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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Marx in Soh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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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를 위한 변명?

오랜만에 한국어 책을 읽고 있다.

 

 

 

 

 

예전에 블로그에서도 읽었고, 수정된 윈고를 작가께서 친히 보여주신 적도 있는지라 (영광이오!) 내용 자체는 새로운 것이 없었으나, 그래도 역시 시청각 자료의 힘은 대단하여... 각종 자료와 사진들을 함께 보니 좋기는 하더라.  이 많은 그림들 찾아내고 저작권 확인하느라 편집자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대학 시절, 하루키의 소설을 읽던 중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인지, 상실의 시대인지 구분이 안 됨) 혁명의 가장 큰 적은 전술(이론?)의 빈곤이 아니라 상상력의 빈곤이라는 표현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근데, 이거 정확한 기억인가 확신이 안 서네.. ㅡ.ㅡ)

소련 아카데미 교과서(?)의 번역물이었던 세계철학사 1,2,3를 열심히 암기(!)하던 나에게 "상상력과 혁명"이라는 개념은 한번도 함께 생각해보지 않았던 외계식 언어 조합이었고.... 당시로선 충격이었지.... 

 

이제는 "통통 튄다"느니, "재기발랄"이라느니 하면서 사회운동에서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요한 미덕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아직 미덕은 그저 미덕일 뿐....  생활 속의 익숙한 것들을 의심하고 전복적으로 사고하기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장구한 역사의 가부장제, 권위주의적 군사문화, 역시 그와 쌍동이처럼 자라온 권위주의적 운동 문화, 또 개념상실을 강요하는 자본주의 문화속에서.... 길들여지기는 쉬워도 전복적으로 사고하기가 어디 쉬운가.... 

 

그런 면에서 "내가 춤출 수 ~" 는 읽는 순간은 유쾌하게... 그리고 읽고 나서는 익숙한 것들의 이면을 다시 생각해보며 정치적인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책이다.

 

근데... 이거 접대용 멘트가 너무 심한가? ㅎㅎㅎ

음. 사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른 건데....



이 책에서는 아시모프의 로봇관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의 시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에 일부는 동의.

 

하지만, 아시모프가 로봇 3원칙을 통해서 주구장창 제기해왔던 문제는 "인간 본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고 본다.  

 

그의 대표작인 로봇 시리즈 (The caves of steel - 강철도시, The Naked Sun - 벌거벗은 태양, Robots of Dawn -여명의 로봇, Robots and Empire 제국과 로봇) 와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도대체 인간을 인간이게끔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들 시리즈의 주인공이라면 베일리라는 지구인 경찰 (로봇 시리즈), (이름도 기억 안나는 시골 행성의) 해리샐던 박사(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들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Daneel R. Olivaw 라는 로봇이고, 이 로봇의 "완벽한" 이성적 판단과 행동, 로봇 3원칙을 통해 구현된 "완벽한" 도덕적 행위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도대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무엇인지, 인간 본성의 취약함이 무엇인지, 혹은 강점 (때로는 무모한 도전, 그리고 상상력! 회의주의!)이 무언지, 그리고 연대와 인류애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도록 만든다. 

 

이 책에서 비판한 바이센테니얼맨 (사실, 그 모티브는 단편인 Robbie 에서 비롯되었고 나중에 Positronic man 양전자인간 이라는 작품으로 더욱 확장됨)도,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2백년에 걸쳐 "개인적인" 신분 상승을 "성취한" 로봇의 눈물겨운 성공스토리라기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인간과 동등해질 수 없었던 소수자의 이야기라고 나는 이해해왔었다.    

 

아시모프는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공포 - 특히 프랑켄슈타인, 정신나간 과학자들의 몬스터 창조로 상징되는 - 를 불식시키고 싶어했고, 그래서 고안한 것이 로봇 3원칙이다. 그렇다고 아시모프가 모든 과학발전은 선이요, 기술발전만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과학만능주의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기술이 거대한 파급력을 가질수록, 대중들이 새로운 과학기술에 깨어있고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적 글쓰기(소설과 각종 에세이)에 힘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이 바닥 언어로 표현한다면 과학기술의 "사회민주적 통제" 쯤이라고나 할까....   

이런 할배의 지론을 생각할 때, 그의 로봇 3원칙이 자본가의 지배이데올로기에 딱 들어맞는다고 비판해버리면, 할배 너무 섭섭할 거다. 더구나, 그의 작품 속에서 로봇이 수동적 개체로 그려지거나, 인간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그려진 적은 그야말로 없었는데 말이지...

 

또, 로봇 3원칙의 몰이해와 왜곡은 물론, 아무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아시모프 팬들의 공분을 자아냈던 "아이 로봇" 같은 영화를 이 책에서 언급한 것도 좀 섭섭했더랬다. 사실 이 영화는 아시모프의 원착 I, Robot은 물론 로봇 3원칙과도 아무 관련이 없는.. 그저 제목만 같은 영화라고 보는게 맞는데 말이지.... (아이 로봇은 로봇 3원칙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 구현되어 왔는지를 보여준 단편 모음. 파운데이션 시리즈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생각해왔음)

 

사실, 아시모프에 대해서는 불만도 많은데... 

변명해주려다보니 아시모프 칭찬 일색이 되어버렸네???

할배의 그 다짜고짜 줄거리 위주의 기술 (르귄 같은 작가하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서사가 부족한지.... 정말...)과 완전 뻔하고 유치찬란한 로맨스 양념 (이것만 빼도 소설이 열배는 훌륭해질거야), 거기다 꼭 결말까지 결정적인 비밀을 안고 가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려는 그 무리한 노력....  이런 건 정말 맘에 안 들어...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말이지....

또 잘난척 하기로 유명하고.. (이런 거야 뭐 논외로 쳐야지. 인간성까지 어떻게 ㅎㅎㅎ)

 

어쨌든, 작가님!!!

혹시나 개정판 내게 되면, 다른 건 몰라도 "아이 로봇"은 좀  어떻게 바꿔주셈. 꼭~~

 

그리고, 꼭 하고 싶었던 칭찬...

책이 쉽게 쓰여져서...

작가가 읽어주길 바랬던 사람들이 실제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좋아요.

 

 

 

* 사족

제목을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웬지 엠마가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라고 뻣뻣하게 말했을 거 같지는 않아서....   오히려 "내가 춤출 수 없다면 그건 내 혁명이 아니야"라고 했을 거 같은데 말이지...  하기야.. 뭐 누가 알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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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Marx in Soho

홍실이님의 [그들의 입을 빌어...] 에 관련된 글.

 

마감을 울부짖는 몇 건의 일을 두고..

잠시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암울한, 혹은 긴급한 시기에도 인간적인 삶의 본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엠마 할매의 가르침에 따라 (뭔 헛소리냐?) 연극을 보러갔다.

 

상설 공연하는 상업연극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놓치면 사실 영원히 못 볼지도 몰라...

이런 핑게를....

 



 



사실 연극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마을이었다. (코네티컷 주, Stafford)

혹시나 길을 잃을까봐 일찌감치 출발했는데...

마을에 들어서면서 참으로 망연자실했다.

어찌나 마을이 코딱지만한지...

타운홀 (면사무소?)는 점심까지밖에 일을 안 하고,

시간이 남아 일 좀 하려고 다방을 찾는데 도대체가 그런 곳은 눈을 씻고 봐도 없고... 

뜽금없는 "아리조나 레스토랑"에 "빠리 베이커리"는 뭔지...

까페라고 써 있는 곳이 한 군데 있기는 했으나, 웬지 쌍화탕에 날계란 타줄거 같은 굉장한 분위기.....우와.. 정말 환장하겠더군.

 

할 수 없이 가겟집에 들어가 어디 커피 마시거나 저녁 먹을 곳 없나 물어보니, 주인 할배가 우리보다 더 황당해한다. "지금 이 동네에서 그런 걸 찾겠다는 거냐?" ㅜ.ㅜ

어쨌든 그 할배의 조언에 따라 마을 외곽에서 던킨 도너츠를 확인하고 어찌나 좋아라 했던지....

 

근데 슬슬 걱정이 되었다. 분명히 안내 홈피에는 메모리얼 홀(면사무소 겸용)에서 공연을 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문도 굳게 잠겨 있고..아무런 안내 표지 하나 없고...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보니.... 거기가 아니고 구(!) 메모리얼 홀이란다. 그러면서 위치를 가르쳐주는데, 젠장할 지도에도 안 나와.....

물어물어 찾아갔는데도 긴가민가 하여, 역시 가겟집 앞에 소일하고 있던 마을 할배한테 물어보니... 외지인이라고 완전 반가워하면서 거의 손잡고 데려다줄 태세... 천신만고 끝에 구 마을회관은 찾았는데... 역시 굳게 닫혀 있고 앞에 역시 코딱지한 종이 쪼가리가 붙어 있다 "Marx in Soho".... ㅠ.ㅠ

 

어쨌든 위치를 확인했으니 저녁을 먹어야겠는데.. 가겟집 마을 처자한테 물어보니, 또 "아리조나 레스토랑" 이야기를 한다... 미쳐버려...

그 가겟집에  샌드위치도 판다고 써 있길래 그냥 거기 들어갔는데...

분위기는 양평 서베이 나가서 다녔던 시골 점방 분위기...

웬지 할매가 문 드르륵 열고 내다보며, 유통기한 1년 지난 과자 꺼내줄 그런 분위기...흑.

 

그래도 샌드위치는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것이라 상태가 과히 나쁘지는 않았으나 혹시 한 달 된 빵은 아닐까 의심이 좀처럼 사라지지는 않았음. ㅡ.ㅡ+

 

(근데, 지금 공연 이야기는 안 쓰고 뭐하는 짓이냐)

 

음...

하여간 공연은 즐거웠음.

워낙 희곡 자체가 재미있는 덕이기도 하지만,

빈정거림과 풍자와, 분노와 격정,  그리고 그리움... 이런 것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실제 상황이 감동이었다고나 할까.... 사실, 줄거리를 너무 빤히 알고 있어서 긴장감이 떨어지기는 했는데, 또 책을 안 읽었으면 많은 이야기들을 못 알아듣고 놓쳤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으니 뭐 셈셈..

 

특히 마지막 장면.. 아주 인상적이었다..

무대밖으로 퇴장하다 잠깐 돌아와서... 내가 돌아와 너를 성가시게 해서 짜증났냐?

재림이라고 생각해~~~  (사람들 박장 대소!)

 

재미났던 건... ..

배경에 놓인 책들 중에, 하워드 진 할배의 "미국 민중사"가 한눈에 콕 들어오더라.

예리한 나의 눈!!!!

 

(사진은 못 찍고.. 극단 홈피에서 가져옴)

 

 

m180

 

10-26-2005-03

 

 

근데...

도대체 주민 만 명밖에 안 되는 그 작은 마을까지 와서 이렇게 공연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관객이 백 명도 넘게(!) 온 것도 마냥 신기하고... 사람들의 재밌어 하는 반응도 신기하고.... 음....

 

몇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는데... 나중에....

이제 또 열심히 일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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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 vs. 하이예크

어제부터 Commanding Heights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자료 분석하던 것도 꼬이고, 머리 좀 식히려고 도서관 미디어 룸에 갔는데...

젠장할..

볼만한 오락 영화는 하나도 남은게 없더라...  아마도 학부생들 시험 기간이라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인간이 많은 듯... ㅡ.ㅡ

 

그러다 구석에서 Commanding Heights 를 발견했다.

예전에 에두아르도가 꼭 한 번 보라고, 신자유주의가 어떤 식으로 공고화되었는지 저들(!)의 시각으로 아주 잘 그린 수작이라고 평가했었다.

1998년에 출판된 동명의 책에 기반하여 2002년에 다큐로 제작되었다는데, 

지금도 PBS 웹사이트 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총 3부 중 이제 2부까지 보았는데... 오홋... 진짜 강추!!!

 

몇 가지 짧은 기록...



1. 제목

레닌이 신경제(NEP)를 도입하면서 국가의 핵심 산업분야를 장악하는게 중요하다면서 사용한 표현인 Commanding Heights 에서 따왔다고 한다. 당시의 자료 화면도 보여주는데.. 오호.. 레닌의 그 표효하는 모습... 대단하더군...

 

 

2. 흐름

현대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국가 (케인즈)와 시장(하이예크) 의 고지(commanding heights) 장악의 측면에서 파악했으며, 세계대전과 이후 30여 년 동안 케인즈주의에 기반한 거시 경제학이 시대를 풍미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70년대 후반부터 하이예크의 시장주의가 점점 힘을 얻고 고지를 장악하게 되었다는...

결국 시장과 세계화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내용....

 

3. 등장인물들

나 같은 경제학 문외한이 알고 있는 경제학자의 이름이란 게 뻔해서, 한손으로도 꼽을 수 있는 수준인데, 아마도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 출연하는 경제학 셀레브리티 다큐라고 보면 맞을 듯...  ㅎㅎㅎ 케인즈 살아 생전의 모습, 하이예크는 물론이거니와 갈브레이스, 밀턴 프리드만, 제프리 삭스, 심지어 로렌스 서머스까지....   

근데... 좀 기가 막혔음. 이 소수의 엘리트들이 직접적 (몸소 정책 자문) 혹은 간접적 (학파의 형성을 통해.. 이를테면 시카고 학파)으로 얼마나 전세계 경제 정책들을 쥐락펴락 했는지 직접 보는게 유쾌한 경험은 절대 아님....

 

4. 대처와 레이건

필름에서는 이 둘을 "소울 메이트"라고 표현하더라...

인쇄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실제 육성으로 화면으로 그들의 메시지를 직접 확인하고 나니.. 완전 소름 오싹 돋았다. 대처가 영국 광산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야말로 "분쇄"한 후에 만면에 미소를 띄며 기뻐하는 모습.... 오..... 나도 모르게 혼자서 XXX 를 외치고 말았다.

대처나 레이건 모두 하이예크의 "roads to serfdom"에 깊은 감화를 받았다고 하며, 심지어 대처는 당선 후 하이예크한테 감사의 편지까지 쓰기도 했더랬다. 

 

5. 어처구니 없는....

충실한 신자유주의 복음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심하다 싶었던 것은...

60-70년대 남미의 경제 문제가 케인즈 혹은 소비에트식의 "중앙집중화" 때문이라고 한 것은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잠깐 딴 이야기지만... 케인즈 추종자들은 이 책이 마치 케인즈주의가 소비에트 중앙집중주의와 같은 것으로 취급 받는 것을 엄청 불쾌해했다고 하더군)

아옌데 정부가 실패(!)하고 피노체트가 들어선 것을 실패한 사회주의적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하면 어쩌냐구...

도대체... 이 신자유주의 복음을 실현하는 중에 민중들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시장의 힘을 관철시키기 위해 동원했던 미 제국주의 "국가"의 횡포와

제 3세계에서 광범위하게 남아있던 "식민주의"의 유산... 이런 거는 말 한 마디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본" 은 쏙 빠지고 마치 국가라는 중립적 장치가 존재하는 것처럼,

"계급관계"는 쏙 빠지고 "단일한 국민경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방식에는 완전 맘 상했음....

 

 

6. 그래도... 강추!

이 다큐는 볼만한 가치가 있고,

여력만 된다면 반드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됨. 

왜냐하면... 맨날 우리편(?) 이야기만 들으면 바보 될 수 있으니까 ㅎㅎㅎ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는지,

여러 국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관정을 통해 실현이 되었는지,

그 핵심이 무엇인지...

당시 핵심 인물들의 인터뷰와 자료 화면들을 통해 아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음

심지어 스폰서 기업 면면만 봐도 분위기가 척!!!

 

국내에는 부지런하게도 1999년에 "국가 대 시장"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되어 나왔는데.. 온라인 서점에서 품절 (이 책은 세종연구원에서 발행했고, 하이예크의 Roads to Serfdom 은 그 위상에 걸맞게 자유기업원에서 발간함)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 (김수행 번역, 동아출판사),

[세계화의 덫] (강수돌 번역, 영림카디널)

등의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보면 좀더 균형감각 있게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뭐, 다른 책은 별루 읽은 게 없다보니.. 이거 밖에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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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

불현듯!

나카지마 아츠시의 산월기(山月記)가 떠올랐음. 

주옥같은 문장들이라 예전에 문서 파일로 만들어 놓은 적도 있는데, 컴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그건 없어진 거 같고...  친절한 네티즌들이 올려놓은 문장들을 발췌...

다시 읽어보아도 역시......

 

그런데... 왜 생각이 났던 것일까....

 

 



.....

 

아까는 왜 이러한 운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노라고 말했지만, 생각해 보면 짐작이 가는 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닐세. 인간이었을 때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꺼렸다네. 사람들은 나를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말했지. 실은 그것이 어쩌면 수치심에 가까운 것임을 사람들은 몰랐던 거야. 물론 온 고을에서 귀재라 불리던 내게 자존심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네. 그러나 그것은 겁 많은 자존심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것이었네.
  

.....

 

나는 시(詩)로 명성을 얻으려 하면서도 스스로 스승을 찾아가려고도, 친구들과 어울려 절차탁마에 힘쓰려고도 하지 않았다네. 그렇다고 속인들과 어울려 잘 지냈는가 하면 그렇지도 못했다네. 이 또한 나의 겁 많은 자존심과 존대한 수치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걸세. 내가 구슬이 아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애써 노력해 닦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또 내가 구슬임을 어느 정도 믿었기 때문에 평범한 인간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던 것이라네.
 

.....

 

나는 세상과 사람들에게서 차례로 등을 돌려서 수치와 분노로 점점 내 안의 겁 많은 자존심을 먹고 살찌우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네. 인간은 누구나 다 맹수를 부리는 자이며, 그 맹수라고 할 수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성정(性情)이라고 하지. 내 경우에는 이 존대한 수치심이 바로 맹수였던 것일세. 호랑이였던 게야. 이것이 나를 망가뜨리고, 아내를 괴롭히고, 친구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 내 겉모습을 이렇게 속마음과 어울리는 것으로 바꿔 버리고 만 것이라네.
 

.....

 

지금 생각하면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약간의 재능을 허비해 버린 셈이지. 인생은 아무것도 이루지 않기에는 너무도 길지만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도 짧은 것 이라고 입으로는 경구를 읊조리면서, 사실 자신의 부족한 재능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비겁한 두려움과 고심(苦心)을 싫어하는 게으름이 나의 모든 것이었던게지. 나보다도 훨씬 모자라는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그것을 갈고 닦는 데 전념한 결과 당당히 시인이 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야. 호랑이가 되어 버린 지금도 가슴이 타는 듯한 희한을 느낀다네...

.....

 

처음 호랑이로 변하고 난 뒤 나는 가끔 생각했다네.

나는 왜 짐승이 되어버린 걸까.

그러나 호랑이의 몸과 정신에 익숙해진 지금 나는 문득문득, 예전에 나는 왜 인간이 었을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라곤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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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들...

책을 읽다보면 기억할만한 혹은 두고두고 되새길만한 구절들을 많이 만나는데,

막상 또 기록해두려고 하면 어찌나 귀찮은지... ㅡ.ㅡ

 

Global value 101 중에서...

 

 



* 하버드 학부생: 당신은 노동계급 출신이지만, 대학교수가 되고 나서도 한시도 노동자 계급의 삶의 방식을 잊지 않았고 계급적으로 깨어있기를 멈추지 않았다. 좀더 특권을 가진 계층 출신인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의식있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이야기해달라.

* 하워드 진: 나의 현재 계급 의식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만 나의 출신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계급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계급적으로 깨어있을 수 있다... 네가 누구이던, 네가 어떤 계급 출신이던, 너는 상대적으로 자유의지를 가진 한 사람의 인간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들이 가진 돈이나, 부모의 재산이나 혹은 자신의 직업에 갖혀 있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계급 상태가 부과하는 어떠한 제약이라도 깨뜨리고 우리가 옮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진 할배는 인터뷰 내내 역시 구수하고 재밌는 말투... 촘스키와 정말 비교됨 ㅡ.ㅡ 

지식과 학문 자체에 대한 성찰적 태도와 관련해서 몇 가지 추가로 읽을 것들이 있음. 특히 진 할배의 the Poitics of History 1장을 읽어야지.)

 

 

* 하버드 학부생: 모든 영문학 교수가 "주간 항공/우주 공학"을 읽는 것은 아니며, 누구나 전쟁과 고문과 관련한 인간의 문제와 씨름하는 건 아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런 참여 지향적이고 진지한 시민이 될 수 있었는가?

* Elaine Scarry (영문학자) : ... 다른 학문을 가로지르는 작업들은 좀더 사고를 분명하게 해 준다. 실제로 존 로크는 이렇게 말했다. "사고를 멈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직 한 분야의 책들만 읽고, 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하고만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지속적인 고민과 사고를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분야를 가로지르며 보는 것이다.

(이건 레빈스 할배도 주구장창 강조했던 내용... 나도 중요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는게 잘 가로지르는 것일까?)

 

 

* 노엄 촘스키: 오늘, 아파치 헬기가 팔루자에서 격추당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자, 가장 무자비한 전쟁 무기에, 종족 학살 희생자의 이름을 갖다붙이는 나라를 (미국 말고) 본 적이 있는가? 그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그걸 지금, 우리가 하고 있다.

* 촘스키 : 내가 하버드에 처음 입학했을 때, 여기는 지금같지 않았다. 그건 잘 차려입은 백인 남성들의 집단이었다... 너는 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너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반드시  관습에 순응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순응하지 않았고, 그것이 바로 하버드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 촘스키 : 그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터키와 캄보디아의  지식인들은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질문하지 않았다. 작가, 저널리스트, 예술가, 지식인들은 끊임없이 저항했다. 캄보디아에서 그들은 총살 당했고, 터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갸기했다는 이유로 수 년간 투옥되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농장 노동자와 원주민처럼, 미국의 원조와 미국 군사력에 의해 땅을 빼앗기고 쫓겨난 아프로-콜럼비아인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끊임없이 저항했다.

* 촘스키: 누구를 믿어야 하냐구? 이건 화학 수업을 듣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믿지 마라. 과학을 배운다고 할 때, 사람을 신뢰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 그렇다고 자동적으로 모든게 다 썩었어 하고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매사에 회의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전부다. .. 특히 그것이 과학이 아닌 인간사에 대한 것이라면 더욱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너 자신의 비판적 지성 이외에 그 어느 누구도 믿지 말아라.

(아으... 촘스키 할배 무서워... 너무 꼬장꼬장한거 같애....  이전에 책을 읽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심지어 이런 인터뷰 글까지 한치의 빈틈도 없구 말이지....

근데, Trust No One.. 이건 엑스파일 시즌 1에서 Deep Throat 가 했던 말이기도 하지...)

 

나머지 읽는대로 추가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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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날]이라니까...

쓰는 건 아니구, 모니터 보구 한참 일하다 보니 갑갑해서....

 

무릇 남아는 평생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독서 백편이면 의자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만...

 

남아가 아닌 나는 평생 책을 몇 수레나 읽게 될까?

물론 수레 사이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표준 '구루마'사이즈로....?

짐작도 안 가는구나.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지만 (물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경우) 의자현이라는 말은 맞다. 그리고 책을 다시 읽으면 내용의 심화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번 책을 읽을 시점의 정서와 주변 상황들이 함께 연상되어 독특한 아우라를 자아내곤 하지...

 

한국 돌아가면 책 정리를 꼭!!!

목록 만들고, 빌려준 책 다 찾아오고...

그동안 잃어버린 (빌려주고 못 받은) 책이 너무너무 많다.

심지어 전문의 시험 공부하려고 보니 내 전공인 역학 책이 하나도 안 남아 있는 걸 발견하고 쓰러질 뻔한 적도 있다....

음.. 꼭 실천해야 할 프로젝트...

 

요즘 읽고 있는 세 가지 책과 최근 구입한 책들...

 

 

 



1. 출퇴근용 - Carl Sagan, [The Demon Haunted  World]

 

The Demon-Haunted World: Science as a Candle in the Dark

 

할배, 아주 전에 없이 강경한 어조로 슈도사이언스를 강력 비판하고 있음. 좀 오바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 미국사회에서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할배의 심정을 백 퍼센트 이해하고도 남을만....  이성의 수호자로서 과학자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 다소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이 신정일치국가에서 공공연하게 자신이 무신론자일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는 장면은 멋짐! 버트란트 러셀의 [왜 나는 기독교인이 아닌가]보다 훨씬 간명하고 전형적인 "이과 스타일" 설명... ㅎㅎ 

근데, 할배도 UFO 관련 프로그램이랑 타블로이드 신문들을 꼼꼼히 챙겨보나봐... 이렇게 시시콜콜 잘 알다니... 마치 엑스파일 대본을 보는 듯 ㅎㅎㅎ

 

2. 화장실 비치용 - [Introducing Einstein]

 

Introducing Einstein (Introducing)

 

역시... 화장실에서 읽기에는 무리... ㅜ.ㅜ

패러디, 마하, 멕스웰... 잘 이해하다가 상대성 이론 설명 나오면서 다시 오리무중...

아인쉬타인 전기는 하도 어릴 적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의 어린 시절 엉뚱한 행동들이 그저 천재성에서 비롯된 기행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

17살, 독일 국적 포기가 드뎌 승인되고 "무국적 시민"으로 좋아라 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 ㅎㅎ

그 시기 사회적 정황과 과학 발전, 자본주의 생산의 관련성을 폭넓게 조망한 것은 배울 점이 많음. 근데 아무래도 저거 다 읽고 나면 화장실 비치용 책들의 테마를 좀 바꿔야겠다. 가벼운 책으로... 만화책이라고 가져다 놨는데.. 영....

 

3. 잠자리용 - [Global Value 101: A Short Course]

 

Global Values 101 : A Short Course

 

하버드 서림에서 열린 출판 기념 행사에서 사온 책. 스펙트럼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미국 사회 "참여 지식인"들이 젊은 학생들에게 털어놓은 삶과 신념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감동적임.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한 번 할 생각... 하워드 진 할배가 1장에 소개되는데, 역시... 할배 유머 감각이... ㅎㅎ

 

0. 최근에 구입한 책

 

Leo Huberman, [Man's wordly goods]

 

뭐 설명이 필요 없는 베스트셀러. 한국에도 번역서가 나와 있어 망설이다가... 고전(?)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덜컥 주문했는데.. 오.. 도착한 책을 보니 1936년 초판이다. 이럴 수가....  그리고 생각보다 훨 두꺼운 하드커버.. 겨우 12불인데 말이지....  

 

Urlich Beck, [Risk Society : Towards a New Modernity]

 

이 책 사실 한국에 있는데... 요즘 준비하는 논문 때문에 필요해서 아마존 헌책방에 다시 주문.

근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그 책 첫 장만 읽고 말았다.

웬만하면 사놓은 책은 다 보는 편인데....번역이 정말 굉장했다... ㅜ.ㅜ 

책을 읽노라면, 저절로 영어 원문이 떠오르게 하는 신비한 주술이 걸려 있는 직역 문장들에 완전 기가 찼더랬다. 나도 허졉한 번역서를  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남의 번역 가지고 뭐라 말하지 않는 편인데, 그건 너무 심했던 거지.... 

 

George Owell, [Homage to Catalonia]

 

global value 에 보면 학생들이 하워드 진 할배한테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회가 이 지구상에 있기는 한거냐, 역사상에 존재하기나 했던 거냐.. 하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진 할배는 어쩌구저쩌구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역사상 인간 해방에 가장 근접한 두 가지 실체를 꼽으라면 파리 꼬뮌과 아나키스트들이 장악(?)했던 스페인 내전의 까딸로니아를 들 수 있다면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사모하는 진 할배가 추천했는데 안 읽어볼 수 있나. 흠.

더구나 스페인 내전은 한 번도 구체적으로 공부를 해본적이 없으니....

근데, 알라딘의 북리뷰는 별로 안 좋은 편이다. ㅡ.ㅡ

원작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나중에 확인할 일이로다.

 

아.. 잠깐 기분 전환하려고 시작한 포스팅이 너무 길어졌다.

 

근데.. 저렇게 사모은 책들은 도대체 한국에 어떻게 가져가나..

다섯 구루마 까지는 안 되겠지만.... 고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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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수

아까 지인이 필립 딕의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을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Marvin의 시가 떠올랐다. 

Krikkit 행성 전투함의 메인 컴퓨터에 접속하여  

공포의 white robot 들을 의욕상실과 우울증에 빠뜨리며 읊은 성찰의 시 한 편....

 

Now the world has gone to bed,

Darkness won't engulf my head,

I can see by infrared,

How I hate the night.

 

Now I lay me down to sleep,

Try to count electric sheep,

Sweet dream wishes you can keep,

How I hate the night.

 

 

 

 

헥. 위키에 찾아보니 마빈이 "paranoid android"라고 나온다.

너무 심한데?

근데 웃긴다.. 동명의 제목을 가진 라디오헤드의 노래가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마빈의 이야기를 따온거라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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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 3부작

어제 "공식" 3부작의 마지막 편인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을 마침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Hitchhiker's Trilogy (Paperback))

 

 

감상이라면?



이렇게 어처구니 없으면서 심오하고 재밌는 소설이 이 은하계에 존재한다니...

작가에게 경배를!!!!!

 

몇 가지 기억해둘 중요한 사물(?), 기술(?), 혹은  발명품(?)

 

1. Babel fish : 범 우주 통역 장치. 한쪽 귓구멍에 이 물고기를 넣은 뒤 뺨을 할 대 후려치면 쏙 들어가서, 모든 은하계 방언을 다 이해할 수 있음. 스페인어 배우면서 이 생각 엄청 했더랬다.

 

2. Infinite Improbability Drive 무한 불가능 동력 (ㅜ.ㅜ) : 시 공간을 가로지르는 자포드의 우주선 Heart of Gold 의 핵심 기술.

 

3. GPP (Genuine People Personality) tech  - 시리우스 사이버네틱스 사에서 개발한 로봇 기술의 최신 결정판. 이를 통해 마빈은 전 은하계 유일무이의 우울증 로봇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근데 귀여워 죽겠어. 그리고 너무 강력해!!!

 

4. Nutri-Matic Drinks Synthesizer : 역시 Syrius Cybernetics Corporations에서 개발한 음료수 자판기인데, 혀의 미각 세포와 뇌 인지 장치에 대한 개인별 분석을 시행한 후 가장 적합한 맞춤 차 (tea)를 제공 - 아서 덴트는 hardly ever-like tea 라고 평가했음.  나중에 아서가 실론티와 잉글리쉬 티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자, 이를 재현하기 위해 우주선 메인 컴퓨터의 리소스를 다 잡아먹어, 일촉즉발의 위기를 낳게한 장본인이다.

 

5.Deep Thought  그리고 Norway fjord....... 차마 발설할 수 없다. 천지창조의 비밀.....

 

6. Peril Sensitive Sunglass (위기 민감형 선글래스) : 임박한 위기에서 렌즈가 저절로 새카맣게 변해서 끼고 있는 사람이 아무 것도 못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를테면 앞에서 폭탄이 터지거나 건물이 무너지면...

 

7. SEP (Somebody Else's Problem) field tech :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만드는 신비의 기술...  이 기술을 몰랐던 아무개는.... ㅜ.ㅜ

 

8. Bistromath.... 이를 직접 본 아서 덴트의 입이 쩍 벌어지고, 개발자인 Slartibartfast 박사조차 방문객들에게 차마 믿기 어려울 거라고 난처해하는 기술이니... 차마 어찌 내가  몇 줄로 설명할 수 있으랴......

 

근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한국어로 번역했을까?

유사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이 엄청나다.

이를테면 from ultraviolence to infrared (자외선에서 적외선까지) 를 뒤틀어서

from ultraviolence to infradead 이렇게 표현해버리면 어찌 번역을 하냐구...

 

그 뿐이 아니라 (나도 잘 모르지만) 영국적 상황이 너무나 많이 등장한다.

이를테면 아서 덴트는 꾸준한 가디언 독자인데다,

지구에서 Cricket 으로 영국에서 전승되고 있는 게임이 사실은 은하계 외딴 곳 Krikkit 행성의  전통이었다는 설정이니,

그곳 Krikkiter 들이 부르는 노래가 폴 매카트니를 땅부자로 만들어준 그런 류의 노래라는 설명...  뭐 헤아릴 수가 없다.

 

더욱 재미난 건...

이전에 다 보지 못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비디오를 다시 보았는데...

생각해보니 이에 대한 패러디도 어찌나 많았던지...

 

한 가지 실망한 것은...

더글라스 아담스 홈피에 들어가보니,

너무 멀쩡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 생겼더라는....

아자씨... 실망했어요.

 

그 후편이라 할 수 있는 두 권이 더 남아있기는 한데...

그것들마저 연달아 읽고 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큰 부담을 줄까 걱정이 되어

당분간 다른 책을 읽을 생각이다.

유혹을 참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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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을 추억하며...

라니...

그 어떤 개인적 친분 관계도 없는 처지에 추억이고 나발이고....  ㅡ.ㅡ

 

근데,

이렇게 쓰고 싶어진건

저녁 나절에 읽은 두 편의 글이 우연찮게 대조를 이루었기 때문..

 

미국에서는 오만가지 종류의 임상시험을 다 하는데 내 보기에 가장 황당했던 것은 "기도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들이었다. 최고의 통계학자들과 연구자들을 동원해서 가장 최신의 연구설계를 통해 이런 연구를 한다는게 나로서는 기가 막힐 따름이지만, 중요하다니, 이 사회의 관심이라니 뭐 내가 말릴 수 있나....

 

그 동안 기도가 환자 예후에 효과가 있다 없다 이래저래 논란들이 많았는데, 어제 발표된 대규모 연구결과 (그동안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기획된 연구라고 하더군)...

기도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한 환자들을 세 군으로 나누어, 1군에게는 아무런 기도도 하지 않고, 2군에게는 기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기도를, 3군에게는 기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기도를 했는데... 30일 동안 관찰한 결과 예후에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2군에서는 합병증이 더 늘어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웃긴게, 기도에 참가한 신도들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환자를 위해 기도하되, "합병증이 없고 쾌유하도록 해달라"는 문구를 반드시 들어가도록 했다고 한다.

 

이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겠지만, 핑게없는 무덤 없다고, 가족과 친지들이 개인적으로 했던 기도들은 이 임상시험에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보인 것 같다는 해석이 곁들여졌다.

 

기도라는 것이, 누군가 나를 영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지지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기도의 긍정적 건강 효과를 생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의 가설과 연구 목적은 단순히 이를 입증하는게 아니라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치유의 기적, 절대자의 권능... 

언제는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신을 믿었나. 그냥 "믿습니다" 하고 가던 길 갈 것이지 왜 과학의 이름을 빌어 쓸 데 없이 돈을 쓰고 과학을 모욕하냔 말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미국 정부에서 이런 "기도 효과" 연구들에 지원한 기금이 230만불이 넘는단다. 

(참조: http://www.nytimes.com/2006/03/31/health/31pray.html?pagewanted=1&_r=1)

 

신문 보다가 혼자 화르륵... 열 받아 있다가...

"그러길래... 내 책이나 보라니까...."

이런 계시를 받은 듯...

그동안 덮어두었던 칼 세이건의 Billions & Billions 마지막 장을 펴들었다. 

 



Billions & Billions: Thoughts on Life and Death at the Brink of the Millennium

 

이 책은 말하자면... 그의 유작이다.

책을 쓰는 도중 myelodysplasia (골수이형성증?)을 진단받고 감사의 글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과학 발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무분별한 (이윤과 정치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 발전이 가져올 파국에 대한 끝없는 경고로 일관해온 그간의 행보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으나....

몇 가지 흥미로운, 그리고 숙연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The Common Enemy (공동의 적)"이라는 장은, 1988년 소련과 미국의 화해 무드 속에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레이건이 '만일 외계인의 침공한다면 소련과 미국이 공동의 전선을 구축하기 더 쉬울 것'이라는 발언이 동기가 되어 쓰인 것이다. 스타워즈 계획을 비롯하여 갑자기 우주 전쟁에 대한 기이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미국과 소련의 잡지사에서 공동 기획으로 이 분야 연구의 권위자이자 거의 연예인 수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칼 세이건에게 이와 관련한 특별 칼럼을 요청했고, 칼 세이건은 "절대 검열이 없을 것"을 조건으로 청탁을 수락했으며 (근데 소련에서는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음) 미국과 소련에서 함께 출판되었단다.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이 썼다. 

"악의에 찬 외계인이라 하더라도, 지구를 침공할 동기가 별로 있을 거 같지 않다. 아마도, 그들은 사전 조사 후에,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우리 스스로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다. 우리는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한테는 외계 침략자도 필요 없다. 이미 우리 스스로 충분한 위험을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실종시킨 소련의 무늬만 사회주의, 개국 이래 멈추지 않았던 미국의 침략적 제국주의, 그리고 전세계를 공멸의 위기에 몰아넣은 이들의 가공할 군비경쟁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했다.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15장 "Abortion: is it possible to be both Pro-life and Pro-choice"에서는 미국 사회내에서 (말도 안 되는) 뜨거운 감자인 낙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태아는 "영혼이 깃들어 있는 생명체"이며, 그렇기 때문에 수태 순간부터 낙태는 곧 살인이라는 소위 Pro-life 의  주장에 대해, 칼 세이건은 그러한 가정 자체가 지난 2천년 간 기독교와는 무관했으며 오히려 20세기 초부터 등장한 보건의료인력의 전문주의와 더 상관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글이 1990년에 잡지에 실렸는데, 독자들의 의견을 접수하는 음성사서함에 무려 38만건 (ㅡ.ㅡ)의 전화가 걸려왔단다.  이 중 상당수는 팻 로버트슨 (차베스 암살하자고 떠들어대던 그 또라이 복음주의자)의 돌격 명령에 의한 것이라니, 황우석 사건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광기가 유난하다고 비판했던게 부끄러울 지경 ㅎㅎㅎ

 

한편으로 나이브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굳이 비판과 비난을 비껴가지 않으면서 '이성의 힘'을 수호하려고 평생 노력해온 할배의 모습이 참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 과학자로서 그가 가진 풍부한 인문사회적 지식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력은, (우리가 좋아하는 "사회 모순의 근본적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큰 깨달음을 주기 충분하다. 

 

오늘..

언제 불쑥 찾아올지 모를 죽음을 앞에 두고 의연히 써내려간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존경의 마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동안, 그의 친구와 가족, 동료들, 그리고 직접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했고, 그에게 이를 전하며 기운을 북돋아주고자 했단다.

 

"비록 나에 대한 신의 계획 -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 이 기도를 통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를 위해 기도해 준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으로 감사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사후에 대한 확신 없이 어떻게 죽음을 대면할 수 있냐고 물어보고는 했다. 나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연약한 영혼'에 대한 유보와 함께, 나의 영웅인 알버트 아인쉬타인의 견해를 공유한다.

 

나는 그의 창조물에게 보상을 하고 응징을 하는 신, 혹은 우리 자신이 경험하는 종류의 의지를 갖고 있는 신을 마음에 품을 수 없다. 육체적 죽음을 넘어서는 개인을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두려움이나 불합리한 독단에서 비롯된 연약한 영혼들이나 그러한 생각을 가슴에 품도록 해라. 나는 삶의 영원성에 대한 신비, 현존하는 세계의 놀라운 구조에 만족한다. 실재하면서 스스로를 증거하는 이성의 한 부분 - 그것이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 을 이해하기 위한 헌신적 노력과 함께....  "

 

평생 우주의 진화, 생명체의 진화, 인간 지성의 진화를 이야기하며 계몽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 (인도주의적라는 뜻 절대 아님!)로 살아온 그가 죽음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깃발을 내렸으면 어떡하나 내심 걱정(?)하던 터라....  안심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건 무슨 해괴한 감정이냐... 역시 할배는 배신하지 않았어... 이런????

 

아마도 한국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별 감흥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미국 사회라는 맥락 - 종교의 이름을 가진 반이성주의와 시장주의의 교묘한 결합(!)이 인간적으로 심하게 미웠기 때문에, 칼 세이건의 글들이 더욱 맘에 와 닿은 것일수도...

 

근데...

도대체 이 할배의 책들은 출판만 되면 수 개월씩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그 책 읽은 사람들은 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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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ㅡ.ㅡ

한 번 시작하면 끝내기 어려운 시리즈들이 있는데...

이런 거에는 유독 (저항의) 의지 박약....

 

그리고, 더욱 문제는 시리즈에 몰두해 있는 동안에는 실생활에서도 자꾸 상황을 재현...

 

이를테면, 태백 산맥 읽을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삼국지를 읽을 때는 각종 되도 않는 고사성어와 한시를 읊조리고...

한창 이재학 화백의 추혼 시리즈와 사풍 시리즈에 심취했을 시기에는 상태가 좀 심각한 지경이었더랬다.

 

 

요즘 더글라스 아담스의 히치하이커 시리즈 때문에 미치겠다.

머리 속에서 아주 해괴한 (일상 생활에서 절대 쓰면 안 될 거 같은) 영어 표현들이 떠나질 않는데다,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의심이 자꾸만 도를 더해간다.

 

2부의 책 제목이 "우주의  끝에 있는 식당"인데..

그 우주의 끝이라는 게 지리적 끝이 아니라,

우주의 대파국일 줄이야.... cataclysmic eruption ......

 

시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미래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거나,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시제"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교훈을 준다. (이를 위해 "시간 여행자를 위한 1001 시제 변형" 책자를 참조) 

 

기억해야 할 존재..

범 우주적 초인기 록밴드 "Disaster Area" - 이들의 음악을 듣기 좋은 최적의 위치는 공연장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콘크리트 지하 벙커

빅뱅 까페와, 이곳 우주 종말 식당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왕 카리스마 쇼 호스트 아자씨..

피요르드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설계하여 우주 디자인 어워드를 받은 1편의 그 아자씨... (작품에 이름도 새겼다. ㅡ.ㅡ)

해안가 오두막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우주의 지배자 할배...

 

그리고...

수백만 년 동안 식당의 지하 주차장에서 일행을 기다리다 지쳐 전화를 건 마빈....

오... 마빈..... 이렇게 범우주적으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어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은근 천하무적!)

만담 형제 포드와 아서...... (이들의 에덴동산 씬은 정말 귀여워 ~~~~~)

 

 

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다른 읽을 책들도 많은데...

3부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어.....

extraordinarily horrible, and unbelievably weird, hardly ever experienced, "Improbability Drive"가 나를 이끌고 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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