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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there was a way

 

오랜만에 간 도봉도서관에서 타블로이드신문판만한 사진첩을 발견했다.

한국판 제목 (원제목(Once there was a way> ).

 


 

이 유명한 사진은, 그냥 사진기자는 절대 찍을 수 없었을 사진이었을 것이다.

친구가 아니라면 찍을 수 없는 이 사진을 찍은 해리 벤슨은 1964년 비틀즈의 빠리 공연부터 인연을 맺어 그 뒤로 미국공연이며, <어 하드데이즈 나이트>영화촬영이며 그들과 '밀착생활'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사진기자, 해리 벤슨은, 처음에 비틀즈 공연 동행취재 기사를 맡았다가 다시 또(미국갈때라고 했었나) 신문사가 동행취재 기사를 자기에게 맡기려고 하자, 비틀즈말고 다른 것을 찍고싶었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일견 이해가 간다. 나 같아도 사진기자가 되었으면 인기가수말고 다른 사진을 찍고 싶겠다. 하지만 계속 동행을 했고, 그러다가 비틀즈랑 가까워지고, 심지어 조지 신혼여행을 몰래 따라가서 찍기도 했다는 둥, 결국 해리 벤슨에게 비틀즈 사진은 대대로 가문의 영광이 되었다. 사진집에서도 자기가 얼마나 비틀즈와 가까웠는지 왕 자랑 일색이다. 자랑할만하다. 나 같아도 대대로 가보로 물리고 죽을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이미 했던 얘기도 수백번 되풀이하며 비틀즈 뒷얘기만 하였을 것이다.

 


 

이 유명한 베개싸움 사진은, 해리 벤슨 말에 의하면, 비틀즈의 방에서 사진기자며, 수행원이며, 모든 사람들이 떠난 후 자기와 비틀즈만 남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을 찍은 거라는데.

 

해리 벤슨은 그들이 베개싸움을 하는 동안 사진기를 들고 필름 한 통을 다 찍고

 

그걸 목욕탕에서 열심히 현상하고 자르고 오리고 인화하느라 밤을 샜다고 한다.

 

근데 난 사실 스타의 이런 사생활 사진을 보면 왠지 이상하더라.

갑자기 확, 얼굴 뾰루지가 눈에 달려들고, 겨드랑이 냄새가 달려들고, 땀구멍이 숭숭하고 거기로 숭숭 털이 난 몸체가 달려들어...

뭐, 하여간에.

 

어디선가 들은 얘기 같은데(보나마나 최종민이나 전수찬에게서 들었겠지), 해리 벤슨 말에 의하면 가장 휀 레터를 많이 받은 사람은 링고였다고 한다. 역시 귀염동이 링고. 그리고 그 다음으로 조지. 미소년의 수줍음 때문이었을까. 그리고 존. 그 다음에 폴. 폴은 왜 그랬지? 얼굴도 이쁘게 생긴데다 비틀즈의 마술상자였는데.

 

조지는 막 비싼 새차를 사놓고, 할부금이나 제대로 부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으며, 링고는 미용실을 차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한다. 하하하, 미용실. 아이고 귀여워.

 

해리 벤슨이 전하는 귀염동이 링고의 재치 한토막:

달려드는 기자들 중 하나: 베토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링고: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의 시(詩)가!

 

해리 벤슨이 주장하는 비틀즈에 내린 자신의 영향력:

극성휀들 때문에 호텔방에서만 머무르며 테레비만 보고있던 비틀즈들과 함꼐 테레비만 보고 있던 해리 벤슨은 당시 헤비급(맞나?) 도전자였던 캐시우스 어쩌고가 테레비에 나와 챔피언 소니 어쩌고를 당장에 쓰러뜨리겠다 어째버리겠다 큰소리 왕왕 치는 걸 보고, 이 사람과 비틀즈가 만나면 그림이 되겠다는 반짝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비틀즈 멤버들은 도전자를 만나다니, 챔피언을 만난다면 모를까,란 반응이었고, 해리 벤슨은 비틀즈를 속여 챔피언을 만나러 간다고 뻥을 치고 도전자 캐시우스 어쩌고를 만났다. 캐시우스 어쩌고 이 남자는 폴이 여자같이 생겼다는 둥 링 위에서 비틀즈를 데리고 놀았다. 비틀즈 멤버는 이 일로 해리 벤슨에게 무척 화를 내었다. 캐시우스 어쩌고 도전자는 소니 어쩌고 챔피언을 당장에 때려눕히고 헤비급 챔피언이 되었으며, 챔피언이 되고는 이름을 무하마드 알리로 바꾸었다.

 


 

펀치가 직접 얼굴에 닿은 조지 표정은 그렇다치고, 폴은 뭐야(저러니 휀레터도 안왔지).

존은 여전 바보짓. 어쩔 수가 없어(너무 사랑스럽지 뭐야).

링고는 뚱 화난 귀염동이.

 


 

이 사진은 해리 벤슨이 비틀즈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비틀즈에게도 첫 미국행이었고, 해리 벤슨에게도 첫 미국행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긴장된다는 얘기를 비행기에서 주고받았다고 했다.)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리는 비틀즈를 찍은 것인데, 해리 벤슨은 미리 비틀즈 멤버들에게 비행기에서 나갈때 꼭 뒤돌아 자기를 보아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까먹고 비행기 사다리를 거의 다 내려갔는데, 링고가 다시 그걸 기억해내고는 멤버들을 불러 뒤를 보게 했다고 한다. 링고가 그랬을 것이다. "아, 맞아, 해리가 뒤돌아보라고 했잖아. 얘들아, 얘들아."  아, 귀엽고도 자상한 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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