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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시장...무엇을 가르치려 하는 걸까?

  • 등록일
    2009/06/01 18:35
  • 수정일
    2009/06/01 18:35

시장에 갔다.

매실과 앵두 등 술담글 재료를 구해볼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채소 모종들을 살펴보러 갔다.

 

그동안 작년에 담그워 두었던 술들을 야금야금 먹던지

이곳저곳에 무작정 돌리다 보니(?) 남은 술이 없어서

서둘러 담가야겠다는 나름 진지한(?) 숙제를 안고 육거리 시장엘 갔다.

 

시장에는 청매실들이 가득하고 도로변에는 할머니들의 조금한 자리자리마다

앵두며 오디기며 이런 저런 나물들이 잔뜩이다.

 

나름 재미나기도 하고 나름 쇼핑하는 재미도 있고 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몇가지를 사다가 아이들을 봤다.

 

 

유치원 ?? 어린이집 ?? 어디에 다니는 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인솔하에 조잘조잘대면서 노란 병아리들이

온 시장에 퍼졌다.....ㅎㅎ

 

주머니나 지갑에 돈을 준비해 온 듯

그리고 나름 예쁜 시장바구니도 만들어서 가져온 듯 한 아이들은

이리저리 신기한 듯 구경도 하고

선생님의 안내로 이런저런 것들을 구매하기도 하고....ㅎㅎ

 

 

소란스러운 시장분위기에 인솔하고 오신 선생님들은

이리저리 정신없어 하시지만

아이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조잘조잘...ㅎㅎ

오히려 당황한 것은 시장상인들이다.

아이들의 중구난방 주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서 우왕좌왕...ㅎㅎ

 

 

그렇게 나름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듯한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서

나도 모르게 빙그레 하며 즐거워 했다.

 

 

결국 아이들의 관심은 선생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장 한모퉁이의 슬러쉬 파는 아저씨의 몇마디 상술에 넘어가서(??ㅎㅎ)

우르르 시장보기를 슬러시 구배로 바꾸어 버린다....ㅎㅎ

 

그렇게 아이들을 구경하다가 문득 든 생각...ㅎㅎ

저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루쳐 주고 싶었던 것일까...?

아이들이 지갑과 시장바구니들을 전부 지참한 것으로 보아서는

경제개념(?)을 가르치려 했던 것일까...아님 재래시장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던 것일까.?

 

 

몇해전에 공부방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킨다는 구실로 나도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경제교육이라,,,,,크크...

실은 조금은 무책임하고 엉뚱하고 거의 교육이라고 칭하는 것이 부끄러운 수준에서의

프로그램의 진행이었는데.....푸하하하

결국 아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시장가서 재미나게 맛난 거 사먹은 기억으로 끝나버리고

그렇게 강조한 재래시장과 그 곳에서의 사람들의 삶

혹은  꼭 필요한 것들만 구매하는 소비 습관 등

나름 준비한 것들은 전혀 먹히지 않아서 나도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실은 너무 무리한 교육커리큘럼이었다고 스스로 반성도 했었다....ㅎㅎ

 

여하튼 아이들을 보니 다시 금 빙그레 웃음이 난다.

 

교육이란 언제나 의도한 것들과 다르게 나타나는

삶의 파장인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실은 교육을 하고픈 매력을 발산해주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어른들이 주는 대로 받아들이며 교육이 얼마나 숨막히고 재미없겠나....싶다

아이들 삶이 그렇게 어른들의 의도대로 풀리면 아마 세상은 곧 생명을 멈추어 버릴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그렇게 삶은 새롭게 이어져 가는 것이리라...생뚱맞게 말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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