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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불러내기 붐

* 이 글은 행인님의 [죽은 자들과 가까이 하지 마라...] 에 관련된 글입니다.

별게 다 붐이다.  

 

부시가 민영화를 골짜로 하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데, 반대가 장난이 아니다. 이걸 실행시키려면 상원에서의 지지, 특히 민주당 의원들의 당적을 초월한 지지가 정치적으로 꼭 필요한데 여태까지 단 한 명의 지지자도 찾지 못했단다. 어찌하면 지지자를 찾을 수 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샅샅이 뒤지던 중... 오홋. 쾌재라.... "Bush finds a backer in Moynihan, Who's not talking" (부시가 드뎌 모이니한이라는 후원자를 찾았는데, 그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름도 희안한 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기반이 두터운 원로 정치인이자, 부시가 지난 1기 집권 때인 2001년 사회보장 프로그램 개혁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었고, 민영화 방향을 지지했다고 한다. 근데, 이 양반 2년 전에 돌아가셨단다 ㅡ.ㅡ  부시와 그 각료들은 요즘에 신이 나서, 사회보장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 양반 이름을 빼놓지 않고 들먹인단다. 허나.... 당시 위원회 회의록과 기록물들을 보면, 모이니한 이라는 할배가 부시의 방향에 전적으로 찬성했던 것은 아니란다. 유가족들은 난감하기 그지없다. 가족 모두가 민주당 지지자인데, 부시가 남편, 아버지 이름을 들먹이며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터지겠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또 옛 동료들도 모이니한의 생각은 그와 다르다고 반론을 펴고는 있지만...... 어쩌랴... 죽은 자는 말이 없는 것을.... 부시, 멍청해 보여도,  실제로는 곰의 탈을  쓴 여우다.  

 

 

근데, 이 놈의 사회보장 땜시 부시가 또다른 설화에 시달리고 있다. 흑인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부디 이 프로그램을 지지해주십사 부탁한 자리에서 진짜 황당한 발언을 한 것이다. 흑인들의 평균 수명이 짧으니, 사회보장 기금을 내도 백인보다 혜택을 덜 받게 되므로, 이걸 개인 구좌 중심으로 민영화시켜야 훨씬 득이 된다는 요지의 발언이다. 이 발언은 어느 날 아침 튀어나온게 아니라, 지난 수년간 민영화론자들이 거듭 주창해온거란다. 폴 크루그만 (언젠가 molot은 이 아저씨도 "천천히 신자유주의자"일뿐이라고 비판했지만, 그래도 가끔 글을 보면 속이 다 시원하다)은 이거야 말로 정말 두배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팩트가 아닌 것을 이용했다는 것 하나, 두번째는 현존하는 건강 불평등을 해결하려고 노력은 못할 망정 그걸 가지고 민영화 논의에 이용해 먹었다는 점이다. 크루그만이 조리 있게 반박했듯, 흑인 남성의 평균 수명이 68.8세라는 것은, 흑인들이 평균적으로 이 나이에 죽는다는 뜻이 아니라. 출생시의 기대 여명이 이렇다는 뜻이다. 흑인의 평균 수명이 짧은 것은 아동기, 특히 영아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영아 사망률은 거의 두 배).기대 여명은 "특정 시점까지 생존한다고 했을 때"를 가정하는 조건부 확률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65세가 된 흑인들이 평균 3.8년 사회보장 혜택을 받다가 죽는다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65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흑인 14.6년, 백인은 16.6년(그래도 백인이 길다)으로, 부시가 주장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뭐 계산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흑인들의 평균 수명 짧은 것을 가지고 흥정할 생각을 하다니..... 그것도 흑인 지도자(아, 거슬리는 표현)들 모아놓고 말이다....

 

에구.. 속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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