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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과 창조한국당의 갈림길에서 진보도 아니요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서 4월 총선을 기다리는 사람이 한소리 하고 싶어 자판을 눌러봅니다.
심상정의 진보신당이냐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이냐 고민에 고민을 하던 차 필리핀 출신의 여성을 비례대표로 세운 창조한국당을 보면서 마음 기울기가 조금은 더 창조한국당으로 기울어졌습니다.
비례대표확정자 발표를 보면서 한국 말을 잘하지 못하는 여성을 국회의원으로 세운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하시는 분들에게 만약 날 그 자리에 올려놨다면 그 여성보다는 조금은 낳겠지만 나 역시 버벅 거렸을 것임을 알기에 처음엔 대부분의 사람은 다 그렇게 버벅 거립니다라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긴장되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수 많은 기자들 앞에서, 이 땅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여성에 대해, 타문화권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지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온 여성이기에 그 정도만이라도 해 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론은 긴장한 그녀를 집중 조명하지만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15년 전 이 땅에 시집와 살다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2명의 자녀를 양육해야 했고,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어 자녀들을 자신이 자라온 필리핀으로 떠나보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삶과 그녀의 자녀들을 조국 땅에서 몰아낸 우리의 척박하고 끔찍한 모습은 외면한 채 말이 어눌한 여성, 준비되지 않은 여성을 비례대표로 세운 것이 문제라고 말들을 합니다.
그녀가 국회에 들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외국인에 대한 불평등한 차별에 대해 국회에서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 이상 외국출신 그것도 우리네 시각에서 벗어나 있는 하얀색이 아닌 피부를 지닌 외국인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난 창조한국당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나의 보여주기 위한 행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보여준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난 그녀의 피부색과 그녀의 어린 두 자녀가 조국 땅에서 살아갈 수 없어 어머니가 살아온 땅으로 간 아이들과 지금도 이 땅에 함께 살아가지만 자꾸만 사각지대로 내쳐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그녀의 국회 입성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해 이 땅에서 15년을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여성입니다. 그녀의 비례대표 선택이 그렇게 큰 잘못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