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의 '소금'을 읽었다. 소금의 문학적 성취는 잘 모르겠으나 계급적 착취구조가 혈연 가족을 매개로해서 작동한다는 그의 인식은 참으로 탁월하다. 같은 시기에 the giver라는 에스에프소설을 읽었다.

 

"세상에 사회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과 가족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대처의 말(there is no such thing as society. There are individual men and women, and there are families)은 지배계급이 자신들의 계급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가족을 이용해 먹으려는 개수작일 뿐이다. 일제식민지시절,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파시즘의 시절, 분명하고 명백한 불의 앞에 저항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개인의 용기부족이 아니라 가족이었다. 자본의 노예신세를 기꺼이 인내하는 이유. 가족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사회복지란 가족 단위의 생존 전략을 사회 전체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개별 가족의 불평등을 사회적으로 해소하자는 것. 플라톤이 왜 부인을 공유하자고 했겠는가? 상속과 증여가 사라진다면,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갈까?

 

존 레넌은 천국이 사라지고, 소유가 사라지고, 국가가 사라진 모습을 상상했다. 소유는 가족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사회가 사라진 모습을 상상하지는 않았다. 가족이냐? 사회냐? 그 대립구도가 분명하다. 단언컨데 혈연가족은 세상 거의 모든 악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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