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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랜드연구소 소장, “미국 정치 양극화 심화, 정책 효율성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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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랜드연구소장의 분석이 과연 의미있는 것인가.
랜드연구소와 같은 우파 성향 연구소장이 방한하여 강연을 한 것을 꽤 크게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가 약간 튀어보인다. 투표 성향을 가지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웃길 뿐더러 톰슨이 사례를 들어 이를 말했다면 아마 그 반대의 사례 또한 얼마든지 들 수 있으리라. 솔직히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이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그러는 것인지... 물론 기득권을 빼앗긴 우파의 눈에는 그런 것이 조금 크게 보일 수도 있겠다.
 
정치적 양극화라고 하지만, 이념과 정치적 입장의 차이가 분명하다면 이게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다. 정책은 비정치적이거나 중립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들은 다원주의론을 내세워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정되고 타협하면서 정책결정이 이루어진다고 하고서는 자신들은 거기에서 떨어져 있는 불편부당한 존재인 양 행세한다. 세상이 그렇게 이익집단이 판친다면 그들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겠는가.
 
랜드연구소도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우파 성향의 연구소이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그나저나 미래기획위원회가 별짓을 다하는구나. 도대체 MOU를 체결해서 뭘 함께하겠다는 건지... 앞으로 어떠한 활약을 하는지 기대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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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美랜드연구소장 "미 정치적 양극화 심화"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2009-09-18 14:55)
튼튼한 중도정치세력 존재..격변은 없을 듯
 
제임스 톰슨 미국 랜드연구소장은 18일 오전 8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의 제17차 포럼에서 행한 '미국 정치 양극화의 도전' 제목의 강연에서 "정치적 견해뿐 아니라 유권자의 거주지 이동과 직업,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사회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양당에 대한 정치적인 선호도가 더욱 뚜렷해짐에 따라 양극화 진행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대한 실례로 "캘리포니아 해변지역은 33년 전인 1976년 대선(카터-포드) 당시만해도 공화, 민주가 박빙세였으나 지난해 대선 결과 상당 부분 민주당으로 경도"된 점을 제시했다. 반면, 당시 오클라호마 등 미 중부는 공화당 선호 또는 박빙지역이었으나 2008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쪽으로 기운 모습이 역력했다고 연구 논문을 인용해 밝혔다. 톰슨 소장은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일로에 있지만 약 30%에 가까운 상당히 튼튼한 중간층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당장 정책적인 급변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랜드연구소의 한국연구 책임자로 있는 함재봉 전 연세대학교 교수는 "미국 내에서조차도 양극화 문제에 대한 이런 연구가 없다보니 이 현상에 대한 인식도 적었다"면서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 개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양극화 현상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류재단의 김태환 정책연구실장(전 연세대 교수)도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 정치가 양당 간 에 수렴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해왔다"면서 "건국 초기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이며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상당히 의미 있는 분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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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양극화 심화, 정책 효율성 떨어뜨려” (경향, 설원태 선임기자, 2009-09-18 18:11:35)
ㆍ보수성향 랜드 연구소 제임스 톰슨 소장 방한 강연
ㆍ“70년대 이후 공화·민주간 정책적 교차투표 사라져”

 
“미국의 국내 정치는 대통령, 국회의원, 유권자의 각 단계에서 민주-공화로 뚜렷하게 나뉘어 있으며, 지난 한 세대 동안 더욱 심화돼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국내정책은 물론 대외정책의 결정에도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수적 연구단체인 랜드연구소의 제임스 톰슨 소장은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미국 정치 양극화의 위기’라는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톰슨 소장은 “1970년대 이래 유권자들은 민주당 선호와 공화당 선호로 뚜렷이 나뉘었으며, 이런 현상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종, 거주지, 교육수준 등 인구적 요소를 근거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만큼 공화-민주의 양극화가 착근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톰슨 소장은 또한 의회 차원의 양극화에 관해 “공화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의 투표행위를 분석한 결과 73년만 해도 공화-민주 사이의 정책적 교차 투표가 상당히 있었으나 조사 시점인 2003년에는 이런 행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표결의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톰슨은 “80년대 말만 해도 상당수의 우파적 민주당원과 좌파적 공화당원이 존재했으나, 이런 ‘온건파’들이 현재 거의 소멸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 의회의 양극화 현상은 1880년대부터 현재까지 계속됐으며 대공황 기간만 예외라고 말했다. 톰슨은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양극화를 지수로 나타낸 결과 0.55에서 0.95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톰슨 소장은 이어 “대통령 선거 투표성향을 카운티별로 분석한 결과 특정 대통령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투표하는 성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매케인 후보가 시골 지역 카운티를 휩쓸고, 오바마 후보가 대부분의 도시에서 압승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톰슨 소장은 “이 같은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여러 정책에서 공화-민주의 입장이 확연히 구별돼 복지, 과세, 의료보험, 이민, 교육, 범죄와 처벌, 국가 안보 등 여러 정책 범주에서 이견 노출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나는 왜 정치적 양극화가 정책 선택 및 이행에 영향을 주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톰슨 소장은 “미국 정치에서는 오바마처럼 민주당 대통령이 로버트 게이츠와 같은 공화당 인사를 행정부에 기용함으로써 ‘초당적 정치’를 하려 하지만 ‘무당파’를 기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톰슨은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락의 결정력을 가진 표는 무당파라는 점이 역설적이라고 설명했다.
 
톰슨 소장은 양극화와 관련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가 폭넓은 목소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의견만 들려주기 때문에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디어가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자신은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톰슨 소장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부 장관실 등 국방분야에서 근무하다가 81년 랜드연구소에 들어갔다. 퍼듀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톰슨은 89년부터 랜드연구소의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랜드연구소는 1600여명의 직원을 둔 미국의 민간 연구조직으로서 국방, 교육, 보건, 도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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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8 22:20 2009/09/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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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와 '광명성'의 쌍둥이 정치학 (정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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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정욱식이 쓴 글을 보면서 나로호 발사 실패와 관련하여 제기된 여러 논의들 중에서 뭔가 빠진 게 있었는데 명확히 잡히지 못했던 것이 나와 있어서 기뻤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나로호와 관련된 그의 레디앙 기고글을 올린다. 좌파 또는 진보정당에게 현실에서 부딪히는 쟁점들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국제주의적인 시각을 요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반도 전체를 보는 시야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때도 나왔던 말들이 왜 나로호 발사 때는 나오지 않았을까.   
  
얼마 전 필립 K. 딕의 소설을 봤고, 지금도 보고 있는데, 지금 가진 내 정치적 입장으로는 거기서 펼쳐지는 것들이 당분간 실현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괴리를 어떻게 좁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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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햇볕정책'에 화살 "식량난 해소하고도 남을 돈으로…" (프레시안, 송호균 기자, 2009-04-05 오후 4:28:11)
"10년 간 北에 50억 달러 지원…개탄스럽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강행과 관련해 청와대가 '햇볕정책'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햇볕정책이 본격 시작된 1998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 지원됐던 금액을 어림잡아 추산하면 40억 달러 정도, 비공식적인 지원까지 합치면 50억 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쓴 돈이 26억 달러 정도, 이번에 로켓발사에 든 비용은 3억 달러 전후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작년까지라면 쌀 100만 톤을 살 수 있는 돈"이라며 "북한이 겪는 1년 식량난을 해소하고도 남는 액수이고, 옥수수나 다른 잡곡이라면 더 많이 살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이어 오는 동안 이뤄진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이 북한 주민의 식량난 해소보다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실험이나 로켓 발사 등으로 전용됐다는 주장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 의장 자격으로 발표한 정부의 공식 성명에서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대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크케 실망하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의 로켓발사와 맞물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석자들은 이같은 점을 두고 "개탄스럽다"는 비난이 쏟아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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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양당, 북 로켓발사 반응 온도차 확연 (레디앙, 2009년 04월 05일 (일) 13:20:29)
진보신당 "시기적 부적절 유감"…민노 "평화적 이용 약속 지켜야"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반응에 온도차가 분명하게 느껴져 흥미롭다. 북한은 일요일인 5일 오전 11시 30분 15초 발사된 로켓이 ‘위성’으로 확인된 가운데 양당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보신당은 발사 직후인 11시 46분에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강경 대응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로켓발사는 그 의도가 어찌됐든 시기적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화해와 협력, 그리고 대화로 남북미관계를 풀어가야 할 시점에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발표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더욱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다양한 우려에도 끝내 로켓발사를 한 것은 동북아 긴장을 조성할 뿐더러, 북한이 기대하고 있는 대미협상력 강화의 측면에서도 좋은 방안이 아니다.”라며 로켓 발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분명히 했다. 진보신당은 하지만 “인공위성 발사는 그 나라의 권리라는 점에서 로켓 발사를 근거로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은 또한 옳지 못하다.”며 “이미 일본은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 정부 역시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나로도에 인공위성 발사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또 “북한 로켓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해석이 서로 다르니 공정하게 따져봐야 할 일”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강경대응이 아니라 대화를 재개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유엔 안보리 제재와 군사적 대응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로켓 발사에 대한 평가는 없이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인공위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 일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과 우리 정부의 모든 군사적 조치는 해제되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12시 53분 우위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권에 대해 이중 잣대를 적용하기 힘든 국제사회로서는 한국 정부의 추가 제재 조치 요구에 폭넓은 지지를 보내기 힘들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의 마지막에 “아울러 북한당국은 이번 로켓 발사의 목적이 우주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이라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정부의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참여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하며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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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와 '광명성'의 쌍둥이 정치학 (레디앙, 2009년 08월 27일 (목) 11:54:19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칼럼]정부, 경쟁심 때문에 무리한 발사? '경제효과론' 따져봐야 
 
‘우주강국’의 꿈을 안고 발사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했다. 실패 원인으로는 위성보호덮개(페어링)의 한쪽이 제 때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었고, 이에 따라 위성은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소멸된 것으로 알려졌다. 7차례 연기 끝에 국민적인 환호 속에 발사된 나로호가 깊은 탄식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아쉬움이 큰 탓인지, 정부와 대다수 언론에서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발사체의 목적이 위성을 궤도 위에 올려놓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실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북한이 1998년 8월과 올해 4월 광명성 1, 2호를 궤도 위에 올려놓지 못하자, 정부와 언론은 이를 실패라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또한 정확한 실패 원인을 분석해 이를 극복한다면 다음에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로호로 상징되는 우주발사체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먼저 우주과학기술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나라와의 경쟁심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잘 알려진 것처럼, 나로호의 1단계 로켓은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가 한국 땅에서 발사된다는 상징적 의미에 비해 그 실질적인 의의는 크지 않았다. 또한 실패의 원인이 페어링의 미분리에 있다면, 한국의 위성 제조 및 2단계 로켓 기술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나로호 발사 당시 언론과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들의 우주 이용 현황을 상세하게 전달하면서 “한국도 세계에서 10번째로 자체적인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리게 됐다”며, 국민들의 국가적 자부심과 다른 나라에 대한 경쟁심을 자극하는 데 급급했다. 특히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물론이고, 한국이 체제 경쟁에서 완승한 것으로 판단한 북한도 우주 개발 경쟁에 가세하자, 나로호의 발사는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과학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할 나로호 발사에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되면서 애초부터 궤도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또한 나로호 발사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엄청난 수출 증대와 홍보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도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발사 성공시 경제적 가치가 최대 2조3천445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수출 증대 및 홍보 효과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이는 떡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다른 나라가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 나라의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한 적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또한 국제적 위상과 이미지 제고 효과 역시 ‘역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나로호 발사 이전부터,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한국의 의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더구나 나로호 발사는 북한의 4월 로켓 발사 및 5월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부상한 한국의 ‘미사일 주권론’과 ‘핵주권론’과 조우했다. 더구나 국제사회는 나로호 발사를 실패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주장처럼, 나로호 발사 성공시 경제적 효과가 그만큼 크다면, 실패에 따른 손실도 커진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아울러 우주발사체 개발 및 발사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북한도 주장한 것인데,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대다수 언론, 그리고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굶고 있는데 엄청난 손이 들어가는 로켓 발사가 왠 말이냐”는 반응을 보였었다. 우주발사체의 경제적 효과가 그토록 크다면, 북한에는 왜 거꾸로 적용되어야 하는지 씁쓸한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막대한 예산 소요도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에는 5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또한 정부는 2016년까지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기간에 총 3조6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더구나 이번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자칫 우주발사체 개발 및 발사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부실한 사회복지 시스템과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엄청난 혈세를 우주 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현명하고 타당한 일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주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예산 및 사업 재조정, 특히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에 대해서는 ‘실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많은 나라들이 자체적인 로켓 개발보다는 다른 나라의 로켓을 이용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남북한 사이의 ‘이중잣대’의 문제이다. ‘북한이 하면 불륜이고 남한이 하면 로맨스’라는 색안경으로 우주발사체 문제를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봄에 국제법적 절차를 밟아 ‘은하 2호’에 ‘광명성 2호’를 탑재해 쏘아 올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응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하면서 2차 핵실험 및 6자회담의 전면 거부로 이어졌다.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과잉대응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요동치게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물론 남북한의 우주발사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및 핵무기를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우주발사체’는 핵무기를 실어 날릴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 그러나 핵과 탄도미사일이 있다고 해서 우주발사체 개발 및 발사 권리를 제약해야 한다는 국제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5대 핵보유국들을 제외하더라도 인도, 이스라엘, 최근의 이란에 이르기까지, 이들 나라가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에 회부된 사례는 없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강성대국론’을 주창하고 나선 북한은 인공위성 보유를 강성대국론의 핵심적인 요소로 삼으면서 추가적인 위성 발사를 공언해왔다.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또 다시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정학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해준다. 북한의 위성 보유 권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우주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전용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외교적 과제가 한국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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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4 00:06 2009/09/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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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박사가 알려주는 출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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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한겨레의 기사를 메일로 받아보고 있다.

보통은 메일을 통해서가 아니라 신문을 통해서나 아니면 직접 한겨레신문 사이트에 들어가서 흥미있는 기사를 찾아 읽기 때문에 한겨레에서 보내주는 메일을 잘 보지 않고 그대로 휴지통에 집어넣지만, 가끔씩 메일 제목이 쎅시하거나 내가 읽지 않은 듯한 기사 제목이 듯하면 클릭해서 본다.

 

오늘 받은 메일의 제목은 "공병호 박사가 알려주는 출세의 비밀!" 공병호를 비판하는 기사인가 하고 흥미가 갔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 아침마당이던가 하는 오전 주부프로그램에 공병호씨가 나와서 강연 비스무리한 것을 했던 사실이 기억나서 요새 다시 뜨는 듯한(?) 공병호씨는 비판하는 기사인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실체는 이것이었다.

 

 
 
본 메일은 한겨레엔(주)에서 보내는 광고메일입니다.
김철님은 2000년 07월 02일에 한겨레엔(주)에 가입하셨으며,약관에 따라
본 광고메일을 받게 됩니다. 본 메일의 수신을 원치 않으시면 아래의 '수신거부'를 눌러주세요.
(If you do not want this type of information or email, please click the "Refuse")

 

한겨레에서 공병호씨의 책을 선전하는 광고메일을 보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말 그대로 진정으로 출세의 비밀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런 걸 광고하면 얼마나 떨어질런지 궁금하구나.

 

내가 굳이 "한겨레가 이랬대요" 하면서 한겨레 광고메일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물론 한겨레의 분별없는 영업전술 때문이다. 그런데 공병호씨는 이런 글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역시나 한겨레에다 광고를 때렸더니 주목도가 있군' 이렇게 볼까. 공병호씨가 아니라 흐름출판이라는 곳에서 광고의뢰를 했겠지만 말이다.

 

책 제목에 태봉씨가 나온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하지 못할 제목이다. 그런데 왜 태봉씨일까. 드라마에서 태봉씨는 사장으로 나오는 윤상현이 김남주를 만날 때 쓰는 가명이었는데... 하긴 태봉이라는 이름 말고 극중의 이름들이 전혀 생각이 안나는 걸 보니 여기에서 착안했는지도 모르겠다.

 

출세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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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1 20:17 2009/09/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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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1조 등 위헌확인(2009. 3. 26. 2007헌마843 전원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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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이 불발로 끝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헌재의 결정을 가져왔다. 참고가 된다.
결정의 내용은 상당히 긴 편이지만, 지방자치, 주민소환을 비롯한 직접민주주의 제도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보면 한나라당 및 보수언론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인지 잘 알게 될 것이다.
 
 

27.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1조 등 위헌확인(2009. 3. 26. 2007헌마843 전원재판부)
헌재 2009.03.26, 2007헌마843, 공보 제150호, 738-755.
 
【판시사항】
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6. 5. 24. 법률 제7958호로 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이 당해 자방자치단체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 주민들만의 서명으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기간을 정함에 있어 “제12조 제1항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가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수리한 때”를 규정하지 아니한 법 제8조가 이미 적법하게 수리된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유에 의한 주민소환투표청구를 재차 허용함으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주민소환투표의 청구를 위한 서명요청 활동을 보장하면서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반대활동을 보장하지 아니한 법 제9조 제1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마.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주민소환투표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되도록 한 법 제21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바.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만으로 주민소환이 확정되도록 한 법 제22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민소환제를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 공직에서의 해임이 가능하도록 하여 책임정치 혹은 책임행정의 실현을 기하려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입법자는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지고, 주민소환제는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그 속성이 재선거와 같아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며, 비민주적, 독선적인 정책추진 등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주민소환제의 필요성에 비추어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인 측면에서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기 쉽지 않으며,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그 해당 여부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게 될 것인데 그것이 적정한지 의문이 있고 절차가 지연될 위험성이 크므로, 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사정 또한 찾아볼 수 없다.
또 위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되어 공직자가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었으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주민소환투표의 구체적인 요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입법자의 재량이 매우 크고, 이 청구요건이 너무 낮아 남용될 위험이 클 정도로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법 제7조 제3항과 법 시행령 제2조가 특정 지역 주민의 의사에 따라 청구가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이루어질 위험성을 방지하여 주민들의 전체 의사가 어느 정도 고루 반영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주민소환투표의 청구기간을 제한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 초에는 소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점, 임기 종료가 임박한 때에는 소환의 실익이 없는 점을 고려하고, 주민소환투표가 부결되었음에도 반복적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는 폐해를 방지하려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으므로, 주민소환투표에 회부되어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정의 기간 내에 반복적으로 소환투표를 청구하는 경우가 아닌 한, 제2, 제3의 청구를 할 수 있고 그것을 제한하여야 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법 제8조가 사실상 동일한 청구사유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를 재청구하는 것을 막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주민소환투표 청구는 일정 수 이상 주민의 서명을 요하므로, 이와 관련한 서명요청은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활동이나 이를 주민소환투표 운동에 속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점, 서명요청 활동이 있더라도 실제로 청구요건을 갖추어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질 것인지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소환대상 공직자에게 소환반대 활동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없고, 이를 허용할 경우 행정공백의 상태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점,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진 후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고(법 제14조),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이후에는 소환대상자의 반대운동이 가능하여(법 제17조, 제18조), 전체적으로 공정한 반대활동 기회가 보장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법 제9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법 제21조 제1항의 입법목적은 행정의 정상적인 운영과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정당한 공익을 달성하려는데 있고,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로부터 그 결과가 공표될 때까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당한 수단이 되는 점, 위 기간 동안 권한행사를 일시 정지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공무담임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통상 20일 내지 30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공무담임권이 현저한 불균형 관계에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또 대통령 등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와 주민소환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는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여, 양자를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으므로, 탄핵소추대상 공무원과 비교하여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청구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바.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이 확정되도록 한 법 제22조 제1항이 객관적으로 볼 때 그 요건이 너무 낮아 주민소환이 아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정도라고 보기 어려운 점, 일반선거와 달리 주민소환투표에 최소한 3분의 1 이상의 투표율을 요구하여 상대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설정하고 있는 점, 요즈음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저조하고, 주민소환투표가 평일에, 다른 선거 등과 연계되지 아니한 채 독자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위 요건이 너무 낮다고 볼 수 없고, 근본적으로 이는 입법재량 사항에 속하므로,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또, 제명 대상 국회의원과 주민소환 대상 지방자치단체장을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국회의원의 경우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되는 점에 비추어(헌법 제64조 제3항)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일부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 중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법 제21조 제1항은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대의제의 원리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주민소환 청구사유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발의요건이 엄격하지 아니한 데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곧바로 정지하면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요건과 비교해 볼 때 요건이 지나치게 가벼워,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 공무원을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에 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차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최장 90일까지 될 수 있어 그 기간이 짧아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고, 주민소환이 부결되는 경우 권한행사 정지는 결과적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권한행사 정지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 권한행사정지를 정당화할 논거가 될 수 없다.
권한행사를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은 다른 제도를 강구하여 충분히 그 폐해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권한행사의 정지는 주민소환이 발의된 상태에서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침해 수단인 점, 직무집행을 정지되도록 하였으나 주민소환이 부결된 경우보다는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으나 주민소환이 확정된 경우가 보다 헌법정신에 합치하고 청구인의 기본권을 덜 침해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조항이 공ㆍ사익의 형량에 있어 균형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민소환이 확정되기도 전에 그 발의요건에 지나지 아니하는 15% 이상 주민의 서명만 가지고 그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은, 이미 적법하게 확정된 선거의 결과와 임기제를 무시하는 것으로서 대의제의 본질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6. 5. 24. 법률 제7958호로 제정된 것)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 제8조, 제9조 제1항, 제21조 제1항, 제22조 제1항
 
【참조조문】
헌법 제1조 제2항, 제11조 제1항, 제25조, 제64조 제3항, 제118조 제2항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6. 5. 24. 법률 제7958호로 제정된 것) 제7조, 11조, 제12조, 제14조, 제21조 제2항, 제27조 제1항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7. 5. 23. 대통령령 제20065호로 제정된 것) 제10조
주민투표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12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판례집 14-2, 410, 433-438
 
【당 사 자】
청 구 인 김○식
대리인 법무법인 조은
담당변호사 안승국 외 3인
 
【주 문】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6. 5. 31. 전국 동시에 실시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하남시 총 유권자 103,677명 중 50.6%인 52,431명의 투표와 그 중 40.3%인 21,140명의 선출로 시장에 당선되었다.
 
(2) 청구인은 하남시에 광역장사시설을 설치하고 경기도로부터 관련 인센티브를 지원받아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선거공약에 따라 2006. 8. 25. 경기도지사에게 유치를 건의하고, 2006. 10. 16. 하남시의회에 그 계획을 보고하여 동의를 구하며, 지역주민을 위한 설명회 및 공청회를 계획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역주민들의 잇단 반대시위로 그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였다.
 
(3) 그러던 중 전년도 말의 하남시 총 유권자 105,054명 중 31.2%인 32,848명은 청구인이 주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도 않은 채 독선적으로 광역장사시설을 유치하려 한다는 등의 이유로, 2007. 7. 23. 유○준을 대표자로 하여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에 하남시의회 의원 3인을 포함하여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청구’라 한다).
 
(4) 그러자 청구인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하 ‘주민소환법’이라 한다) 제1조(목적), 제11조(주민소환투표 청구의 각하) 및 제12조(주민소환투표의 발의)가 주민소환의 구체적인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정치적으로 입장을 달리하거나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소수 주민들의 소환의사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한 것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07. 7.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이어 주민소환법 제7조(주민소환투표의 청구)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 제9조(서명요청 활동) 및 제22조(주민소환투표 결과의 확정) 제1항을 추가하여 2007. 8. 13. 그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5) 이에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소환투표 청구의 적법요건을 심사한 후 2007. 8. 10. 그 요지를 공표하고, 청구인에게 2007. 8. 30.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지하였고, 청구인은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007. 8. 27. 헌법재판소에 주민소환법 제12조 제2항 등에 대하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으며, 이어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는 그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적법요건을 갖추었다며 소명서 제출기간이 지난 2007. 8. 31. 주민소환투표일을 2007. 9. 20.로 결정ㆍ공고하였다.
 
(6) 그런데 청구인이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주민소환투표 청구 수리처분 등 무효 확인의 소에서 2007. 9. 13. 청구사유가 기재되지 아니한 서명부에 서명되었다는 이유로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수리한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수원지방법원 2007구합7360), 이에 대하여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는 항소를 제기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7누24465).
 
(7) 그런 가운데 이 사건 제1청구를 추진하였던 일부 주민들은 새로운 절차로 주민 27,009명의 서명을 받아 2007. 10. 10.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였고(이하 ‘이 사건 제2청구’라 한다), 청구인은 이에 대하여 다시 수원지방법원에 위 주민소환투표 청구 수리처분에 대한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7. 11. 21. 기각되었으며, 이에 이 사건 제2청구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어 2007. 12. 12. 주민소환투표가 이루어졌다.
 
(8) 한편 청구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제1청구의 수리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진행 중인데도 동일한 사유로 재차 신청된 이 사건 제2청구와 관련하여, 이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주민소환법 제8조와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부터 투표결과가 공표되는 날까지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행사가 정지되도록 한 제21조 제1항 또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2007. 10. 29. 이에 대한 심판청구를 추가하여 그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9) 그 후 이 사건 제2청구에 따라 2007. 12. 12. 실시된 주민소환투표 결과 총 유권자 10만6,435명 중 3만3,040명이 투표함으로써 31%의 투표율에 그쳐, 유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으로써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은 결국 부결되었다. (10) 한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제1심 판결이 선고된 후인 2007. 12. 3.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사건 제1청구의 수리처분을 취소하여 소의 이익이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2007. 12. 7.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추가된 청구취지를 포함하여 주민소환법 제1조,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 제8조, 제9조, 제11조, 제12조, 제21조 제1항 및 제22조 제1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주민소환투표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아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이 사건 심판대상으로 삼은 주민소환법 제1조, 제11조 및 제12조와 청구취지로 추가한 주민소환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은 그 중 후자가 청구인의 주장과 더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기로 하고, 주민소환법 제9조는 서명반대 활동과 관련한 제1항만이 관련되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주민소환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 제8조, 제9조 제1항, 제21조 제1항 및 제22조 제1항(이하 이들을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법률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6. 5. 24. 법률 제7958호로 제정된 것) 제7조(주민소환투표의 청구) ① 전년도 12월 31일 현재 주민등록표 및 외국인등록표에 등록된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하는 자(이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라 한다)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비례대표선거구시ㆍ도의회의원 및 비례대표선거구자치구ㆍ시ㆍ군의회의원은 제외하며, 이하 “선출직 지방공직자”라 한다)에 대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주민의 서명으로 그 소환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2.시장ㆍ군수ㆍ자치구의 구청장: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
 
제8조(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 기간)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없다.
1.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임기 개시일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때
2.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임기만료일부터 1년 미만일 때
3.해당 선출직 지방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1년 이내인 때
 
제9조(서명요청 활동) ①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이하 “소환청구인대표자”라 한다)와 서면에 의하여 소환청구인대표자로부터 서명요청권을 위임받은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서명요청 활동기간 동안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사유가 기재되고 관할선거관리위원회가 검인하여 교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서명부(이하 “소환청구인 서명부”라 한다)를 사용하여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에게 서명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서명이 제한되는 기간은 서명요청 활동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제21조(권한행사의 정지 및 권한대행) ① 주민소환투표 대상자는 관할선거관리위원회가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안을 공고한 때부터 제22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결과를 공표할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제22조(주민소환투표결과의 확정) ① 주민소환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투표권자(이하 “주민소환투표권자”라 한다)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나) 관련법률조항
[별지 1] 기재와 같다.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별지 2]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의 적법 여부
 
가. 기본권주체성
국가 및 그 기관 또는 조직의 일부나 공법인은 원칙적으로는 기본권의 ‘수범자’로서 기본권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다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하여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는 데 그칠 뿐이므로(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판례집 6-2, 477, 480 참조), 공직자가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순수한 직무상의 권한행사와 관련하여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기본권의 주체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나, 그 외의 사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청구인은 선출직 공무원인 하남시장으로서 이 사건 법률 조항으로 인하여 공무담임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하여, 순수하게 직무상의 권한행사와 관련된 것이라기보다는 공직의 상실이라는 개인적인 불이익과 연관된 공무담임권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는 기본권의 주체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헌재 1995. 3. 23. 95헌마53, 판례집 7-1, 463, 471-472;헌재 1999. 5. 27. 98헌마214, 판례집 11-1, 675, 696;헌재 2005. 5. 26. 2002헌마699등, 판례집 17-1, 734, 743-744 참조).
 
나. 권리보호의 이익
헌법소원심판 계속중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그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므로(헌재 1997. 3. 27. 93헌마251, 판례집 9-1, 366, 370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청구에 따라 실시된 주민소환투표에서 유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으로써 주민소환이 부결되었다면 이로써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는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인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 또한 겸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성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으며(헌재 1997. 11. 27. 94헌마60, 판례집 9-2, 675, 688;헌재 2001. 6. 28. 2000헌마111, 판례집 13-1, 1418, 1425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사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로써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4. 주민소환제도의 개관
 
가. 국민주권의 원리와 구현 방법
(1) 국민주권의 원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여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주권의 원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실천적인 의미보다는 국가권력의 정당성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통치권력의 행사를 최후적으로 국민의 의사에 귀착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등 국가권력 내지 통치권을 정당화하는 원리로 이해되고(헌재 2000. 3. 30. 99헌바113, 판례집 12-1, 359, 368-369, 헌재 2006. 2. 23. 2003헌바84, 판례집 18-1상, 110-127 등 참조), 선거운동의 자유의 근거인 선거제도나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상의 제도나 원칙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헌재 2004. 8. 26. 2004헌바14, 판례집 16-2상, 306-323;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판례집 16-1, 422-440 참조).
 
(2) 국민주권의 실현
국민주권주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헌법은 국가의 의사결정 방식으로 대의제를 채택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 제도를 규정함과 아울러 선거권, 피선거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며, 대의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직접민주제 방식의 하나인 국민투표제도를 두고 있다(제72조, 제130조 제2항).
이러한 국민주권주의는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국민전체가 직접 국가기관으로서 통치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주권의 소재와 통치권의 담당자가 언제나 같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예외적으로 국민이 주권을 직접 행사하는 경우 이외에는 국민의 의사에 따라 통치권의 담당자가 정해짐으로써 국가권력의 행사도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사에 의하여 정당화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의제는 국민주권의 이념을 존중하면서도 현대국가가 지니는 민주정치에 대한 현실적인 장애요인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마련된 통치구조의 구성원리로서, 기관구성권과 정책결정권의 분리, 정책결정권의 자유위임을 기본적 요소로 하고, 특히 국민이 선출한 대의기관은 일단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후에는 법적으로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양식과 판단에 따라 정책 결정에 임하기 때문에 자유위임 관계에 있게 된다는 것을 본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각국은 전통적인 의미의 대의제가 문제점들을 노출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각자의 고유한 사정을 감안하여 국민발안ㆍ국민투표 및 국민소환과 같은 직접민주주의의 방식을 일부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대의제는 국가의사를 간접적으로, 직접민주제는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서, 상호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하므로 이들을 근본적으로 결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 원리를 원칙으로 하면서 그 본질적인 요소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다른 원리에서 유래된 제도를 일부 도입할 수는 있다 할 것이다.
근대국가가 대부분 대의제를 채택하고도 후에 이르러 직접민주제적인 요소를 일부 도입한 역사적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직접민주제는 대의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도입된 제도라 할 것이므로, 헌법적인 차원에서 직접민주제를 직접 헌법에 규정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률에 의하여 직접민주제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대의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대의제의 본질적인 요소나 근본적인 취지를 부정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재적인 한계를 지닌다 할 것이다.
 
나. 지방자치와 주민소환제
(1) 지방자치의 의의와 성격
지방자치는 지역 중심의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인 자치기구를 설치하여 그 고유사무를 국가기관의 간섭 없이 스스로의 책임 아래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지방자치는 주민의 의사에 따라 지방행정을 처리하는 ‘주민자치’와 지방분권주의를 기초로 하여 국가내의 일정한 지역을 토대로 독립된 단체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단체의 의회와 기관이 그 사무를 처리하는 ‘단체자치’를 포함하고, 이러한 지방자치는 국민의 기본권이 아닌 헌법상의 제도적 보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현대의 복합사회가 요구하는 정치적 다원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지방의 공동 관심사를 자율적으로 처결함과 동시에 주민의 자치역량을 배양하여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구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며(헌재 1991. 3. 11. 91헌마21, 판례집 3, 91, 100;헌재 1998. 4. 30. 96헌바62, 판례집 10-1, 380, 384 참조), 이러한 지방자치제의 헌법적 보장은 국민주권의 기본원리에서 출발하여 주권의 지역적 주체인 주민에 의하여 자기통치를 실현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고, 이러한 지방자치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은 입법 기타 중앙정부의 침해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상의 요청이기도 하다(헌재 2003. 1. 30. 2001헌가4, 판례집 15-1, 22 참조).
 
(2)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와 대의제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을 직접 규정하지 않고 그 선임 방법을 법률에 위임하여(제118조 제2항) 지방자치법이 이를 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이 헌법상의 권리인지 법률상의 권리인지 분명하지 아니하다.
그런데 대의제는 선거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이해하면 이에 대하여도 헌법상의 대의제의 원리가 적용될 것이나, 단순한 법률상의 권리로 보면 이를 헌법에서 명문으로 선거권을 인정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과 같은 수준의 대의제의 원리가 당연히 작용된다고 볼 수는 없어, 지방자치단체장의 주민들에 대한 무기속 위임성은 좀 더 약해진다 할 것이므로, 이로써 주민들의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의 성격이 어떻다 하더라도, 현행 지방자치제에 있어 대의제는 원칙적인 요소이고, 직접민주제로서의 주민소환은 예외적으로 대의제의 결함을 보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3) 주민소환제의 의의와 목적
주민소환은 주민의 의사에 의하여 공직자를 공직에서 해임시키는 것으로서 직접민주제 원리에 충실한 제도이다.
지방자치법 제20조 제1항은 “주민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은 제외한다)을 소환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주민소환의 투표 청구권자ㆍ청구요건ㆍ절차 및 효력 등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하며, 이에 따른 주민소환법 제1조는 “이 법은 「지방자치법」 제20조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의 투표 청구권자ㆍ청구요건ㆍ절차 및 효력 등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에 관한 주민의 직접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여 주민소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소환은 주민이 지방의원ㆍ지방자치단체장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을 임기 중에 주민의 청원과 투표로써 해임하는 제도이고, 이는 주민에 의한 지방행정 통제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서 주민의 참정기회를 확대하고 주민대표의 정책이나 행정처리가 주민의사에 반하지 않도록 주민대표자기관이나 행정기관을 통제하여 주민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4) 주민소환의 성격
주민소환제를 규범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할 것인지, 아니면 사법적인 절차로 할 것인지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입법자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주민소환법에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두지 않은 것은 입법자가 주민소환을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외국의 입법례도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할 것이다.
 
(5) 지방자치와 주민소환제의 관계
주민소환제 자체는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거나 어떤 특정한 내용의 주민소환제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적인 요구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다만 이러한 주민소환제가 지방자치에도 적용되는 원리인 대의제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문제가 된다 할 것이다.
주민이 대표자를 수시에 임의로 소환한다면 이는 곧 명령적 위임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나, 대표자에게 원칙적으로 자유위임에 기초한 독자성을 보장하되 극히 예외적이고 엄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주민소환을 인정한다면 이는 대의제의 원리를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소환제는 주민의 참여를 적극 보장하고, 이로써 주민자치를 실현하여 지방자치에도 부합하므로, 이 점에서는 위헌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없고, 제도적인 형성에 있어서도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 할 것이나, 지방자치단체장도 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므로 주민소환제라 하더라도 이들의 공무담임권을 과잉으로 제한하여서는 아니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제도적인 측면에 있어 예외로서의 주민소환제는 원칙으로서의 대의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여서도 아니된다는 점이 그 입법형성권의 한계로 작용한다 할 것이다.
 
5. 기본권 침해 여부
 
가. 쟁점의 정리
하나의 규제로 인하여 여러 기본권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 경우 그것이 어떠한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의도와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그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따져야 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판례집 10-1, 327, 337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에 있어 주된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주로 살피고, 평등권 침해는 해당되는 조항에 한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다만, 청구인은 피선거권의 침해도 아울러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주민소환이 확정되어 소환 대상자가 그 직을 상실하게 될 경우 그로 인하여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공무담임권이 박탈된 이후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사항이므로,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에 포함될 수 있어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논의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나. 심사의 방법
이 사건은 주민소환제 자체에 대한 위헌 여부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소환제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건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직접민주제의 도입이 대의제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고, ②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서의 성격이 강하며, ③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거(대의제)나 주민소환(직접민주제)이 헌법적인 차원이 아닌 법률적인 차원에서 보장되고 있음에 비추어 주민소환제는 지방자치의 측면에서 입법재량의 여지가 큼에 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대의제 원리에 따라서 갖는 자유위임의 원칙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선출직 공무원의 공무담임권은 선거를 전제로 하는 대의제의 원리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공직의 취임이나 상실에 관련된 어떠한 법률조항이 대의제의 본질에 반한다면 이는 공무담임권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헌재 2005. 4. 28. 2004헌마219, 판례집 17-1, 547 참조).
또 입법자는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있어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대의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한계를 지켜야 하므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대의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지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과잉금지원칙을 심사하면서 피해의 최소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입법재량의 허용 범위를 고려하여 구체적으로는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 되었는가’ 하는 명백성의 통제에 그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헌재 2002. 10. 31. 99헌바76등 판례집 14-2, 410, 433-438 참조).
 
다. 주민소환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 부분(청구사유)
(1) 주민소환은 지방자치에 관하여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이다(주민소환법 제1조).
그리고 주민소환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민소환제를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 공직에서의 해임이 가능하도록 하여 책임정치 혹은 책임행정의 실현을 기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고, 이러한 입법목적은 결과적으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주민소환제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또 이로써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 분명하여 앞서 본 입법목적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2) 입법자는 기본적으로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있어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지고, 따라서 주민소환제의 핵심을 이루는 청구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도 우리의 정치적 현실을 고려하여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주민소환제는 역사적인 기원을 따져 볼 때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행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고, 주민소환제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이러한 취지에서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대의민주주의 아래에서 대표자에 대한 선출과 신임은 선거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소환은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서 그 속성은 재선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선거와 마찬가지로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다.
주민소환제는 역사적으로도 위법ㆍ탈법행위를 한 공직자를 규제한다기보다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여 비민주적ㆍ독선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통제하여야 한다는 이유에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므로,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는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또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한편 이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공직자가 바로 공직에서 퇴출되거나 이러한 구체적인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주민소환투표가 청구될 추상적인 위험이 있을 뿐, 이후 그 투표결과가 확정될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험이 구체화되는 것이므로, 이 조항에 의한 제한의 정도가 과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제가 남용될 소지는 있으나, 주민소환투표는 일정수의 유권자의 서명을 받되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청구하도록 하고(주민소환법 제7조), 해당 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임기개시일 후 1년 내나 임기 만료일로부터 1년 내,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1년 내에는 청구를 제한하며(주민소환법 제8조), 서명요청 활동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장 입후보예정자나 그 가족 등이 관여할 수 없고(주민소환법 제10조 제2항 제5호), 주민소환투표는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 3분의 1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되도록 하여(주민소환법 제22조) 그 남용의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지방자치의 경험과 연륜이 축적되면서 시민의식 또한 따라 성장하여 이러한 남용의 위험성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그 해당 여부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적정한 지 의문이고, 사법절차를 거칠 때 주민소환 청구를 둘러싼 지역 내의 대립이 심화되고 절차가 지연됨으로써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위험성이 크다 할 수 있으며, 만일 청구사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여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법행위의 유형은 통상의 형사사법 절차로도 그 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굳이 주민소환제를 둘 제도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주민소환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입법자가 주민소환제 형성에 있어서 반드시 청구사유를 제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으며, 달리 그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사정 또한 찾아 볼 수 없다.
 
(3) 또 위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되어 공직자가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주민의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전자의 위험성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를 견제할 장치가 있음에 반하여, 후자의 이익은 보다 광범위하고 직접적이어서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라. 주민소환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 부분(발의요건)
(1) 청구인은, 이 조항이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에 유권자의 100분의 15 이상의 서명을 요구하여 그 요건을 지나치게 가볍게 함으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주민소환투표의 구체적인 요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입법자의 재량이 매우 크다 할 수 있고, 이 청구요건이 너무 낮아 남용될 위험이 크다는 의미에서 현저하게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외국의 입법례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또한 주민소환법 제7조 제3항에 따르면,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당해 시장의 선거구 안의 읍ㆍ면ㆍ동 전체의 수가 3개 이상인 경우에는 3분의 1 이상의 읍ㆍ면ㆍ동에서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만분의 5 이상 1천분의 10 이하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 이상의 서명을 받도록 하되, 다만 당해 시장 선거구 안의 읍ㆍ면ㆍ동 전체의 수가 2개인 경우에는 각각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도록 하고 있고, 주민소환법 시행령 제2조(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인 수)에 따르면, 주민소환법 제7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시장의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위하여 해당 선거구 안의 읍ㆍ면ㆍ동의 전체의 수가 3개 이상인 경우에 3분의 1 이상의 읍ㆍ면ㆍ동에서 받아야 할 서명인 수는 해당 읍ㆍ면ㆍ동별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2호), 또는 산정된 서명인 수가 각각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해당 지방의회의원 선거구 안의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만분의 5 미만인 경우에 서명을 받아야 할 서명인 수는 1만분의 5로 하고, 1만분의 100을 초과하는 경우에 서명을 받아야 할 서명인 수는 1만분의 100으로 하고 있으므로, 특정 지역 주민의 의사에 따라 청구가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이루어 질 위험성은 거의 없고 주민들의 전체 의사가 어느 정도 고루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4) 결국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주민소환법 제8조(청구제한 기간)
(1) 청구인은, 이 조항은 해당 선출직 지방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1년 이내에는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을 뿐, 오히려 주민소환법 제13조 제2항 3호가 주민소환투표 공고일 90일 이내에 동일한 선출직 지방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있으면 1차 청구와 2차 청구를 병합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된 때부터 1년 이내가 아니라면 동일한 선출직 지방공직자에 대한 중복된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허용된다 할 것이고, 이 조항이 이와 같이 동일한 사유로 재차 주민소환투표를 청구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하는 것은 자신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이 조항에서 주민소환투표의 청구기간을 제한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 초에는 일정 기간 소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임기 초 단기간 내에는 과오 등을 입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임기 종료가 임박한 때에는 소환의 실익이 없는 점을 고려하고,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하여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는 폐해를 방지하려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고, 그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동일한 사유로 한 번 주민소환투표에 회부되어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정의 기간 내에 반복적으로 소환투표를 청구하는 경우가 아닌 한, 다른 청구사유 또는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같은 사유로도 제2, 제3의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제한하여야 할 이유도 없으며, 더욱이 주민소환법은 예산낭비 등에 대비하여 투표를 병합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주민소환법 제13조 제2항).
 
(3) 가사 주민소환투표를 병합하여 실시하지 못한 경우라도, 제1의 청구가 부결되면 사유를 불문하고 그 이후 1년 이내에는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할 수 없으므로, 제2, 제3의 청구를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이 사건의 경우처럼,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위한 주민의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서명부에 청구사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절차적인 사유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청구를 수리한 처분이 법원에 의하여 취소된 경우, 이후 제대로 된 절차를 다시 밟아 제2의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는 것을 막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주민들의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5) 따라서, 이 조항이 사실상 동일한 청구사유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를 재청구하는 것을 막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바. 주민소환법 제9조 제1항(서명요청 활동)
(1) 청구인은, 이 조항이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대표자와 그로부터 서명요청권을 위임받은 자에게 서명요청 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그에 대응하여 서명요청 활동기간 동안 소환대상 공직자의 반대운동을 보장하지 않아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주민소환투표 청구는 일정 수 이상 주민의 서명을 요하므로, 이와 관련한 서명요청은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활동이자 주민소환투표 청구의 준비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이는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후 진행되는 주민소환투표와는 별개이므로, 이러한 서명요청 활동을 주민소환투표 운동에 속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서명요청 활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청구요건을 갖추어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이루어질 것인지 사전에 알 수 없으므로,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소환대상 공직자에게 소환반대 활동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할 필요가 없고, 이를 허용한다면 그 기간만큼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게 되어 행정공백의 상태가 불필요하게 늘어날 위험성이 있다.
 
(4)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진 후 적법요건을 확인하면 대상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고(주민소환법 제14조),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이후에는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측의 찬성 활동에 대하여 소환대상자의 반대운동이 가능하며(주민소환법 제17조, 제18조) 이때의 활동이 소환대상자에게 더욱 중요하고 긴요한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공정한 반대활동 기회가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다만, 주민소환투표 대상자는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된 때부터 주민소환투표 결과 공표 시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되므로(주민소환법 제21조 제1항), 그 전에 반대활동을 보장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위 공고로 인한 불이익은 완전한 직무박탈이 아니라 약 20-30일 정도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에 불과하여 그 정도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주민소환청구 전에 반대활동을 허용할 경우, 청구인측은 소환에 찬성해 달라는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함에 반하여 소환 대상자측은 소환에 반대하거나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독려하는 소극적인 내용의 선거운동을 하게 되어, 그 속성상 서로 자신을 선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적극적 선거운동을 하는 통상의 선거에 비하여 선거운동 과정에 마찰을 빚거나 충돌할 가능성이 더욱 커져, 이로 인한 혼란과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사. 주민소환법 제21조(권한행사의 정지 및 권한대행)
(1) 이 조항은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부터 주민소환투표의 결과가 공표될 때까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하고, 그 기간 동안 권한대행자로 하여금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하여, 주민소환투표 운동기간 및 투표일까지 주민소환 대상자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다.
 
(2) 그러나 이 조항의 입법목적은,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경우 공직자로서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의 원활한 수행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고, 소환대상 공직자가 공직의 행사를 통하여 주민소환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행정의 정상적인 운영과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공익을 달성하려는데 있고,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로부터 그 결과가 공표될 때까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당한 수단이 된다 할 것이다.
 
(3) 또한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는 것만으로 청구인의 지위가 상실되는 것이 아니고,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하여 과반수의 찬성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직을 상실하므로, 투표가 발의된 후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행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공무담임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
 
(4) 주민소환법 제13조 제1항은 주민소환투표 공고일로부터 20일 이상 30일 이하의 범위 안에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민소환투표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통상 20일 내지 30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다만, 주민소환법 제13조 제2항이 주민소환투표 공고일 이후 90일 이내에 주민투표,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ㆍ재선거ㆍ보궐선거(대통령 및 국회의원선거 제외), 동일 또는 다른 선출직 지방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있을 때에는 주민소환투표를 그에 병합하거나 동시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그에 해당할 특별한 경우에는 최장 90일까지 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공무담임권을 비교하여 볼 때, 양 법익이 현저한 불균형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5) 청구인은 또 대통령 등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요건과 비교할 때 이 조항의 권한행사 정지요건이 너무 가벼워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탄핵소추는 일정 범위의 고위직 국가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있을 경우 그를 공직에서 추방하는 헌법상의 제도이고, 주민소환은 지방자치제에 있어서 주민에 의하여 선출된 공직자에 대하여 그 선출한 주민 자신이 신뢰를 철회하는 정치적 의사표시를 통하여 공직을 박탈하는 법률상의 제도로서, 양 제도는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므로, 대통령 등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과 선출직 지방공직자인 청구인을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본질적으로 같거나 다르다는 의미에서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조항에 대한 청구인의 평등권 침해 주장도 이유가 없다.
 
아. 주민소환법 제22조 제2항(주민소환투표 결과의 확정요건)
(1)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이 조항이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이 확정되도록 한 것은, 그 요건이 너무 낮아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그 요건이 너무 낮아 주민소환의 확정이 아주 형식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정도라고 보기 어렵고, 외국의 입법례에 비하여도 이를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 선거에서 당선자 확정을 위해서는 투표율을 묻지 않고 결정하는데 비하여 주민소환투표에서는 최소한 3분의 1 이상의 투표율을 요구한 것은 일반선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설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임기가 정해진 소환대상자의 공무담임권을 충분히 배려한 결과라 할 것이다.
주민소환의 확정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한지 여부는 주민소환투표의 투표율과 연관하여 논의할 것으로서, 요즈음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30 내지 40%대에 불과하고, 주민소환투표가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실시되며, 전국적인 선거나 다른 지방의 선거 등과도 연계되지 아니한 채 독자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위 요건은 오히려 너무 엄격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할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이는 입법자가 현실을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는 입법재량 사항인 점을 함께 고려하면,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평등의 원칙 위배 여부
한편, 청구인은 국회의원의 경우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되는 점에 비추어(헌법 제64조 제3항)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국회의원은 국민전체의 대표자로서 단순히 특정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는 헌법상의 지위가 다르고, ② 국회의원이 제명되는 경우에는 아무도 이를 대신할 수 없어 보궐선거시까지 업무의 공백이 있게 되며, ③ 국회의원은 정기국회나 임시국회를 통하여 소집하기가 비교적 쉽고 제명투표를 위한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한편, ④ 국회의원의 제명은 선출권자가 아닌 같은 동료 국회의원이 결정하는데 반해 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선출권자인 주민들이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 제도의 취지와 정당성의 근거가 다른 점을 고려할 때, 제명 대상 국회의원과 주민소환 대상 지방자치단체장을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같거나 다르다는 의미에서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평등권 침해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그 중 주민소환법 제21조(권한행사의 정지 및 권한대행) 제1항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아래 7.과 같은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7.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일부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가 곧바로 정지되도록 규정한 주민소환법 제21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므로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힌다.
 
가. 주민소환법 제7조 제1항 제2호는 주민소환청구 사유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아니하여 심지어는 허위의 사유로도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가능하고, 주민소환투표 청구에 필요한 주민의 수도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그리 엄중하지 아니하여 소수의 주민이라도 주민소환을 발의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 아래에서 주민소환이 발의되어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곧바로 정지하는 것은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될 가능성을 더욱 커지게 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 나.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되도록 한 헌법 제65조 제3항과 비교하여 보면, 탄핵소추는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된 때에 한하여 의결할 수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 공무원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적이 없어도, 심지어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공무를 수행하였어도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탄핵소추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엄중한 요건을 요하는데 반하여,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는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의 서명만 있으면 실시될 수 있으므로, 위 조항은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요건과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가벼운 것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 공무원을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에 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차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이 주민소환투표 공고일로부터 주민소환 확정 시까지 통상 20일 내지 30일이나(주민소환법 제13조 제1항), 주민소환투표 공고일 이후 90일 이내에 주민투표 등이 있어 그에 병합하거나 동시에 실시될 경우 최장 90일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될 수 있으므로(주민소환법 제13조 제2항),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이 짧아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민소환이 부결되는 경우 권한행사 정지는 결과적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권한행사 정지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 굳이 그 길지 않은 기간 동안 공직을 확정적으로 수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정당화할 논거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공직의 박탈은 주민소환이 확정된 경우라야 가능한 것인 이상, 권한행사의 정지는 주민소환이 발의된 상태에서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침해 수단이라 할 것이어서, 공ㆍ사익의 형량에 있어 균형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권한행사를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은 다른 제도를 강구하여 충분히 그 폐해를 방지할 수 있고, 권한행사 정지의 문제와 같이 주민소환이 일련의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결과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게 되는 경우 공익과 사익을 비교하여 형량함에 있어서는, 직무집행이 정지되도록 하였으나 주민소환이 부결된 경우와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으나 주민소환이 확정된 경우를 비교하여 어느 것이 보다 헌법정신에 합치하고 청구인의 기본권을 덜 침해하게 되는지에 대하여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라. 이 조항이 소환대상 공무원에게 위법ㆍ부당 등의 확정된 비위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오로지 정치적 신임을 철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민소환투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절차가 확정되기도 전에 그 발의요건에 지나지 아니하는 15% 이상 주민의 서명만 가지고 그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은, 이미 적법하게 확정된 선거의 결과와 임기제를 무시하는 것으로서 대의제의 본질을 과도하게 침해한다 할 것이다.
 
마. 결론적으로 주민소환을 인정하는 경우라도 대표자에게 임기 중 자유위임에 기초한 독자성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극히 예외적이고 엄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주민소환을 인정할 때에만 대의제 원리가 손상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의 경험적 의사를 포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된다 할 것이므로, 비록 대의제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도입된 직접민주제의 한 형태로서의 주민소환제를 긍정하고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있어 입법자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가 넓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조항만큼은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대의제의 원리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별지 1] 관련법률조항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7조(주민소환투표의 청구) ① 전년도 12월 31일 현재 주민등록표 및 외국인등록표에 등록된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하는 자(이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라 한다)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비례대표선거구시ㆍ도의회의원 및 비례대표선거구자치구ㆍ시ㆍ군의회의원은 제외하며, 이하 “선출직 지방공직자”라 한다)에 대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주민의 서명으로 그 소환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1.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도지사(이하 “시ㆍ도지사”라 한다):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3.지역선거구시ㆍ도의회의원(이하 “지역구시ㆍ도 의원”이라 한다) 및 지역선거구자치구ㆍ시ㆍ군 의회의원(이하 “지역구자치구ㆍ시ㆍ군 의원”이라 한다):당해 지방의회의원의 선거구 안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ㆍ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함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 안의 시ㆍ군ㆍ자치구 전체의 수가 3개 이상인 경우에는 3분의 1 이상의 시ㆍ군ㆍ자치구에서 각각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만분의 5 이상 1천분의 10 이하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다만, 당해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 안의 시ㆍ군ㆍ자치구 전체의 수가 2개인 경우에는 각각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장ㆍ군수ㆍ자치구의 구청장 및 지역구지방의회의원(지역구시ㆍ도의원과 지역구자치구ㆍ시ㆍ군 의원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함에 있어서 당해 시장ㆍ군수ㆍ자치구의 구청장 및 당해 지역구지방의회의원 선거구 안의 읍ㆍ면ㆍ동 전체의 수가 3개 이상인 경우에는 3분의 1이상의 읍ㆍ면ㆍ동에서 각각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만분의 5 이상 1천분의 10 이하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다만, 당해 시장ㆍ군수ㆍ자치구의 구청장 및 당해 지역구지방의회의원 선거구 안의 읍ㆍ면ㆍ동 전체의 수가 2개인 경우에는 각각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④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는 전년도 12월 31일 현재의 주민등록표 및 외국인등록표에 의하여 산정한다.
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매년 1월 10일까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를 공표하여야 한다.
 
제11조(주민소환투표청구의 각하)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준용되는 ?주민투표법?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소환청구인대표자가 제출한 주민소환투표청구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 이 경우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소환청구인 대표자에게 그 사유를 통지하고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
1.유효한 서명의 총수[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준용되는 ?주민투표법? 제12조 제7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정(補正)을 요구한 때에는 그 보정된 서명을 포함한다]가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에 미달되는 경우
2.제8조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기간 이내에 청구한 경우
3.주민소환투표청구서(이하 “소환청구서”라 한다)와 소환청구인서명부가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준용되는 ?주민투표법?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을 경과하여 제출된 경우
4.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준용되는 ?주민투표법? 제12조 제7항의 규정에 의한 보정기간 이내에 보정하지 아니한 경우
 
제12조(주민소환투표의 발의) ①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적법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요지를 공표하고, 소환청구인대표자 및 해당선출직 지방공직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
②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제1항의 규정에 따른 통지를 받은 선출직 지방공직자(이하 “주민소환투표대상자”라 한다)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발의하고자 하는 때에는 제1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투표대상자의 소명요지 또는 소명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주민소환투표일과 주민소환투표안(소환청구서 요지를 포함한다)을 공고하여 주민소환투표를 발의하여야 한다.
 
제14조(소명기회의 보장) ①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적법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지체 없이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게 서면으로 소명할 것을 요청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소명요청을 받은 주민소환투표대상자는 그 요청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500자 이내의 소명요지와 소명서(필요한 자료를 기재한 소명자료를 포함한다)를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소명서 또는 소명요지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명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③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일과 주민소환투표안을 공고하는 때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소명요지를 함께 공고하여야 한다.
 
제21조(권한행사의 정지 및 권한대행)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이 정지된 경우에는 부지사ㆍ부시장ㆍ부군수ㆍ부구청장(이하 “부단체장”이라 한다)이 ?지방자치법? 제111조 제4항의 규정을 준용하여 그 권한을 대행하고,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법? 제111조 제5항의 규정을 준용하여 그 권한을 대행한다.
 
제27조(「주민투표법」의 준용 등) ① 주민소환투표와 관련하여 이 법에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주민투표법」 제3조 제2항, 제4조, 제10조 제1항 및 제2항, 제12조(제8항을 제외한다), 제17조 내지 제19조, 제23조 및 제2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7. 5. 23. 대통령령 제20065호로 제정된 것) 제10조(서명보정기간 등) 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서명의 보정기간(補正期間)은 시ㆍ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청구의 경우에는 관할선거관리위원회가 소환청구인대표자에게 서명을 보정하도록 요구한 날부터 15일 이내, 시장ㆍ군수ㆍ구청장 및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청구의 경우에는 관할선거관리위원회가 소환청구인 대표자에게 서명을 보정하도록 요구한 날부터 10일 이내로 한다.
 
주민투표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청구인대표자의 선정과 서명의 요청 등) ① 주민이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투표청구를 하고자 하는 때에는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이하 “청구인대표자”라 한다)를 선정하여야 하며, 선정된 청구인대표자는 인적사항과 주민투표청구의 취지 및 이유 등을 기재하여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청구인대표자증명서의 교부를 신청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청구인대표자증명서의 교부신청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청구인대표자가 주민투표청구권자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청구인대표자증명서를 교부하고 그 사실을 공표하여야 한다.
③ 청구인대표자와 서면에 의하여 청구인대표자로부터 서명요청권을 위임받은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서명요청기간 동안 주민에게 청구인서명부에 서명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서명이 제한되는 기간은 서명요청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④ 청구인서명부에 서명을 한 자가 그 서명을 철회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청구인서명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제출되기 전에 이를 철회하여야 한다. 이 경우 청구인대표자는 즉시 청구인서명부에서 그 서명을 삭제하여야 한다.
 
제12조(청구인서명부의 심사ㆍ확인 등) ① 청구인대표자는 제1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서명요청기간이 만료되는 날부터 특별시ㆍ광역시 또는 도의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자치구ㆍ시 또는 군의 경우에는 5일 이내에 주민투표청구서와 청구인서명부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②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서명은 이를 무효로 한다.
1. 주민투표청구권자가 아닌 자의 서명
2. 누구의 서명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서명
3.서명요청권이 없는 자의 요청에 의하여 행하여진 서명
4.동일인이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2 이상의 유효한 서명을 한 경우에는 그 중 하나의 서명을 제외한 나머지 서명
5.제1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서명요청기간외의 기간에 행하여졌거나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서명요청이 제한되는 기간에 행하여진 서명
6.강요ㆍ속임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행하여진 서명
7.이 법의 위임에 의하여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방식과 절차에 위배되는 서명
③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투표청구서와 청구인서명부가 제출된 때에는 지체 없이 주민투표청구사실을 공표하고, 청구인서명부 또는 그 사본을 7일간 공개된 장소에 비치하여 주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④ 청구인서명부의 서명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공람기간내에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이 있은 때에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공람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그 결과를 지체없이 이의신청인과 청구인대표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⑥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5항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과 관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계인의 의견진술 또는 증언을 요구할 수 있다.
⑦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제출된 청구인서명부의 서명이 무효인 서명으로 판정되어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에 미달하게 된 때에는 청구인대표자로 하여금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기간 이내에 이를 보정하게 할 수 있다.
 
[별지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주민소환법 제7조 중 시장 부분
주민소환은 민주적 정당성을 배신한 공직자의 권한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제도로서 그 사유는 어느 정도 법률로 구체화할 수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특히 주민소환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직권남용과 위법, 부당한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일 뿐 정당한 공무집행 행위와 정책의 수립 및 집행마저 위축시키려는 제도가 아닌데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선거가 과열되고 선거 후에도 정치적 혼란이 심하며 낙선자가 선거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지 아니하는 정치상황이 빈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주민소환의 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하는 것은 정치적인 소수자가 제도를 악용하거나 남용할 우려가 크다.
또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에 필요한 주민수를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지나치게 가볍게 정함으로써 주민소환 발의를 너무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2) 주민소환법 제8조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적법한 것으로 수리되었다면 그것이 위법한 것으로 취소 확정되기까지는 다른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개시하거나 수리하여서는 아니 될 것인데도, 이 사건에 있어 주민소환투표에 관한 제1청구가 2007. 8. 9. 수리되고 이에 대한 사법적 심사가 진행 중인데도 주민소환 추진세력이 사실상 동일한 청구사유에 의하여 다시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여 제2청구를 통하여 주민소환투표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 기간을 정하면서 “제12조 제1항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가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수리된 때”를 규정하지 아니한 때문이고, 이는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3) 주민소환법 제9조
소환청구인 대표자측은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사유가 기재된 서명부를 사용하여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에게 서명할 것을 요청하는 활동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주민소환투표에 부쳐지거나 부쳐질 사항에 관한 찬성 활동을 함에 반하여, 주민소환투표 대상자는 위와 같은 찬성활동에 대응하는 반대 활동을 할 수 없고, 고작 주민소환투표에 부쳐지거나 부쳐질 사항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만을 할 수 있을 뿐으로서(제17조 제1호), 주민소환의 부정적인 측면이나 주민소환투표의 확정요건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사정을 함께 살펴보면, 이와 같은 서명 요청과정에서의 찬성과 반대 활동의 불균형은 주민소환투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4) 주민소환법 제21조 제1항
주민소환 사유에 관하여 주민소환법에 아무런 정함이 없고, 그 발의요건도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으로 가벼운데도, 위 조항이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가 곧바로 정지되도록 함으로써 주민소환제도가 정치적으로 오용되거나 남용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탄핵의 소추는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에 한하여 의결할 수 있고(헌법 제65조 제1항),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거쳐야 하는데 반하여(헌법 제65조 제2항), 주민소환투표는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0 내지 20 이상 주민의 서명만 있으면 실시될 수 있어 너무도 용이하게 소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경우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고 하여(헌법 제65조 제3항)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직 공무원도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확정되기까지 반드시 권한행사가 정지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5) 주민소환법 제22조 제1항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할 수 있고(헌법 제64조 제3항), 주식회사의 이사의 경우에도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라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해임할 수 있는데 반하여(상법 제385조 제1항, 제434조),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약 16.7%의 찬성만 있으면 주민소환이 확정되어 대상자는 그 직을 상실하게 한 것은, 주민소환에 의한 공직상실의 요건을 너무 완화함으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행정안전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
공권력의 행사자인 국가나 그 기관 또는 조직의 일부나 공법인, 그 기관은 기본권의 수범자일뿐 기본권의 주체가 아니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청구인은 하남시장으로서 공권력의 행사자라고 할 것이므로 역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그리고 지방자치는 제도적 보장에 관한 것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에 관한 사항 등은 헌법상의 기본권과 무관한 것이므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 본 안
(가) 주민소환은 그 사유를 불문하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서, 청구사유를 제한할 경우 그 적법성 여부는 최종적으로 사법부가 판단할 것이므로, 선출직 공직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제도가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 전환될 우려가 있고, 청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장기간이 소요되어 지방행정의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며, 임기 중 소환투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국회 입법과정에서도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 보아 이를 명시하지 않았으며, 주민소환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있으므로, 주민소환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았다 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 주민소환법 제8조에서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 기간을 설정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 초에는 과오 등을 입증하기 어렵고 임기종료에 임박할 때에는 잔여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소환의 실익이 없는 점과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하여 부결되었음에도 반복적으로 소환투표를 청구하는 폐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수리한 청구가 있다 하더라도 또 다른 사유로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추진할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입법목적인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기 위하여 또 다른 청구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옳다.
주민소환법 제13조 제2항은 주민소환투표 공고일 이후 90일 이내의 동일 또는 다른 지방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는 병합하거나 동시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하여 반복청구 허용에 따른 비용의 낭비를 막도록 하고 있고, 청구인의 주장처럼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적법하다고 인정되어 수리된 때”를 주민소환투표 청구 제한사유로 규정한다면 오히려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다) 주민소환법 제9조는 주민소환투표의 청구를 위한 서명요청 활동을 보장하면서도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에 대하여는 반대활동을 보장하고 있지 않으나, 주민소환의 남용을 막기 위하여 일정한 수의 주민소환투표청구 서명을 요건으로 하는 이상, 서명요청 활동은 주민소환 제도를 실시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활동인 반면, 통ㆍ반 단위까지 매우 세밀한 행정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자로 하여금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의 서명요청 활동에 대하여 갖가지 반대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실제로 주민소환투표 제도는 소환대상 공직자의 반대활동에 부딪혀 투표청구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무실하게 될 우려가 크다 할 것이므로, 소환대상 공직자에게 서명요청 활동 단계에서 주민소환투표에 대한 반대운동을 할 권한을 명시적으로 보장하지 않았다 하여 이를 불균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라) 주민소환법 제21조가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결과를 공표할 때까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킨 것은, 주민소환투표 관리의 공정성과 객관성, 지방행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입법정책적인 판단의 결과로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고, 지방자치단체에 관한 사항은 헌법 제117조 제2항 및 제118조 제2항에서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어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의 권한행사 정지 등은 국가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소환투표 대상자는 주민소환투표 공고일 다음날부터 투표일 전날까지 이루어지는 투표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권한을 유지하면서 개인적인 성격의 소환반대투표 운동을 한다면 해당 직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 투표운동 시비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주민들 또한 도덕성 및 능력 등에 대하여 논란이 있는 소환될 수 있는 공직자가 수행하는 직무를 신뢰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투표운동기간 동안 소환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이 오히려 지방행정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마) 주민소환투표의 발의요건을 지나치게 완화하면 정치적인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다.
주민소환투표의 발의요건과 주민소환의 확정요건은 이런 점에서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에 속하는 영역이고, 위의 각 요건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있어서의 투표율과 당선자가 취득하는 유효투표의 수 등에 비추어 결코 낮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선거에서는 투표율을 묻지 않고 단순다수득표자를 당선자로 확정하는데 반하여 주민소환투표의 경우 3분의 1 이상의 투표율을 정한 것은 선거에 비하여 엄격한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서, 주민소환법에 정한 주민소환 기준은 외국의 입법례에 비하여도 결코 지나치게 낮지 않다.
 
다. 이해관계인 유○준 및 전국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의 의견
이해관계인 전국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의 의견은 청구인의 의견과, 이 사건 제1청구의 청구인 대표자였던 이해관계인 유○준의 의견은 행정안전부장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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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6 12:22 2009/09/0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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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재구성 ❶ 미국형 사회민주주의 (시사IN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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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의 <진보의 재구성> 연재 기획을 보면서 김대중, 노무현이 우리 사회의 진보 논의의 폭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킴과 동시에 많이 좁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 같으면 '진보'의 테두리 내에 결코 포함되지 않았을 인물·지식·사상들이 논의의 대상이 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한국의 자유주의 우파세력의 독창적인 생각은 아니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가운데 길인 사민주의를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한 제3의 길에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유럽의 제3의 길 주창자들도, 미국의 자유주의 세력들도 최근 들어 진보를 들먹이기는 하지만, 스스로도 낯간지러울 것이다.
 
시사IN의 <진보의 재구성> 연재물은 과연 진보의 폭을 넓히는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이진경은 당시 비합법 지하 정치신문이었던 '노동계급'에서 '진보'는 '사회주의'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했다. 진보라는 게 사회주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상적 흐름을 포함하게 된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바람직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게 외연이 확장된다고 하여 진보가 재구성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뉴라이트들도 자신들이 진정한 진보라고 하면서 머리를 들이미는데, 이들의 가능성도 관대하게 검토할런지... 언제부터 변혁, 혁명, 사회주의를 얘기하는 게 부담스럽고, 구태의연하게 들리더니, 앞으로 진보라는 것조차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겠지. 결국은 이 또한 프레임 싸움이고, 담론 싸움이기에 그러하다. 
 
지금까지 진보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구성조차 못해본 상황에서 무엇을 재구성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2-3년간 내가 속한 정치조직에서도 진보의 재구성 운운하면서 작업을 했었는데, 그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새삼스레 아쉽게 느껴진다. 아무튼 시사IN의 연재물을 통해 뭔가 배울 것이 있기를...
  
사실 시사IN이 연재하기로 정한 주제에서 벗어난 것이 오히려 진보의 재구성을 보여주는데 더 많은 시사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왕 시도해보겠다면 시장사회주의, 분석적 마르크시즘, 참여계획경제론, 자주관리, 녹색당 및 생태사회주의 운동, 해적당의 사례, 남미의 브라질 및 베네수엘라의 사례 등 다양한 예들도 포함하여 검토해보기를 바란다. 이후에 관련기사가 나오면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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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재구성> 연재를 시작하며 (시사IN [103호] 2009년 08월 31일 (월) 13:51:26 이종태 기자)
진보의 재구성 ❶ 미국형 사회민주주의 
 
한국에서 ‘진보’로 분류되는 인물·사상·지식은 우리 근현대사를 발전시켜온 거대한 양 갈래 흐름 중 하나다. ‘진보’는 인류사에 유례없을 정도의 속도로 이루어진 한국 경제 발전의 그늘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고, 후발 자본주의국으로서는 유일하게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병행’을 이루어냈다. 이런 ‘진보’에서 ‘왼쪽’에 속하는 인물·사상·지식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진보’의 ‘오른쪽’은 11년여 전, 정권에 진출하면서 그간의 ‘한국 사회 비판’을 뛰어넘어 정치·경제·사회 제도들을 직접 설계해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계적 대세였던 신자유주의 물결은, 평등을 중시하는 세력이 집권한 시기에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진보’를 몰아붙였다. 진보는 대외적으로 기대를 배신했고, 내부적으로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시사IN>이 ‘진보의 재구성’을 연재하기로 한 이유는 이런 상황들, 그 자체다. 다음은 이 연재의 몇 가지 원칙이다.
 
첫 번째, ‘진보의 재구성’은 모두 10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한다.
두 번째, <시사IN>의 이번 연재에서 ‘진보’는 ‘차별을 위한 기준’이 아니라 각종 인물·지식·사상들을 이 범주 내에 포괄하기 위한 실천적이고 무정형적인 개념으로 간주된다. 스스로 진보를 자처하거나 진보로 간주된 바 있는 인물·사상·지식이라면, 그 가능성을 관대하게 검토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용했던 영미형 자본주의, 북유럽 사민주의, 케인스주의, 자본주의의 다양성 논의, 근본주의적 혁명론과 개인주의까지 진보라는 범주 아래 다룰 계획이다.
세 번째, 이번 연재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런 ‘진보’ 개념과 관련된, 국내외의 여러 논의를 쉽고 간략하게 서술하는 것이다.
네 번째, 구체적인 연재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미국형 사회민주주의(로버트 라이시, 진 스펄링, 클린턴, 오바마)
2. 신케인스주의(폴 크루그먼, 스티글리츠)
3.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비그포르스, 칼레비, 렌-마이드너)
4. 영국 신노동당(기든스,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5. 자본주의의 다양성(폴라니 등)
6. 근본주의적 혁명론자들(레닌, 트로츠키, 토니 클리프)
7. 포스트 마르크시즘, 자율주의, 노동 거부(네그리 등)
8. 교육과 사회(보울스, 긴티스)
9. 세계 금융위기와 그 대안(실러 대 크로티)
10.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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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산업화 대안은 시장 역동성 믿는 미국형 사민주의 (시사IN [103호] 2009년 08월 31일 (월) 13:53:43 이종태 기자)
노동자의 단결도, 자본과의 싸움도 불가능하다는 탈산업화 시대의 진보적 대안은? 이찬근 인천대 교수가 미국 신민주당 노선을 해설한다.  
 
미국 민주당이 1990년대 초에 성취한 사상적 변혁은 한국의 진보 세력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당시 미국 민주당이 한 일은 서구세계 진보적 대중정당들의 전통적 사상을 뒤엎은 것이었다. 복지와 시장, 국가에 대한 기존 관념을 전복함으로써 1992년 빌 클린턴을 대통령에 당선시켜 공화당의 12년 지배를 끝장냈다. 이런 사상적 변혁 이후의 미국 민주당을 ‘신민주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금융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미국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때였다.
 
신민주당이 변혁한 것은 자신과 미국만이 아니었다. 1990년대 하반기에는 미국과 다른 경제 시스템을 영위하는 동아시아 국가와 유럽 국가들을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 포섭했다. 당시 한국에서 집권한 진보 세력은 신민주당의 사상을 적극 흡수하기도 했다. 그만큼 위력적인 사상이었다.
 
신민주당은 시장의 역동성이 진보적 과제와 결합될 수 있음을 굳게 믿었다. 이에 따라 시장을 규제해서 소생산자와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지 않는 수단(근로장려세제 등)으로 서민을 직접 지원하려 했다. 또한 기업과 경제성장을 노골적으로 중시했다.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 같은 사람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미워하면서 일자리를 사랑할 수는 없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시각은 자연스럽게 개인의 능력과 책임을 강조하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행정과 공적 사업을 민간에 이양하는 권력이양(empowerment) 정책이 실시되었다. 서민에게 시혜를 베풀기보다 이들이 자기 사업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설계되었다.
 
한국에서도 이 흐름은 김대중 시대의 생산적 복지, 노무현 시대의 사회적 투자국가론 등으로 이어졌다. 금융 및 서비스 산업의 성장동력화, 참여정부의 금융허브론, 이명박 정부의 금융중심지론도 신민주당의 영향을 일정하게 반영한다. 이러한 미국 신민주당 사상의 배경 및 전망과 관련해 최근 지구화라는 맥락 속에서 클린턴·오바마 정책을 연구 중인 인천대 이찬근 교수를 만났다. 
 
미국 신민주당의 사상 역시 소외층 지원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미국형 사회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유럽 사민주의 정당의 경우, 지구화 흐름에서 이탈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구화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지구화에 따른 현상들을 일정 정도 정치와 사회의 힘으로 다스릴 수 있고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반해 미국 신민주당은 지구화를 ‘포스’(force), 즉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인식한다. 신민주당의 여러 정책에는, 이런 ‘포스’에 맞설 것이 아니라 올라타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또한 이 흐름을 주도한 빌 클린턴, 로버트 라이시(전 노동장관) 등은 지구화와 기술 혁신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지구화에 대한 견해 차이가 대안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인가.

로버트 라이시, 진 스펄링 등 미국 신민주당 이론가들은 지구화의 불가피성을 일단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고민한다. 탈산업화라는 현실에 기반해서 국가의 구실을 고민하고, 이 영역에서 보수와 진보가 대안으로 다투자는 거다. 유럽 사민주의가 ‘복지를 지키자’고 주장한다면, 미국형 사민주의는 복지의 개념을 ‘개인의 위험 관리’에서 ‘개인 능력의 향상’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탈산업화는 어떤 시대인가.

로버트 라이시에 따르면, 미국 자본주의 혹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추세는 지구화다. 대다수 대기업은 국적이 불분명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은 원자재, 중간재(하청기업), 노동자 등을 국내가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선택한다. 미국 기업이 잘나간다고 미국인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자본과 노동이 국민경제 내에서 공생하며 한 배를 타던 시대는 지나갔다. 또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숙련도가 낮은 반복적 노동이 사라지고 있다. 이 부문의 저숙련 노동자들은 기존 일자리를 잃고 소매 상점, 레스토랑, 호텔, 노인이나 어린이 돌보기 등 대인 서비스업(사람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업)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런 대인 서비스업은 자동화가 불가능하고 글로벌 경쟁에 직접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급여 수준이 너무 낮아서 사회적으로 일자리 불안과 양극화를 초래한다. 이처럼 탈산업화 시대에는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반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양극화가 심화된다.
 
노동과 자본 간 사회적 대타협에 기반한 기존 사회민주주의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 사민주의는 산업화 시대의 대안이었을 뿐이다. 산업화 시대는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거대한 공장을 운영했고, 그 공장 내에는 비슷한 작업을 수행하는 수많은 노동자가 근무했다. 노동자들은 단결하기 쉬웠고, 단결하면 자본에 대단히 위협적이었다. 또한 기업들의 생산거점도 국가 내에 있었다. 그래서 국가 단위에서 자본은 노동과 타협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조건이 모두 사라졌다.
 
이런 현실에 대한 미국 신민주당의 대안은 무엇인가.
바로 교육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육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다. 오바마는 ‘미국은 교육에서 승리해야 다른 나라들을 앞설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교육 강화’인가. 특유의 세계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공산권 붕괴 이후 30억여 명 이상이 세계 노동시장에 들어왔다. 이에 더해 무역과 투자도 완전히 개방되었다. 세계 자본의 처지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 노동자 40억명을 마음대로 활용하면서 생산을 조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도 금융과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능력이다. 지구화로 인해, 어느 나라에 살든 글로벌 차원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노동을 제공할 능력이 있는 개인은 높은 보수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인식에 기반하면, 결국 대안은 고부가가치 노동력을 자국 내에 많이 육성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교육을 강조한다. 교육을 통해 고부가가치 인력을 많이 키워내자는 것이다.
 
교육의 강화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인가.
로버트 라이시는 일자리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최상위에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지식형·문제해결형 일자리가 있다. 두 번째는 산업화 시대에 전형적인, 대규모 사업장에서 반복 노동을 하는 일자리다. 세 번째는 대인 서비스이다. 그런데 두 번째는 파괴되었고, 세 번째는 늘어나지만 임금 수준이 매우 낮다. 결국 첫 번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국가의 구실이고 이를 담당하는 것이 교육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에는 기득권 해체의 의미도 있다. 공교육을 강화해서 저소득층 자제들도 노력에 따라 고부가가치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일부 사립학교와 부촌의 공립학교만 우수하다. 그런데 나머지 학교의 수준을 끌어올려 고부가가치 인력의 풀을 넓히자고 한다. 부모의 조건에 자식이 구애받지 않도록 하자는, 교육이 갖는 엄청나게 평등한 함의가 여기 있다.
 
그러나 클린턴 시대의 미국도 그리 평등한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미국이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클린턴 때는 경제 환경이 괜찮았다. 그래서 양극화의 본질적 대책인 ‘교육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게을리 했다. 탈산업화와 양극화에 월스트리트는 금융 버블을 통해 자산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미국 시민들의 실질소득 하락을 자산가격 상승으로 보완한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역시 이런 월스트리트 방식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교육정책이 핵심이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분간 소비를 살리는 차원에서 금융 버블을 통해 자산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다. 다만 오바마 정부는 금융을 청정에너지 기술 같은 녹색산업에 대한 생산적 투자로 유도하면서 이에 교육개혁을 결합하려 할 것이다.
 
신민주당적 관점에서 한국 정부를 평가한다면.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시대로 한정해서 보면, 정치인이나 지식인 사회에서나 탈산업화 시대라는 자각이 없다. 양극화에 대한 인식만 있다. 그래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 김대중 정부는 IMF나 미국의 압력으로 시장 개혁 및 전면 개방을 적극적으로 수행했으나 이러한 조처가 탈산업화로 가는 문을 연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이때 탈산업화가 15년 당겨졌다.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를 물려받아 많은 고민을 했다. 동반성장 전략을 세우기도 했으나 기득권자들과의 싸움에 너무 에너지를 소진했다. 사회적 대타협의 마지막 기회였으나 이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보수라고 하나 보수의 특징이 뚜렷하지 않다. 그냥 ‘경영자 정부’로 보인다. 경영자로서 거시적 환경 변화에 무조건 적응한다는 방침이지 ‘내가 노선을 깔겠다’는 것이 없다. 그래서 불분명하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도 교육개혁을 제시하고 있으나 방향이 틀렸다. 교육개혁의 목표는 탈산업화에 대한 대응으로서 학생들의 지적 능력(skill)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게 교육개혁은 ‘사교육 비용 줄이기’의 일환일 뿐이다. 이는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 이 기사와 관련해 참조할 도서로는 로버트 라이시의 <부유한 노예>(김영사), <슈퍼자본주의>(김영사), <국가의 일>(까치글방)과 진 스펄링의 <성장 친화형 진보>(미들하우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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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5 21:49 2009/09/0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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