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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

26.

남편이 없는 밤. 뭐 요 몇일 계속 없다. 그렇다고 익숙해진것도 아니며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다.

오늘 밤은 이불에 배어있는 남편의 '쩐내'를 맡으며 자야겠다.

쩐내.... 라니.. 부끄럽고만. 체취, 그만의 향기, 뭐 이런 말을 쓸수는 없는거야.....?

25.

어제 덧붙여 쓰려던 이야기. 할아버지는 논과 밭을 가지고 있었다. 뭐 으리으리한 부자는 아니고 적당히 가지고 있는. 옛날에 엄마가 이 얘기를 해주며 이런 말을 했었다. 도시에서는 모르니까 해주고, 시골에서는 아니까 해주고. 이게 뭔 말이냐면, 할아버지 재산을 큰 아버지가 모두 자기 앞을 이전했다. 도시에서는 관계가 어쩐지 저쩐지 알 수 없으니 해주고, 시골에서는 저 집의 큰 아들이라는 걸 알기에 해준다는 거다. 아무튼 그렇게 모든 재산은 큰 아버지에게 십수년전에 갔다. 그리고 어제 엄마와 통화하며 알게된 또 하나의 사실. 할아버지의 통장 잔고에 5만원이 남았단다. 이것도 재산신고하면서 알게된건데, 1년전만 해도 천만원이 넘게 있던 할아버지 통장 잔고가 일년만에 5만원으로 줄었다. 그 돈은 누가 썼을까? 혹 누구 통장으로 송금되었을까? 욕심욕심욕심. 그렇게도 탐이 나나. 징그럽다. 사람들이 징그럽다. 그렇게 가져가서 뭐 대단하게 누리고 살 것도 아니고 꽁꽁 싸매고 통장에 눌러놓고 있을 거면서 그렇게도 그렇게도 갖고 싶을까.

그들의 사는 방식에 감을 놓으세요, 배를 깎으세요 할 건 아니지만, 문제는 엄마를 봉으로 보는데서 시작한다. 엄마를 두드리면 돈이 나올 것 같나보다. 실제로도 두드리면 엄마는 돈을 꺼냈다. 자기는 돈이 없어 구두를 꾸겨신고 다니면서 옆에서 벗겨먹으려 들면 그렇게 벗김을 당했다. 요즘에야 구두를 구겨신지 않지만, 난 이런 엄마의 태도가 너무 싫었썼다. 나한테는 '돈없어' 라고 얘기하며 안해주고선 다른데가서는 지갑을 뺐기는, 그런 거 말이다. 예전에는 이랬었고 지금은, 역시 지금도 몹시 이런 것은 싫은데 3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해서 번 돈을 그리 뜯기고 싶을까, 생각한다. 언제까지 저렇게 봉노릇을 할까 싶다. 자기 몸이 암으로 아프기 시작했는데, 살아온 인생이, 아빠에게 사람들에게 그리 내주는 것이 억울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괴롭힘을 당하느니 그게 맘이 편하다 했다. 이 글의 결론은 '괴롭힘에 강해져야 한다'이다.

24.

어제는 10시간이나 잤다. 밤 10시에 잠든 덕분에 말이다. 형과 손 붙잡고 일찍 잤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보니.. 가서 한 시간 있다가 다시 나와서 밥을 먹고 사무실보다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회의를 하러가야했다. 가방을 메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점심즈음의 회의로 바로갔다.

오늘은 아빠의 생일이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해서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받는다. 나의 동생께서 친 사고가 발견되었다.

2008년쯤.. 동생이 약 천만원되는 돈을 각종 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 연체에 초기 수준으로 시달리던 그를 만나 내가 우선 갚겠다며, 너는 내게 매달 30만원씩 36개월을 갚으라고 했다. 물론 이 돈은 엄마의 돈이다. 

채무를 알게된 내가 어찌할까, 내 돈으로 이리저리 해보아야할까 걱정하니, 형이 이건 나 혼자만 안고 갈 문제가 아니라 했다. 부모에게 이야기하라 했다. 해서 엄마와 아빠에게 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엄마아빠가 내게 돈을 주고 나는 그 돈은 내돈인냥 빌려주고 매달 30만원씩 받았다. 건너뛴 달도 있고, 어쨌든 지금은 28회분을 받았다.

엄마가 얼마전 재산신고를 하려고 보니 동생 이름으로 된, 동생이 근무하는 지역 이름으로 된 뭐시긴가에 약 800만원을 빚졌다고 한다. 나는 이 새끼가 미쳤다고 본다.

2008년에 그를 만나 쳐올라오는 분노와 슬픔을 적당히 누르며 "왜"라고 물었썼다. 왜 돈이 필요했는지, 무엇때문인지, 그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아느냐며. 그의 어설픈 대답에 "알았다" 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했다. 그리고 다시 8백만원이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싶다. 곰곰히 생각해보고 그에게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사실 뭘 해결해주겠다고 마음먹는게 아니라면 "왜"냐고 물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난 모르는거다. 그냥 그렇게 두는거다.

지금 감정으로는.. 난 이새끼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23.

블로그.. 너를 잊고 있었구나, 숫자가 16개나 뛰었네. 그간 뭘했나 수첩을 열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회의를 하고, 몸을 움직이고, 편집을 하고, 빈소에 가고.. 그렇게 살았구나.

내일 회의가 있는데, 초안이나오거나 하는게 아니라 좀 부담스럽다. 내가 어떻게 기여해야할지, 뭘 찾아보면 더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어쨌든 자료를 뽑았는데 그냥 훑어보니 내일 회의때까지 버팅기려면 버팅기고 열심히 나누어보려면 열심히 나누어볼 수 있겠다 싶다.

근데! 오늘은 오랜만에 형과 밥을 먹기로 했다. 아마도 집 밥이 먹고싶을 그이겠지만, 난 이기적인 아내이니 외식을 하겠어. 신난다. 그와의 식사도 맛있는 음식도.  

7.

아래글을 읽어보니..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었다. 아마도 각종 사교육/자격증/열심히 일하라는 광고에 이런 말이 많이 쓰여서 겠지 싶다.

6.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은 자본의 슬로건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중심을 향해, 날아가야 한다는 결심을 하며 이 말이 자본의 것만이 아님은 아니라는 느낌이 먼저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이 말이 자본의 것만이 아님을 다시 확인했다.

나에 대한 신뢰만 있을뿐,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한 관심은 없고, 별로 질문도 하지 않는, 나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내게 물었다. 뜬금없이 함께 점심을 먹다 말고, 지방에 내려간다는 내게, "왜? 무슨 데모하는 건데?" 라고 물어왔다. 질문이 답을 하고 난 후의 반성이 아니라 질문을 받을 때에도, 질문을 받기 전에도, 나의 고민은 단계를,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아주 중요한 질문을 받은 거다. 그가 물었으며 내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경청할 자세가 되어있는. 그런데 정작, 내가,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거다. 하.

최선을 다해 그들의 눈높이에(?), 하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였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은 자본의 것만이 아니다.

4.

순회가 끝났다. 오늘이 4일인가? 금요일이다. 다시말해 정말 주말만 내 손에 남겨졌다는 슬픔.

월/화를 더 개운하게 잘 보내볼껄 그랬다. (교훈으로 삼으시오)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닐까, 내려갈까, 말까, 어떻게 하지, 요리조리 눈을 굴리다 월화를 애매하게 보내고 이제 주말이다.

수요일은 큰 집에 갔다가 목요일은 큰집에 갔다 작은집에 갔다 시댁에 갔다가 금요일은 우리집에 다녀오니 오후 5시다. 얼래.. 시간이 어찌 이리...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체육대회를 한 것 처럼 몸이 찌뿌드드 하더라.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말이지.

블로그를 쓰고 뭘할까 고민 중이다. 우선 담배를 피우고, 집 정리를 좀 할까보다.

2.

피자가 먹고 싶다. 어흑흑. 하지만 문을 연 곳이 없다. 어흑흑. 당연하지. 그들도 설 연휴를 보내야지. 어흑흑.

큰 집에 가서 만두를 빚다 몇 시간 후 집에 돌아왔다. 얼굴이 완전 엉망인 형을 눕혀놓고 얼굴에 팩을 붙여주었다. 얼굴에서 빛이 난다. 팩을 붙이고 그는 잠들었고 아마도 내일 아침까지 잘 예정이다. 나는 그 옆에서 좀 자다가 피자가 먹고 싶다며 일어나 이리저리 헤매이다 포기하고 배를 깎아 먹었다. 달긴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피.. 피.. 자.

큰 형님은 설연휴 과로로 몸이 좋지 않다. 설연휴 과로 만이랴, 재봉일을 하시는 큰 형님의 얼굴이 까맣다. 눈이 잘안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몸이 안좋단다. 우리 엄마 나이의 큰 형님은.. 평생을 시어머니 모시고, 남편 모시고, 자식들 모시고. 그리 살았다. 그뿐이랴, 큰 집제사 지내며 사람들 맞이하며 그렇게. 대단하다 싶다. 어찌 저럴까 싶다. 물론 그 나이즈음의 여성들은 아마도 대부분 그렇게 살았겠지. 우리 집은 제사같은 것 없이 시골에 안내려가고 명절에는 전 사다먹으며 보냈었는데, 결혼을 하니 명절이 이렇게 바뀐다.

오늘은 형과 함께 만두를 빚었다. 물론 내일 돌아다녀야할 곳을 점검하며 마음이 무거워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난 추석부터 시도한 남편과 함께 일하기가 정착되는 모양새를 띠며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그전에는 정말 세게 때려주고 싶었는데.

1.

어제밤에 9시쯤 잠이 들어서 오늘 12시쯤 일어났으니 대략 15시간쯤 잤나보다. 밥을 어기적 거리며 먹고 컴퓨터를 하며 시간을 보내며 밍기적거리고 있다. 이제 기차표를 끊고 내려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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