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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를 놓고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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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젝트를 마감하느라 한시도 아까운 판국에 아침에 연구실로 오면서 어제 밤, 그리고 새벽에 작업하고 나서 쓴 글을 저장해놓았던 USB를 그냥 집의 컴퓨터에 그대로 끼워놓고 나왔다.

이런 실수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요새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분량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연결해서 작업하는 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일 될 것이다.

오전에는 다른 일(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점심 때 집에 가서 USB를 들고 오든지 해야겠다.

 

2.

아침에 나오려고 했더니 비가 온 흔적이 있었다.

아직 겨울이 제대로 오지 않은 건가 하면서 낮에는 비가 오지 않겠지 하면서 그냥 학교로 걸어왔더니 약간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산을 쓸 만큼은 아니어서 다행.

이렇게 비가 오면 서해 태안반도 연안에 있는 기름들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어제 뉴스에서 본 기름을 뒤집어쓴 새들, 그리고 죽어가는 조개, 해삼들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라.

인간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죽어가지 않았을 텐데...

 

물론 나의 관심은 방제작업의 지휘체계나 이번 사고의 수습, 예방대책의 문제에 더 있다. 이는 해경 관련 프로젝트 때문인데, 이런 걸 보면 사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블로그들을 돌아보면 이 기름유출사건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언론에서는 사상최악의 기름유출사고라고 하고, 서해를 사해로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아무래도 자신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기름으로 범벅된 무인도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3.

어제 집에 도착한 전진 12월호를 밤에 읽어보았다.

물론 모든 글을 전부 읽은 것은 아니고, 그냥 대충 훑어보면서 내가 쓴 글에 문제가 없는지만 살펴본 것이다.

100여페이지 중에서 내 글이 20페이지 분량이다. 내용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길게 쓰게 되었을까. 

스스로를 정리하지 못하면 간략하게 요약하지 못하고 주저리주저리 떠들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자고 있는 사이에 어머니가 기관지를 읽어보신 모양이다.

아침에 이렇게 민주노동당을 비판해도 되냐고 물으신다.

사실은 사실대로 쓰는 것이고, 이 정도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당원이면서도 신랄한 글을 쓰는 게 이해가 잘 안되시는 듯하다.

그러면서 전진의 조직원 수, 회비 등에 대해서도 물으시고...

 

당내의 활동가 조직에 대해 당 밖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어차피 당원만이 가입될 수 있다는 운영규정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진보정당의 운영메커니즘에 대해 좀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지역위 사무국장인 황규수 동지가 이번 주 선거운동에 결합해달라고 하여 15일에 전일 참여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는 이러저러한 일로 바쁘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해야할 터이다.  물론 몸으로 선거운동에 결합하는 게 최적으로 선거투쟁하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런 정도밖에 할 수가 없을 듯하다.

 

치열한 대선 평가를 통해서 당 혁신의 과제를 부각시킨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이미 당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 이들에게 대선 때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돌을 던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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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09:53 2007/1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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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경채 2007/12/13 09:51

    대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당활동에 대해 생산적이지 않았던 분들이 지금의 당 정체를 지렛대 삼아 뭔가 해 볼려는 것이 더 큰 문제겠지요.
    특히 분당준비론이 그렇게 보이네요. 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한 자기비판으로 부터 출발하지 않으니 설득력 있는 명분도 없는 것이고, 또 자기들이 져야 할 책임까지 상대정파에게 과도하게 떠넘기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 가장 큰 해당행위는 분당을 말하는 것입니다.
    분당론에 촉매 역할을 했던 최근의 중앙위원회에서 소위 '좌파' 동지들의 무책임...이런 것이 가장 1차적 문제입니다. 이걸 도외시 하고 진행하는 어떤 논의도 책임회피가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정말 순진하게 정당운동을 시작했거나요..역사앞에 순진한 것은 더더욱 큰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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