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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요즘 미루는 아기태를 조금씩 벗고 있다.

이제 주체할 수 없는 짜증이나 때는 많이 사라졌다.

 

동네아이들이랑 놀다가 힘이 딸릴때는 막 울어재끼는데

그럴때도 "당황했구나. 놀랬구나" 하고 나이 많은 아이들의 기세에 눌린 마음을 읽어주면 금새 눈물을 그친다.

 

장난도 슬슬 걸어온다.

쇼파에 거꾸로 매달려서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한다.

그럼 얼렁 달려가 안아올려서 앉혀주면 또 꺼꾸로 매달려서 반복한다.

 

어린이집도 이젠 잘 간다.

선생님 덕분이기도 하고 아는 녀석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미루 기질상 아이들이랑 노는 것을 즐기는 것도 같고...

근데 '반장기질' 이 있어서 다른 아이들이 방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끌고 오고 그런단다. 흨...

 

그래도

내가 밤에 아기를 보는 날이면 둘이서 참 평화롭게 보낸다.

내가 집안일을 하러 돌아다니면 쫓아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그러다 재미 없으면 혼자 돌아다니며 놀고 춤도 추고 그런다.

잘 웃고 흥얼거린다.

 

그러다 잠을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코 자요" 하면서 눈을 감고는 자는 척 하는 나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노래를 해준다.

그러다 내가 진짜로 잠이 들고 그러다 눈을 뜨면 녀석이 자고 있다.

 

어제는 " 코 자요" 하고는 이야기를 해줬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불자동차 이야기다.

"불자동차가 살았어요. 응응 살수차, 구급차, 사다리차가 있었어요. 응응"

너무 웃음이 나서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그러다 또 눈 감고 코 잔다.

 

참....잠자는 것을 힘들어 하던 녀석인데 그래서 나나 상구도 참 많이 힘들었는데

육아 어려움의 70%가 잠재우는 거였는데...

그런 녀석이 이제 뒹굴거리다 자기도 하고 노래 부르다 자기도 하고 그런다.

 

녀석을 보고 있으면 참 여유롭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유모도 많고 항상 웃으며 산다.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나 보다.

물론 걱정이 많은 기질이어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차가 다가오면

안아달라고 파고들긴하는데...금새 잊는다.

 

난 참 긴장하고 여유 없이 살았는데

녀석은 참 여유있고 흥이 많아서 부럽고 부럽다.

여전히 에너지가 많아서 아이들이랑 부딛치고 싸워서 나의 스트레스를 높혀주시긴 하는데....선생님 왈 "원래가 에너지가 많은 아이로 타고난 것 같아요" 하신다. 흨...

제발 하루 말대로 그것이 경계를 알아가고 세상을 탐험하는 것이길...그래서 어느순간 정말 점잖아지길.

 

이제 꽉찬 25개월, 아기티를 조금씩 벗고 있는 녀석과 보내는 시간은

나름 평화롭다.  건강하게 잘 지내자. 미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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