아둔 용돈 7,000원(2주 용돈)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오늘 지네 엄마가 돈 냈냐고 했더니,

1,000원이 더 있어서 8,000원 냈다고 했다.

 

'장난감 살려고 100원을 다투는 놈이 남 돕는 데는 손도 크네!'

 

다른 애들은 얼마씩 냈니 하니,

1,000원 2,000원씩 냈고 자기 말고 가장 많이 낸 애가 5,000원을 냈다고 했다. 자기가 1등이란다.

 

그리고선 요번 주말에 주는 용돈 3,500원을 미리 좀 주면 그것도 내겠단다.

이틀간 모금을 하니 내일도 할 수 있단다.

 

그런데 엄마와 이얘기 저얘기 하던 끝에,

"그런데 가슴 한 쪽이 허전하긴 해" 한다.

 

'나 원 참. 니 아빠 용돈이 마이너스라는 거 아냐?'

 

그래도 난 속을 숨기며 "장하다! 우리 주원이" 했다.

그것도 1등이니 잘했다고 안아주었다.

 

 

모처럼 블로그명과 관련있는 글을 올리네. 팔푼이가 아들자랑하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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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육성이 나오는 연설모습을 보고 들었네!

엠비씨에서 총 5부작으로 만들어진 러시아혁명 다큐멘타리 중 26일에 방영된 2부에서.

 

옛날 톨스토이의 육성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듣고 놀랐는데... 그리고 그 내용도 어른 말 잘듣고 공부 잘 하라는, 여느 할아버지들도 다 할 법한 내용이어서 더욱 신기했는데.

 

이번엔 혁명 직후의 레닌 육성을 듣다니 참. 얼굴모양과 눈매에 어울릴 목소리라면 카랑카랑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더군.

 

오래 살다보면 녹음되지 않은 사람(마르크스) 목소리도 들을 날이 올 수 있으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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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도청(시청) 진입투쟁이

아주 치열했나 보군.

 

신자유주의가 서울(강남) 대 비서울로 분할선을 만들어 놓은 결과라 할밖에.

 

최근의 아파트값 상승의 양상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고...

 

금융세계화에 편입된 서울(강남) 지배계급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민중들(농민, 비정규직).

 

서울(강남) 지배계급들은 미국 주요 도시 등 세계적인 도시들로 자신의 삶의 공간을 확장하는 반면, 지역 민중들의 삶의 조건은 앞으로 점차 더 중국, 인도, 베트남의 농민과 노동자, 심지어는 개성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이나 공공기관 이전은 이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자는 차원에서 진행했을 지 몰라도, 이를 해결하기는 커녕 서울(강남)의 투기꾼들과 일부 토호들에게 투기기회만을 보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문제는 서울(강남)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금융센터(세계도시)의 거품이 꺼질 때일 것이다.

 

서울(강남)의 지배계급들은 자신의 손실의 일부를 지역에 전가시키려 할텐데, 이 때야말로 '민중학살'(실업/빈곤/무복지)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시기가 아닐까.

 

이번 투쟁양상을 보면 지역 민중들이 이런 사태를 이미 예상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이번 지역투쟁에서 확인해야 할 한가지!

 

지역사람들이 중앙명망가들이 주도하는, 의례화한 서울투쟁에 올라와 힘을 뺄 일이 아니라 지역거점에서 투쟁을 활성화 할 것, 그래서 나중에 서울을 점령할 것! 서울의 비정규직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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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이나 전쟁이

쌓여있는 핵무기 양이나 무기양에 비해서는 적게 일어나는 것(사실일까? 아,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죽을 죄를 짓는 것이겠지만요)은 (핵)무기를 만든 자본에게 정부에 무기를 납품하는 즉시 돈이 지불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것들이 실제로 소비가 되어야 대금이 지불되어야 한다면 전쟁은 더 많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물론 무기에 따라서는 쌓이는데 한계가 있는(그래서 자본이 돈을 못버는) 것도 있고,  실제로 소비가 되어야만 새롭게 생산이 되는 것도 있고, 무기개발 예산에 자신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끊임없이 전쟁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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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씨와 최세진씨께

 이렇다 할 철학적 백그라운드나 핵에 대한 별다른 지식도 없이 글을 끄적거려 십자포화(?;사실 내 글에 의견을 주신 세분 다 저한텐 비교적 나이스했지요!)를 받게 되어 최소한의 방어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네요. 다 자업자득이겠지요. 몇 가지만 되는대로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답 글일 수도 있고 제 생각을 다시 정리한 측면도 있겠습니다.

우선 해명 또는 정정을 해야겠네요. 제가 “파괴력이 엄청난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혹은 비핵 대량살상무기)와 경량화된(사용가능한?) 핵 사이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여전히 엄청난 차이인가? 그래서 핵은 근본적으로 다른 무기와 같은가 다른가? 핵이 사용되지 말아야 할 무기라면 다른 대량살상무기,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 심지어는 모든 재래식 무기도 사용되지 말아야할 무기 아닌가?” 이 문단이 혹 “재래식 무기가 사용되고 있으니 대량살상무기나 핵무기도 사용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 비핵 대량살상무기, 핵 사이의 간극이 어느 정도 좁혀졌으니까”로 읽혀질 우려가 다분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행인님은 제게 던진 질문으로 보아 이렇게 읽은 것 같은데, 그게 제 본 뜻은 아니었습니다. 제 뜻은 핵무기사용만 절멸의 무기니 하면서 반대할 게 아니라 재래식무기도 사용하지 말아야하는 것 아니냐 즉 일체의 전쟁 혹은 무기사용에 대해서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전쟁이 일어나서 이런 무기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고 핵무기도 사용가능하게 개량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는 거지요. 황당한 비폭력주의자에 가까운 발상에 가깝지요?! 못믿으실 것 같아 신상발언을 좀 하면 사실 전 이제껏 딱 한 번 돌을 들어봤을 뿐입니다(물론 다른 수단은 단 한번도). 대학원 시절 가투를 나갔다가 후배랑 경찰에 쫒겼는데 골목에서 뒤따라오는 후배를 잡으려는 경찰을 향해, 순간적인 고민 끝에 돌을 하나 던졌는데, 그것이 경찰엔 못 미치고 오히려 후배 머리를 맞힐 뻔 했지요. 몸뚱이 이외의 물리력을 동원하는 투쟁을 기획하는 그런 중요한 자리에는 한 번도 없었고요, 그런 시위가 계획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 정도였지요. 아는 사람은 알 수도 있는 동대문경찰서장 사건은 우발적인 사건에 가까웠지요.

북한 핵에 대한 나의 어느 정도의 용인도 “핵으로라도 어떻게 전쟁을 미리 막을 수만 있다면!” 하는 측면에서의 용인이었던 것이지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면 핵을 사용해서라도 미국과 맞서 싸워야 할 것 아니냐는 차원은 아니란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북핵에 대한 무한한 신뢰나 숭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 둡니다.

암튼 서투른 글쓰기가 중대한 오해를 낳았던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지요. 우선 최세진씨 글에선 역시 많은 내용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사한 글로는 류주형(민중연대 통일연대 공동 주체 토론회 발표문과 사회진보연대의 ‘사회화와 노동’), 박준도(참세상 기고), 임필수(사회진보연대 기관지 ‘사회운동’), 백승욱(사회진보연대 기관지 ‘사회운동’)이 있지요. 최세진씨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세진씨를 비롯한 위의 글들에서 약간의 차이들은 있지만 대체로 최근년 북한(정권담당자들과 인민들)이 겪고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북한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로 고립감도 느꼈을 것이고, 무엇보다 부시 등장 이후 최근의 아프간공격과 이라크공격을 목도하지 않았습니까. 선제공격/예방공격이 현실화했고 이것의 겨냥대상으로는 늘 북한이 주요하게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미국은 핵테세보고서를 발표했고, 다른 이유도 있지만 휴전선 부근의 북한의 포를 무력화시키고 공중전 해상전으로 북을 타격하기 위해 평택으로 기지이전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ZNET과 프레시안에서 찰머스 존슨 참조). 반면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지 않습니까. 북한 핵무기 보유/핵시험 이전에 이북은 이미 핵선제공격 혹은 핵에 버금가는 첨단무기의 선제공격 위협 아래 있었다는 것이지요. 아니 한반도 전체가 이미 미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핵)전쟁 위협의 포로 상태 아니었나요? 미국의 (사용가능한) 핵을 포함한 군사력 앞에 핵 없는 북한의 군사력은 ‘전면적 무장해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라크를 보세요(물론 핵없는 북한 전력이 이라크보다는 세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요). 문제는 무장해제를 해도 전쟁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그리고 북한의 무장해제가 전쟁의 가능성을 더욱 없애 제로로 만든다면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바로 면전에서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라크의 붕괴가 핵전쟁이 아니라 해서 덜 비참합니까? 전쟁으로 인한 살상도 문제려니와 정치 경제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지 않았습니까? ‘네이션빌딩’? 말이 좋습니다. 기독교근본주의와 군산복합체․에너지기업 및 세계의 부자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부시를 그렇게 보고도 모르나요? ‘부시야말로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란 말은 그냥 헛구호였나요? 전 북한이 다급해서이긴 하겠지만 부시정권과 구걸에 가까운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하기야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제국주의는 별로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니까요. 아니 우리생활의 오랜 조건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시스템의 어느 부품이 잘 못되었을 때 그 때 보이지요. 마치 노동자들이 자본을 자신의 존재조건으로 여기고 있고 이것이 자신을 착취하는 기제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승욱 선생을 비롯해 몇 분이 국가간체계의 ‘생존의 논리’에 빠져 핵까지 무장해 국가를 강화하기보다는 제국주의로부터 공격을 받아 설혹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국가 대신 운동을 보존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최원씨도 인용하셨지요. 그러나 ‘핵보유를 통해서까지 국가를 강화하는 것’을 운동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반제운동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시민들의 운동은 죽었습니다. 아니 자본주의로의 이행운동(한 때 기대를 모았던 폴란드 연대노조운동까지 포함해서)이 있었지요. 국가도 달라졌습니다(이의를 달 사람들도 있겠네요). 그런데 전 북한정권담당자들에게 이것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쟁을 방지할 수만 있다면 그 일이라도 제대로 해냈으면 합니다. 물론 전쟁방지-핵개발을 통한 국가강화가 소련처럼 내부붕괴로 이어질 지도, 혹 중국처럼 명실상부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촉진할지 모르겠지만요(전자, 즉 핵개발을 통한 국가강화가 후자, 즉 내부붕괴나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100%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운동은 북한 이외의 지역에서 잘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제국주의가 결정적으로 극복이 되면 누가 압니까? 아직 붕괴나 이행을 하지 않고 생존하고 있다면 북한 안에서도 모든 모순과 차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운동이 가능할지도. 지금은 국가가 주도하는 ‘반제운동’에 대체로 일체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흐름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요.

그러면 북한 핵보유가 전쟁방지가 되느냐? 자신은 없지만 후세인처럼 핵 없이 부시와 마주하는 것보다는 전쟁방지 면에서 낫다고 생각합니다.

최세진씨는 “이는 기본적으로 ‘군비 경쟁을 통한 죽음의 시소게임’이다. 핵무기를 손에 쥐고 ‘나 잘못 건들면 너희도 죽음이야’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다른 국가에서 핵무기로 공격할 때 (최소한) 비슷한 수준으로 보복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수준으로”! 임필수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미소간의 핵경쟁 때 반핵운동을 한 사람들에게서 빌어 온 이야기 아닌가 합니다. 전 이런 견해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견해가 있었기 때문에 반핵운동이 이나마 벌어졌고 냉전 말기 고르비와 레이건 사이에 핵군축이 일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핵확산도 그만큼 덜 되었구요. 그러나 전 약간의 핵을 보유해도(선제공격을 당할 때 보복공격 능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겠지요) 전쟁억지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전쟁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추구하는 미국, 즉 인명손상이 거의 없는 전쟁을 바라는 미국민들로 인해 핵보복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나라를 미국이 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지도자가 국민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 핵버튼을 누를 수 있다? 전 형식 및 체계야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겠지만 실제를 그 정도까지 극단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민의 이런 의견( 및 정부에 대한 통제)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이지요. 이런 의견 또한 베트남전 혹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전(길어지는 전쟁, 인명손실로 부시의 지지가 그나마 조금 떨어졌지요)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인 사람들 덕분이겠지요(글자체가 다르네요. 특별히 강조할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실 핵은 이제껏 단 한차례 사용이 되었지요. 당시 물론 일본은 핵이 없었습니다. 당연히도 핵을 가진 나라에 대해 핵공격이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핵을 가진 나라들끼리의 직접전쟁도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물론 임필수씨는 미소간의 많은 대리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라크 전을 보고선 특히. 어떤 이들은 북이 핵을 이라크 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최소한 가지려고 노력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선 북은 그 정도야 부시정권에서보다야 덜했지만 지속적으로 한미 군사훈련 등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정도로 이야기해 두지요.

북한 핵은 핵확산을 가져올 것이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설마 핵확산 주 요인을 북한으로 보거나, 현재의 NPT 체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지요?

이런 핵 확산은 핵관리 위험을 증폭시킬 것이다, 특히 제3세계의 정부나 독재자들이나 비국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이 들어가면?, 이들은 핵을 아무렇게나 기분내키는대로 뻥뻥 터뜨릴 게 아닌가?, 그래서 세계가 아주 위험해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가능한 한 핵확산을 막아야 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핵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테러가 없는 세상, 핵이 없는 세상을 하루빨리 만들어내야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북한을 비롯한 ‘악의 축’ 국가들, 혹 이후 핵을 가질지도 모를 국가들이 핵전쟁이나 핵선제공격을 할지도 모른다 는 등의 이야기에 대해서입니다. 전 이들 국가들의 핵사용 및 부실한 관리보다는 미국의 핵선제공격이나 사용이 더 걱정스럽습니다. 전자 국가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핵능력이 미국의 그것에 필적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감히 미국을 선제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구조상 방어용일뿐입니다. 미국지도자는 자본의 이익에 이끌려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에도 국민의 지지여부라는 통제장치가 어느정도 작동하겠지만요. 암튼 벌어질지도 모를 핵확산이 지금보다 더 핵사용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것에 별로 동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문제는 사용가능한 핵으로 개량을 하고 있는, 그리고 제국주의적 이익에 이끌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국의 핵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핵확산이 반미반전반핵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을 어렵게 할 것이다, 혹은 한반도로 국한하면 북한핵이 남한에서, 동아시아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이런 운동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 여전히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미국핵과 방어용일 수밖에 없는 제3세계 혹은 북한 핵이 가지는 비대칭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한나라당 회의장 벽면에 ‘비핵 반전 평화’라는 구호를 써붙여서 텔레비전에 나오더라고요. 이들이 미국핵까지 포함해서, 혹 남한의 핵우산을 포함해서 비핵을 이야기했을까요? 여기서 ‘비핵’은 당연히 ‘북핵’을 대상으로 하겠지요. 현재 남한에서 핵 일반에 대한 비판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우스운 에피소드라 할 수 있습니다. 비대칭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것이 전제된다면 남한에서, 일본에서, 미국에서 반미반전반핵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의 운동? 앞에서 말한대로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뭘 더 바랍니까. 북한 핑계대지 말고 우리운동 열심히 하자는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이 운동이다? 남한에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필요하달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미국과 핵전쟁을 불사하자는, 혹은 미국과 핵전쟁을 해도 북이 이긴다는 황당한 사람들 비판해야겠지요.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반미반전반핵에 대한 비실천의 핑계거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북은 미소간의 핵경쟁같은 핵경쟁으로 뛰어들게 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전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군사력경쟁을 해서 미국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은 북한 정권이 더 잘 알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과 일부 남한 운동세력에게 자신들의 (핵)군사력을 과장해서 홍보하고 일부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로 믿고 있고, 혹 믿는 척하고 있을지라도 자신들의 (핵)군사력이 미국의 그것에 못미친다는 것은 북한 정권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위력 혹 협상용이 강하다는 것이지요. 북의 (종국적인)비핵화 운운은, 글쎄요, ‘사회주의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일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사실을 직시한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최원씨가 문제삼은 진정한 사회주의의 ‘보호’에 대해. 저도 현재 세계에서 ‘진정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는 형용모순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즉 쉽게 말하면 공산주의는 여러 모순 및 차이의 해소의 장기역사적 과정이랄 수도 있고, 좀 어렵게 이야기하자면(그리고 앞의 내용과 좀 차이는 좀 있겠지만) “공산주의는 오직 현재의 모순을 폐기하는 현재의 운동이라는 것 그것도 보증 없는! 운동이라는 것”이랄 수도 있겠지요. 제가 형용모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외부모순과 내부모순의 상호 전이(轉移)(이런 개념이 있나요?)랄까 (사회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의 모순 혹은 (반)주변과 중심의 외부모순의 각 사회 내부모순으로의 전화 혹은 내부모순의 외부모순으로의 이관(移關) 등), 아니면 더 나아가 사회들 내외부 모순의 구별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transindividual 한 관계?) 때문입니다*)


*) 그런 점에서 전 몰락한 사회주의나 현재의 북한사회에 대해 약간의 연대책임감을 느낍니다. 서준식선생이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실패한’ 북한에 대해 쉽게 말을 못하겠다는 것이지요. 우리 혹은 내 문제라는 것이지요. 북한사회 모순덩어리일 것입니다. 어쩌면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지배계급’이 인민을 착취하고 억압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 사실 전 이것에 대해 정보가 없고 유보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획득한 대부분의 정보가 제국주의적 질서를 재생산하기 위한 초민족적 매스컴에서 나온 것 아닌가요. 그래서 못믿겠다는 것이 아니라 안믿겠다는 겁니다 -,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구조와 담지자를 동시에 얘기해야 하고 보다 우선적인 것은 세계질서라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역사적 사회주의의 산물이지요. 사회주의 운동에 뛰어든 우리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사회는 어떻습니까? 우리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발딛고 있는 사회의 모순해결에 힘을 쏟아야 하고 과거 운동에 대한 철저한 탐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어쩌면 거의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북한 사회나 지도자(혹은 그를 따르는 남한 내부 운동세력)를 힐난하고 있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회를 변화시킬 지렛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가능성은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반대운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북의 외부모순을 완화해 주는 것, 그래서 북 내부 모순을 현저히 드러나게 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를 혁명이후 주요모순의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 반공주의의 공격을 받아칠 수 있는 정도의 괜찮은 사회 정도라는 통상적인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사회에도 미해결의 모순이나 차이 등이 있을텐데 그 중 하나가 제국주의와의 투쟁이라 생각한 것이고, ‘보호’는 이런 투쟁(운동)을 통한 보호인 것이고, 그런 점에서 보호라는 단어에서 유토피아나 ‘목적론’을 읽어내시지 말기 바랍니다.

비폭력, 대항폭력, 반폭력에 대해. 잘은 모르겠습니다. 핵무기와 첨단무기로 무장한 미국 앞에 재래식 무기로 맞서는 것이 또 다른 이라크(극도의 폭력상황)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냐라는 생각입니다. 미국이 윈-윈 정책을 폐기했다든지, 중국 한국의 반대 때문에 북한공격이 불가능했다 랄지 등의 얘기는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라크전은 개전 초기 쉽게 이기는 형상이었고, 미국의 정책은 변경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만에 하나를 대비해야 했었을 수도 있는 거지요. 그리고 미국의 무시나 배제도 역시 북한죽이기는 매 한가지고 북한은 이 상황을 당연히 타개해 보려 하지 않을까요? 북핵이 인민들의 사기를 저하시켜 운동을 불가능하게 한다거나(최원씨), 핵을 가진 혹은 가지게 되는 국가들이 ‘국가간체계의 생존논리’에 빠져들어 운동을 희생시키게 될 것(백승욱 선생)이라거나 하는 얘기는 앞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아이고 어디 가봐야 하겠습니다. 혹 글이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글들이 오고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좀 미흡하더라도 여기서 끝낸다고 생각하렵니다. 두 분 혹은 세 분의 답글을 제가 막지는 않겠으나(막을 수도 없고) 전 가능한 한 답을 안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할 일이 많거든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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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에 대해 어느 친구와 이야기 하던 중

 

그 친구 왈.

압도적인 군사력과 핵을 가지고 위협을 가하는 미국을 상대로

북이 최소한의 핵무장을 못하게 하는 것은 비폭력노선이라는 것이다.

 

집회장에서 경찰이 마구 밀고 들어오는데 비폭 비폭을 외치는 사람들과

뭐가 다르냐고...

 

비폭력은 대항폭력보다 때로 더 커다란 폭력상황을 나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고,

참 어려운 문제다.

이라크 전이라는 사례도 있고...

 

한편 북한핵에 대한 운동진영의 태도에는 북한사회에 대한 시각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는 한호석, 채만수씨를 한 쪽으로 하고 사회당을 다른 한 쪽으로 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고민택씨를 비롯 몇몇 예외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나아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될 수 있을 것 같다.

 

-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만일 북한이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이고 미국으로부터 갖은 위협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이 핵무장을 했다면 우리의 태도는 어땠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제국주의 위협이 강력한 상황에서 진정한 사회주의가 건설가능한가, 진정한 사회주의사회라면 인민들의 지지만으로도 미국(과 내부 동조자)을 격퇴할 수 있었을테니까 (핵)무장이 아예 필요없었을 것이다(칠레사례는?) 등의 이견이 제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족으로 북한이 이런 사회라면 북한 인민뿐만 아니라 전세계 진보진영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아 미국이 감히 위협을 가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그래도 위협을 했을까? 난 했을 것으로 본다.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는 반제에 철두철미할 것이니까!)

 

- 역사적 사회주의의 공과 과, 그리고 조선적 특수성이 가미되었을 북한사회는 미국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무너져도 좋은가 아니면 핵무기로라도 방어를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핵을 가진 국가들끼리 전쟁, 지금까지는 없었던 전쟁도 가능하기 때문에 방어가 안된다, 또는 핵경쟁을 하느라 이것이 독재나 경제난을 일으켜 내부붕괴를 야기할 것이다는 등의 토를 달 수도 있다. 토에 토를 달면 어떤 이들은 북이 재래식 무기경쟁의 비용보다 핵 몇개 가지는게 비용상으로 더 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 파괴력이 엄청난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혹은 비핵 대량살상무기)와 경량화된(사용가능한?) 핵 사이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여전히 엄청난 차이인가? 그래서 핵은 근본적으로 다른 무기와 같은가 다른가? 핵이 사용되지 말아야 할 무기라면 다른 대량살상무기, 첨단화된 재래식 무기, 심지어는 모든 재래식 무기도 사용되지 말아야할 무기 아닌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쟁과 폭력을 감축하고 그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싸움을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여러가지 측면(국제적인 상황, 무기체계 등)에서 많이 달라져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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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보유 및 시험을

미국핵과 경쟁하던 소련핵무장과 동일시한 것은 아무래도 과한 것 같다.

미국 대 소련과 미국 대 북한은 다르지 않은가?

소련은 평화운동을 억압하면서 미국과 그야말로 무력경쟁을 한 것이고, 북한은 핵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할 정도로 극단적이긴 하지만 배제당하지 않고 생존할 권리를 주장한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북한이 미제에 핵군사력으로 당당히 맞서고 있다며 '민족적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사람이나, 북한이 저런 상태로 내몰린 저간의 사정을 눈감고 북한을 미국과 동일한 정도로 비판한 사람이나 사태를 균형있게 보지 못한 것은 매 한가지 안닌가 싶다.

 

그래서 다음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 북한 행보의 불가피성은 어느정도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핵보유와 핵시험이 북한의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기는 힘들다. 북한핵으로 미국핵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교착상태를 만들어낼 수는 있을지라도. 그리고 현재의 생존투쟁을 승리한다 해도 그것은 그야말로 생존 그 자체다. 미국 지배세력에 어떤 커다란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

 

- 문제해결의 이니셔티브는 핵을 독과점하고 전쟁과 신자유주의로 전세계 인민들을 위협하는 미국 지배세력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세력을 패퇴시키는 싸움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세력에게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이런 세력을 찾자면 아무래도 남한 사회운동세력이지 않을까. 지금 미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 듯 보이는 북한(정권담당자나 인민들이나)의 경우 미국의 지배세력을 침식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단지 생존이 급할 뿐. 그래서 외양상의 치열한 대결과는 달리 타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남한 사회운동세력은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 반미반전 투쟁을 열심히 할 일이다. 그리고 세계적 연대투쟁을 조직할 일이다. 이 일을 같이 하지 않거나 이 일을 방해하는 세력들은 머지 않아 운동세력으로서는 밀려나거나 소멸될 것이다. 마침내 반미투쟁에서도 남한 사회운동의 주도성과 우위가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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