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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 출범(LaborToday기사)

민주노총 의견그룹 질서 재편되나? (2004-12-23 오전 8:59:24  입력 ⓒ매일노동뉴스)
좌파활동가 중심 '전진' 출범 노동계 주목…노동자의 힘, 메이데이포럼은 불참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내의 좌파 활동가들로 구성된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준)’(전진)가 공식 출범해 주목받고 있다.

전진은 지난 18일 출범식을 갖고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의 복구를 출발점으로 삼는 것을 명확히 하면서 민주노동당의 혁신과 노동운동의 위기극복을 위한 산별 건설 등의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22일에는 임성규 전 공공연맹 사무처장을 의장으로 선출함으로써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내에서는 ‘전진’이 노선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정파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정파활동’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민주노총 내에서 ‘전진’을 주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른바 ‘중앙파’로 불렸던 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파는 그동안 조직체계를 갖춘 의견그룹이라기보다 의견을 공유하며 활동을 같이 하는 핵심활동가들을 묶어서 표현하는 호칭에 가까웠다.

그러나 전진 관계자는 “중앙파는 해산하고 개별적으로 가입했다”며 “전진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포괄하고 있고 계급운동을 복원하는 노선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중앙파’와 연계짓는 것을 경계했다. 실제 전진에는 민주노총에서 ‘현장파’로 불렸던 사람들과 ‘국민파’로 불렸던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의 노동운동 핵심활동가들이 ‘중앙파’, ‘국민파’, ‘현장파’ 등으로 분류돼 온 것을 감안할 때, ‘중앙파’와 관련한 해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체계를 갖고 활동하고 있는 노동계 의견그룹인 ‘전국회의’와 분명한 노선의 차이를 보이며 ‘전진’이 공식 출범함으로써 민주노총 내 의견그룹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서 이수호 위원장과 맞붙었던 유덕상 후보가 평등회의(중앙파), 노동자의 힘, 메이데이포럼 등 세 진영의 연합후보였지만, 이들 진영이 모두 ‘전진’에 참여하지 않은 점은 기존 질서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란 예상을 낳게 한다.

당초 유덕상 후보 진영은 “선거연합에 그치지 않고 선거 이후 ‘범좌파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선거 실패 후 본격적인 논의를 추진하지 못했다. 이들 조직의 가장 큰 차이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입장 차. ‘노동자의 힘’은 민주노총 선거 이후 치러진 지난 9월 총회에서도 ‘(민주노동당과 별도의) 계급정당을 추진한다’는 정치방침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진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활동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진은 민주노총 선거때 논의됐던 ‘범좌파 연대’ 형태는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로 인해 확대된 활동공간 속에서 조직대상을 민주노동당으로까지 확대, 또 다른 차원의 ‘범좌파 연대’를 추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참여했던 평등회의, 노동자의 힘, 메이데이 포럼 등 각 조직은 현재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수호 위원장을 지지했던 전국회의는 지난 9월 총회를 열어 윤창식 신임의장을 선출, 새로운 지도체계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전국회의는 이번 총회에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반미자주화투쟁과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선두에 서서 실천하고 투쟁할 것”을 강조했으며, 조직혁신과 실천을 다짐하기도 했다.
 
송은정 기자  ssong@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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