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멍하네.

지난 주는 교육 덕분에 한밤중에 나다니게 됐다.

오랜만에 밤중에 나가다 보니 기온이 어찌되는지 몰라 첫날 교육 끝나고 나서는 감기에 제대로 걸려버렸다. 병원갈 시간도 없어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사들고 다녔는데 정작 교육을 마치고 나면 열이 내리고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졌다.

여튼 그렇게 골골 거리면서 교육을 했는데 교육 끝나고 나서는 미루가 아팠다.

금욜 아침에 번역해주실 분을 만나야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옮기고 미루를 돌봐야했는데...

감기가 덜 떨어진 상태로 미루는 돌보다 보니 좀 힘들었다.

금욜 낮에는 좀 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집 베란다에 주워다 놓은 상자를 마루에 풀었다.

김치냉장고 박스였는데 미루 놀이집 만들어주려고 전자매장에서 얻어다 놓은 것이었다.

그걸 꺼내주었더니 미루는 신나게 논다. 덕분에 한시간 정도 제대로 잤다.

그렇게 미루랑 삼일을 연짱 지내다 보니 미루 놀이집 데려다 주고 삼실에 일찍 왔는데도

머리가 멍해 두시간째 웹서핑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햇볕을 좀 쐬면 정신이 맑아지려나??

아님 이른 점심을?

월요병이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알아.

미루가 아프다.

어제는 밤새 열이 내리지 않았다.

자다가 몇번을 발을 만져봤는데 계속 열이 있었다.

요즘 들어 말이 통해서 밤중 수유가 많이 줄었는데

아기가 아프니 목이라고 축이고 자라고 자주 젖을 물렸다. 

몇번 깨긴 했지만 다행히 칭얼되지 않고 잠은 잤는데

새벽녘까지 열이 내리지 않아서 이대로 두면 기력이 떨어져

새날에 감기가 더 심해질 것 같아 해열제를 먹였다.

그랬더니 두시간을 깨지 않고 잤다.

가엽다.

생각해보면 주로 내가 교육이 있어 밤에 늦게 들어 올때

미루가 아팠던 거 같다.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 때 아가가 아프다.

오늘이 교육 마지막인데 아침에 작업 약속이 있어 삼실에 일찍 나와야했다.

낮시간이라도 같이 보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야하는 아기를 상구백에게 맡기고 안녕했다. 맘이 참...

낼도 일이 있으니.....음

그래도 얼렁 일 끝내고 오후에

놀이집에서 좀 일찍 데려와서 집에서 쉬게 해줘야겠다. 

미루야 알어...너 아픈거.

많이 힘들지. 그래도 징징거리지 않고 잘 노는 널 보면

나보다 니가 더 강하단 생각이 들어.

많이 지켜보지 못해 미안해.

그래도 보이지 않는 빨간 털실로 너랑 나랑 이어져 있는 거 알지.

(물론 너가 원할때까지지만)

힘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배고프다

로리가 밥 사준다고..

흐흐흐 조아~조아~

기다리란다.

근데 그 사이 열심히 일할라 했는데

아니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다지.

너무 열심히 일해서 프리미어가 힘등가부다.

너무 오랜만인거지. ㅋㅎㅎ

자막 파일들이 재깍재깍 안 열리다. 이젠 완전 무반응.

멋진 프리미어. 바로 바로 자신의 느낌을 온몸으로 구현하다니. ㅋㅎ

이-------로리 기둘리면서 열심히 일할라구 했는데

아...일 안하고 기달리니 배가 더 고프다.

그래서 블질중.

(이유도 가지가지다 쳇)

미루이야기

요즘 미루는 마이 사람다워졌다.

아마 미루 태어나고 나서 나는 이 말을 수백번도 더 한거 같다.

여튼 미루는 이가 마구 나고 있고

말귀를 귀신 같이 알아 듣고는 호불호를 너무나~ 강렬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이제 코를 풀수 있게 되었다.

콧물이 나면 언제나 코를 닦아 주면서 너무 답답했었다.

흥~ 하고 풀면 좋은데 그걸 못하니 항상 나온 코만 닦아 줄 수 밖에.

근데 지난 토요일 부터 코를 풀면서 "미루, 흥 해~"하면 "흥"하고 코를 푼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한다. "코 닦아 주세요." 으헤헤.

이제 미루는 '흥'하는 사람이 되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불변

불변의 법칙은 이번에도..흨..

우선 법칙 성립을 위한 바쁜 일 리스트:

1. 담주까정 베트남 갔다 온 것을 정리해서 영상 보고서 제출해야 함.

20분 분량, 번역해야 할 것도 있음. 그러나...아직까지 캡쳐도 안했음.

캬캬캬

2. 이번주 일요일, 올 봄 날 기죽게 했던 하루 6시간짜리 강의가 있음.

오늘 겨우 자료 다시 확인해 봄. 요즘 저녁을 통으로 내가 미루랑 노는데

미루 체력이 날로 왕성해지고 있고 나의 체력은 날로 저조해지고 있음.

고로 미루 자면 나도 같이 자야함. 그러니 밤시간에 교육 준비할 수 없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의 내가 역쉬~나 많은 것을 준비해 놨음.

그저 과거의 나에게 감사할 따름이요.

3. 담주 화, 수, 목은 연장 강의가 있음. 캬캬캬...

이것은....아직 준비 못했음. 그저 과거의 나를 믿어 볼 밖에.

그래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은 있는데...언제 하냐고용.

이렇게 바쁘다.

ㅎㅎ

그런데 블질은 느무 하고 싶다는 거죠.

게다가 갑자기 수다신이 강립하셔서 막 입이 근질근질하고

사람이 보고 싶고. 평소에는 안보고 싶던 사람들까지 보고싶어서

아까 오후에는 괜시리 친구한테 전화까정해서는

나 안보고 싶냐고 때쓰고

그러다여지블모 활동을 보면서 문득 나도 하고 싶단 생각을 하고

그러다 문득 아기가 있는 활동가들끼리 함 모여서 시간관리 노하우와

노고를 나누면 좋겠단 생각도 들고

그러다 '붉은'과 이야기하다 얻게된 아이디어에 대해 포스팅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다 베트남 갈때 공항에서 주민등록증 없는 것과 관련한 사건에 대한 포스팅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다 미루의 변화를 기록해야 한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로리에게 작업실 청소했으니 얼렁 돌아오라는 포스팅을 해야 한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그러다 문득 카메라 사야하는 데 어느 놈이 좋은지 '말걸기'에게 물어봐야 한단 생각이 들고

이렇게 라도 풀어야쥐...

그리고 다시 교육 준비로..

언젠간 다 할 수 있겠지.

글자가 크니 속이 시원하고 뭔가 많이 쓴 것 같아 쁘듯하군.

나를 속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냥 밀어내기

*

붉은의 마지막 화요일 점심시간을 잡아채서 참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고는

수다가 갑자기 막 고파졌다. 그만큼 오래된 거지. 수다를 실컷 떨어본지가.

여튼 그녀의 마지막 화요일을 잡아챈 것이 좀 미안하다.

사실 한국에 있어도 일 아니면 자주 볼 수도 없었을 텐데 나의 복귀(?)초반과

그녀의 한국 떠나기 전 며칠이 만난거지. 음...그래도 미안하네...그러니

붉은 캐나다 가서 자리 잡음 주소 알켜주라...담배 한보루 보낼께^^

 

***

문득 내가 그 동안, 그러니까 출산.임신 전에 말이다.

사람을 너무 목적의식적으로 만났단 생각이 들었다.

좀 다르게 사람들을 만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만나야 하나...고민 좀 해봐야겠다.

 

*

붉은을 만나러 가기 전 아침에 버럭 화낼 일이 있었다.

음...그런데 뭐 그냥 저냥 넘어가고 이후로도 붉은 만나기 전까지 곱씹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하고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성장하자 급하지 말고. 그럼 되지 뭐.

 

*

안될 줄 알았지만 그래도 떨어지니 혈압 내려가네.

음...에이 뭐.

 

*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건...

역시 할 일이 많기도 하고 (불변의 법칙)

마음에 있는 짐을 내려 놓고

얼렁 일 하자란 맘이 크다.

음...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할 일 많을 때 포스팅을 하나???

 

*

여튼 가을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유목

달군님의 [작별들] 에 관련된 글.

이런 쓰던 글이 날라갔다. 흨..

 

여튼 요약하면 이번 베트남 가가전 바빠서 여행준비를 제대로 못했다.

막상 공항에 도착하니 슁숭하기도 하고 자유롭기도 한데 그 느낌은 안을 수가 없어서 짐 붙이고 서점으로 향했다. 거서 산 책이 고미숙씨가 쓴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이다. 원래 여행가서 읽으려고 했던 책은 여러번 읽었는데도 다시 그 느낌들을 내 살로 만들고 싶었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제목이 이게 맞나? 이 제목은 항상 헷깔린다. 처음 발을 잘못들려놓은 것이지) 였는데 안 가져왔고 다른 블로그에서 본 '여행의 기술'(이것도 맞나? 이건 기억력 저하로..흨)이었는데 없었지 뭐. 그래서 여행의 기운을 담을 책을 찼다 든것이 이 책. 밑줄을 꼭 거야만 진도가 나가는데...그 밑줄 중 하나. 달군의 블로그를 보니 요즘 달군의 냄새가 이것과 비슷해서..

 

 

"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허약한 미숙아다.

모든 곳을 고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세계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 신비주의 스콜라 철학자 '빅톨 위고'"

 

 

'난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비행기 속에서 살짝 웃었지. -_-

달군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성장통

어젯밤 일이다.

하루를 세식구 만족스럽게 보내고(상구백 알바 때문에 주말을 세식구가 못 보내다 보니 그런 기회만 생기면 무슨 걸식 걸린 사람들 처럼 세식구가 서로한테 밀착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근인거지.) 미루 먼저 잠자리에 들고 나도 너무 졸려서 같이 자고 있는데 미루가 두 번을 깨는 거다. 미루는 주로 9시 전후로 자서 12시까지는 자주 안깬다. 그 이후에는 그날 그날 다른데 이것도 좀 묘하다. 여튼...

 

미루가 한번깨고 두번째 깨서는...대성통곡.

안아줘도 울고 맘달래라고 젖을 먹으라고 하는데도 물려고도 하지 않는다.

혹시 저녁에 먹은 것 중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이 있나 싶어 얼굴을 보려고 불을 켰는데 다행이 아무 이상이 없다. 눈이 좀 부어오르긴 했는데 그건 그냥 울어서 그런 것 같다. 목소리를 들어봐도 별 다른 게 없다. 이전에 미루가 덜 익은 달걀을 먹고 얼굴이 부어 오른 적이 있어서 응급실에 갔을때 의사가 얼굴이 붓는 것 중에서 입주변이 부어오르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했었다. 입주변 특히 입속이 부어오르는 것, 목 구멍쪽이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단다. 여튼 우는 소리를 들어 보니 평소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마구 울어 데는데 한 이십분을 운다. 목이 마를 것 같아 물을 줄까 물어보니 먹겠단 얼굴이다. 그릇에 조금 덜어 먹이려고 입에 대니 몸을 비비 꼬면서 뒤로 자지러진다. 참나...아무래도 이가 나는 것 같다.  한 이십분을 자기 몸에 손도 못 대게 하고 울더니 지쳐서 잤다.

 

미루는 이 나는 속도가 남다르다. 다른 아이들이 하나씩 하나씩 나아서 여덟개가 된 이후에 미루는 위 아래 합해서 네개인채로 한참을 있다 갑자기 한꺼번에 네개가 나와서 여덟개가 됐었다. 아마도 지금쯤 다른 아이들은 송곳니 어금니도 나왔을꺼다. 그래서 미루는 어금니가 아직 없어서 음식을 꼭꼭 씹어먹지 못하고 대충대충 먹는 편이다. 항상 앞니로 덮섭덮섭.

 

아침에 일어나 입안을 보니 윗니 두개 옆에 송곳니가 봉긋 나와 있다. 이게 살을 파고 나오려고 그랬나 싶어 야속하기도 하고 너무 멋지기도 해서 자꾸 보고 싶은데 입을 벌리면 미루가 혀로 이를 가린다.

 

뒤집을때나 걸을때 폭풍이 일어난다고 하던데 미루는 여지껏 이런 일은 없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성장통을 하는 것 같다. 근디...이제 겨우 송곳니 하나 나왔다. 아직 나머지 송곳니 어금니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 무서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이는 자란다.

아니 더 정확히 변한다. 아니 그냥 자란다가 더 맞는 것 같다. 변한다에는 성장의 의미가 없으니까.

 

*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부족했는데, 10대를 보내면서 경제적으로 부족했지만 그것보다는 부모의 눈빛과 말, 정서적 나눔 뭐 그런 것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당시 가장 답답했던 것은 요상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싫었던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학교, 집의 무한 반복, 무한 반복되는 모든 것들이 답답했다. 그래서 소설책도 읽고 낭중에는 철학책도 읽었지만 그래도 참 지루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세계여행을 꿈꾸기도 하고 그러다가 너무 먼 일인것 같아 그냥 노선이 가장 긴 버스를 타고 2~3시간을 멍하니 시내구경을 하면서 맘을 달래기도 했다. 아마도 이건 좀 커서 일이고 초등학교때는 집 뒷산으로 마구 돌아다니며 칡도 캐서 먹고 비 맞으며 돌아다니고 그랬던 거 같다. 그땐 좀 외로웠던거 같다. 그때 조금이라도 그런 맘을 나눌 사람이 있었다면 맏이인 난 그럴 맘을 나눌 사람이 부모였을텐데 엄마는 아이 셋을 건사하면서 일을 하느라 항상 바빴다. 아침이면 도시락을 다섯개까지 싸는 엄마를 보면서 그냥 그녀의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지 하는 맘 밖에 안들었다. 그래서 피아노를, 태권도를 배우겠다는 동생들이 이상했다. 나에겐 원초적으로 배제되었던 욕망이었으니까. 그런걸 배우고 싶어하다니. 우리집 같은 경제상황은 가진 집에서 말이지. 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슬프네. 어린것이 말이지. 참.

 

여튼 아이는 변한다. 자란다. 매 순간 자라고 생각하고 자란다. 그 순간을 나눌 수만 있다면...좋겠다.

 

*

베트남으로 떠나던 날 아침, 상구백이 미루를 놀이집에 데려다 주러 나가는 모습을 핸드폰에 담았다. 베트남에 가서 보고 싶으면 보려고...그러고는 정작 베트남에서는 오기 전날 아침에 한번 꺼내 봤다. 그곳에서는 로밍하지 않은 핸드폰은 별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 짐 가방 가장 깊숙히 넣어 둔 이유도 있었지만 왠쥐 한번 보면 보고싶은 마음을 주채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보고싶은 마음을 닫아버렸다. 아니 미루에 대한 마음을 닫아 버렸다. 밤마다 상구백이랑 통화하면서도 미루 안부는 물어봤지만 차마 목소리는 들을 수 없어서 바꾸지 말라고 했다. 미루랑 16개월만에 처음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보고싶은 맘이 어떤 모양새를 띠고 있을지 감이 안오고 막 보고싶어지면 그 다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마음을 닫아 버렸다. 물론 여러가지 걱정은 됐지만 의외로 그런 부분은 쉽게 맘이 정리됐었다. 어차피 내가 같이 없으니 무슨 일이 나든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그저 상구백이 잘 할거라 믿고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의지라도 되게 전화라도 자주하자 뭐 그런 맘이었다. 여튼....오는 날 아침 사진을 보는데 참 낯설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아이는 더 작고 더 어린데 사진 속의 아이는 크고 성장한 모습이었다. 이상한 맘이 들었지만 뭐...그러고 집에 왔다.

 

현관문을 여니 이내 상구백이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팔짝팔짝 뛴다. 그러면서 "미루야~~~ 엄마 왔어" 하면서 식탁쪽을 바라본다. 다 들어와서 그쪽을 봤더니 식탁위에 왠 거대한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미루는 일주일 만에 본 엄마가 좀 머쓱했는지 그냥 미소띤 얼굴로 밥을 먹는다. 16개월 아기는 기억력이 일주일이라던데 그래서 못 알아보나 뭐 그런 맘은 들었지만 솔직히 미루는 대충 머쓱한 얼굴로 그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같은데 정작 난 참 낯설었다. 일주일만에 아이가 이렇게 크다니...정말 몰라보게 자랐다. 덩치도 많이 큰 것 같고 하는 표정이며 동작이 내가 아는 미루가 아니었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으면서 상구백이랑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도 미루는 날 살피면서 밥만 먹는다. 옷을 다 갈아 입고 미루한테 갔더니 그제서야 미루가 두팔을 내민다. 꼭 안고 늘 앉던 자리에 앉았더니 어깨를 들썩이면서 곱게 웃는다. 그러고는 젖을 달라고 옷을 올린다. 한참을 젖을 먹이는데 아기가 참 많이 자랐다. 더 또렷해지고 더 컸다. 다리도 팔도 얼굴도 어깨도 참 많이 자랐다.

 

*

미루는 태어난지 이제 16개월하고 15일 정도 지났다. 그런데도 난 내 머릿속에 미루에 대한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나보다. 어느새 문장으로 뭐라 뭐라 하는 녀석을 보면 이런 순간이 다신 오지 않을텐데 많이 아쉽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난 미루를 여전히 뒤집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던 아기 미루로 여기고 있다. 슬쩍 보면 별 차이 안나는데....그래도 아기는 변한다. 조금씩 조금씩 하루 하루 성장한다. 내가 그리 지겹게 여겼던 반복되는 일상속에서도 아이는 성장한다. 놓치지 말아야지. 아기가 하루 하루 성장하는 것을 봐야지. 그리고 즐겨야지. 안그럼 정말 어느순간 내 등 뒤에서 외로워하는 아이가 있을 것 같다. 자길 좀 봐달라는 아이가 있을 것 같다. 음...건 또 슬픈 일.

 

*

필요할때 오버해서 박수를 치더라도 너무 나서서 아는척은 하지말아야지. 그냥 한 인간이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으로 상구백이랑 키득키득 거려야지. 그럼 족하지 뭐.  아이는 자란다. 잊지 말아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주일 동안

schua님의 [일주일] 에 관련된 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베트남행은 나름 얻은 것이 많았다.

한 며칠 더 있었으면 좋았을 듯도 한데 그렇게까지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조금씩 가는 거니까. 그리고 그만큼으로도 얻은게 있으니 그걸 소중히 정리하면 되니까.

음...대략 수동적 자기 긍정이군...여튼...정리하면

 

1.

통잠을 잤다. 아직 미루가 모유를 먹고 있어 밤새 한두번은 깬다. 딱히 모유 때문은 아닐때도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면 힘들어서 자주 깬다. 어떨때는 한시간 마다 한번씩 깰때도 있다. 혹은 이가 난다거나 혹은 열이 나서 아프다거나 하면 자주 깬다. 그렇게 16개월을 보내다. 혼자서 방을 쓰고 혼자서 밤에 잠을 자니...진정 잠을 잤다. 첫날은 어색해서 한시간반 마다 깨서 삼십분을 할일 없이 보내다 다시 잠을 청하곤했지만 그 이후로는 열두시 전후로 자서 아침에 일어날때까지 그냥 내리 잤다. 음...아기랑 자보지 않은 사람은 감이 잘 안오겠지만....참 만족스러운 잠을 잤다. 이것만으로 일하러 가서 휴가간 기분이었달까...이 시간에 상구백은 고생을 했겠지만. 음..

 

2.

이상하게 언제부턴가 외국에 나가면 꼭 일이 생긴다. 이번에도 일행들은 먼저 출발했고 난 나중에 출발했는데 내가 들어가는 날 일행들이 국내선으로 하노이에 있다 호치민으로 오니 그냥 공항에서 만나자고 했다. 공항이 작으니 그냥 오라고 했다. 무작정. 글고 체류비도 주니 굳이 준비해오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고...게다가 짧은 기간 동안 일만하러 가니 베트남에 대한 다른 정보도 챙겨가지 않았다. 여튼 그렇게 공항에 도착했는데 약간 연착해서 밤 10시 15분에 도착하기로 한 비행기가 11시가 다 되서 도착...짐 찾으면서 시간이 또 지체...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일행들이 잘 기다려줄까??? 여튼 짐 찾아 나오니 11시반이 넘었다. 음...한시간 반을 잘 기다리고 있으려나. 뭐 그런 생각을 하며 공항을 나섰는데...이런 이런 너무 사람들이 많은거다. 이 틈에서 일행을 찾을 수 있으려나...걱정. 근데 멀리 "domestic airport" 란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 오마이갓. 내가 내린 공항은 국제선공항이고 국내선공항은 따로 있었던거다. 안그래도 만나기로 한 사람엑 물어봤었는데 뭐 작은 공항이니 그냥 걱정 말라는 답만 들었었다. 음...어쩐다. 설상가상 일행의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도 한국에 놓고 왔다. 음....뭐야 이거~~~

 

우선 숨을 고르기로 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있는데 택시 삐끼들이 사납게 달겨든다.

얼마를 부르는데 도통 몰겠다. 이쪽 물가를 모르니 게다가 1달러에 여기 돈으로 얼마나하는 지도 모르고 왔는데...아 내가 이렇게 대책 없이 살았나 싶기도 하고....멍해졌다. 다시 한번 숨호습을 하고 우선 시장조사를 하기로 했다. 호텔 주소를 적어 놓은 것이 있어 맘씨 좋게 생긴 사람에게 물어 봤더니 거기가 어딘지 안단다. 대략 30분 걸리고 10달러 달란다. 음...그렇군. 다시 다른 사람에게 물으니 15달러. 에라~ 양심 없는 사람. 결국 처음에 물어본 사람에게 갔다. 우선 담배 한대를 빌렸다. 정신 좀 가다듬고 그 사람에게 물었다. 아기가 있냐고....참 뭔소린지... 근데 이상하게 그게 궁금했다. 그랬더니 식구가 일곱이란다. 그 말에 나도 아기가 있어. 그랬다. 그리고는 그 사람 차를 탔다. 차는 낡은 봉고같은 승합차였는데 차를 보는 순간 내가 잘못 선택했나 싶기도 하고 걱정이 되었다. 어디다 갔다 버려도 모르겠고 그래서 계속 말을 시켰다. 이런 저런....그러면 어디가 갔다 버려도 맘 안편하겠지 싶어서. 하여튼 별 머리를 다 굴린다. 여튼 호텔까지 오는데 딱 10분 걸리고 이건 도저히 10달러 거리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이건 4~5천원이면 될 거리. 웃음이 나왔다. 차에서 내려 참 비싸다고 했더니 "friendship"  이란다. 그저 웃음만..돈을 건내고 악수를 했다. 그저 자정이 넘은 시간에 담배도 얻어 피우고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한 것에 안도했다. 근디~~~

 

 



일행이 호텔에 와 있거나 아님 예약을 해놨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없단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사정사정해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고 자는 상구백을 깨워 베트남의 있는 일행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다시 전화를 하니 일행들은 국내선이 연착을 해서 이제서야 공항에 도착했단다.

참말로....일행을 기다리기로하고 꽉찬 모유를 짜내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3.

다른 때보다 일은 수월했다. 사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던 일이다. 보고서용 촬영을 하러 간건데 것도 내가 가고 싶어서 제안을 했던 거도. 그러니 편하게 기록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좀 욕심이 났던 것은 이주여성 인터뷰건이었는데 국제결혼해서 한국에 왔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여성들을 만나 그동안의 경과와 지금의 상황 그리고 그 사이에 심정들을 듣는 그런 인터뷰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전에 작업할때도 방글라데시에 갔던 것이 이주노동자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 기억이 있다.

다른 공기, 그것만으로도 그녀/그가 가지고 있는 조건들을 조금은 바로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걸 기대했었다.

 

연구원이 한 사람을 인터뷰하기로 하고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촬영을 할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건 연구원의 권한도 아니고 내가 하고자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녀가 오케이 한다고 해도 선뜻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러 온 그녀를 보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 같이 있을 수도 없었다. 그녀 얼굴 가득한 외로움. 거북이 등껍질 처럼 그녀 얼굴에 가득한 외로움. 그 모습을 대면할 자신이 안섰다. 그냥 난 다른 테이블로 가서 끼니를 때웠다.

 

나중에 연구원은 울면서 그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 짓을 더는 못하겠다고. 다른 사람 맘 헤집어 놓는 일은 다시는 안하겠다고.

 

그녀의 이야기는 먹먹했고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연구원의 아픔도 먹먹했다. 그리고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나도 먹먹했다.

 

돌아오는 길 피곤하고 답답한 공기 속에서 그 연구원과 이런 저런 한탄을 했다. 한국에서 구타당해 죽은 베트남 여성에 대한 뉴스가 나가 사람들이 공분해도 한국 대사관 앞에는 여전히 한국행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고. 끝없는 가난. 선택지가 없는 선택, 그런데도 개인의 삶이고 개인이 선택한 일이니 그안의 상처는 온전히 그녀들, 여자들의 것이라고.

 

연구원은 점점 예전 대학때 들었던 이야기까지 생각나면서 그 이야기들이 얼마나 여성을 억압하는 지 문득문득 생각난다며 왜 그땐 몰랐는지 모르겠다며 울분했다.  여자들은 점점 똑똑해진다. 점점.

 

4.

점점 무거워진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카메라를 드는 것이 점점 무서워진다. 

 

다른 이야기도 쓰고 싶은데 역시 맘이 급한거지..얼렁 프리뷰해야혀!!!

글고 보니 명절 이야기도 있네...여튼 기달리시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주일

1.

우여곡절 끝에 좀 있으면 베트남에 간다.

겨우 겨우 만든 영상물은 여가부에서 반한감정 어쩌구해서 결국 상영 못하게 됐고

그래도 가서 행사 관련한 촬영을 하기로 했으니 가기로 했다.

 

2.

낼하고 모레 그리고 19일 밤에 상구백이 일정이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글고 걱정을 시켰죠. ^^ 결국 삼일을 엄마가 봐주시기로 했다.

모모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를 얻었는데 평일 밤이 문제였다.

놀이집에서 미루를 데려오는 것은 항상 엄마 아니면 아빠였는데

일전에 한번 할머니, 할아버지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미루가 집에 오는 내내 소리소리를 질러가며 울었단다.

아마도 자기를 납치하려고 한줄 알았나보다. 낯선 상황이 너무 스트레스였나보다.

불쌍....그러다 집 앞 공원에 오니 그만 활짝 웃었단다.

그리고 아빠가 오는 시간까지 잘 놀다가도 낑하면서 한번씩 울었단다.

주말에 모모신세를 지려했으나 아무래도 평일에 엄마도 힘들고 미루도 너무 힘든 일을 또 겪게 하는 것은 안될 일인것 같아서 결국 낯도 익힐겸 주말도 엄마, 아빠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음....

 

3.

미루는 이제 만으로 16개월이 된다. 그러니까 16개월은 산거죠.

이제 17개월이 들어가는데...두가지 걱정.

이때쯤 아가들은 분노폭발이 있단다. 아마 진경맘 블로그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있을 듯.

온다는 분노폭발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나 없는 환경이 미루에겐 더 스트레스가 될텐데

미루가 잘 견뎌내길...그리고 내 왔을때 엄청 징징되길...그러면 좋겠다.

그래야 상구백도 견딜만하고 미루도 견딜만 하지.

다행이 돌아오면 바로 추석이라 미루랑 계속 붙어 있을 수 있으니 마음을 도닥여 줄 수 있다.

그리고 걱정 하나는 17개월 아기의 기억력에 대한 정보가 왔는데

기억력이 짧아서 지속적인 자극이 없을 시 일주일 정도면 엄마도 잃어버린단다. 읔..

어쩐다. 걱정반 궁금반이다.

 

4.

워낙에 일년동안 동거동락했으니 상구백 걱정은 그리 많이 하지 않는다.

상구백이 잘할꺼다. 단지 요즘 일이 워낙 많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낮에 일하고 저녁 나절 미루랑 놀아주고 밤에 젖 찾는 미루 달래며 일주일을 버틸수 있을지 걱정.

그리고 워낙 삶의 동력이 불안이라 또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보낼 생각을 하면 좀 걱정이다.

 

5.

저 없는 동안 잘 지내겠지요.

다들 건강히 잘지내요.

그리고 혹 시간이 되면 상구백 블로그 들어가 주인의 활동이 없는 곳에 안부라도 남겨주세요.

글을 못 올려도 가끔 들어가 보는 것 같더라구요.

힘주삼.

http://blog.jinbo.net/sanggoo100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

엄마 없는 동안 미루의 모유는 알엠에게 얻었어요. 은별이 양식을 얻어왔어요.

냉동실에서 주섬주섬 꺼내주면서 잘다녀오라고 말해준 알엠에게 고마움~~~

게다가 밤이며, 올리브오일, 마늘까정...잉...

급한 마음에 달랑 비누만 들고간 손이 마이 부끄러웠어요.

담엔 꼭 하은이 것도 만들어 간다고 기둘려달라고 해주세요~~~ 꼭!

 

*

모모, 덕분에 정말 마음이 가득찬 것 같았어요.

마음에 구멍이 뻥 뚫려 휭할때 훈기가 확~~~ 고마워요.

꼭 이 신세 갚을께요. 이히~~~가온에게 예쁜 비누를?

근데 미리 미리 이야기해놨는데요. 그때마다 미루가 못 들은척했어요.

그래서 제대로 전달 됐을지 몰겠어요. 약간 걱정이에요.

 

*

유축기 들고 한걸음에 달려온 바리~

항상 그렇지만 든든혀요. 히히. 고마워요.

진경에게도 예쁜 비누를?

 

*

넘 비누를 들이미는 경향이 있군...반성.

우좌지간 덕분에 잘 다녀올께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