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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보신당 창당대회가 동대문 서울패션아트홀에서 있었다.
컨디션도 안 좋고, 준비할 것도 많아 갈 형편은 안 됐지만,
나름 역사적인 날임이 분명하기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참 많은 사람들이 왔다.
민주노동당 활동을 하면서 익히 봐왔던 얼굴이지만,
옛날 농성장에서 마주치는 얼굴들처럼 반갑기 그지없었다.
진보신당 창당대회/ 식후 행사장면
이런 얘기 하는 게 어떤지 몰라도 너무나 좋았다.
회의장에 와서 기분이 좋아지긴 오랜만이다.
이유는... 뭐 간단했다.
그러면서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민주노동당을 하면서,
각종 회의장에서 얼굴만 보아도 가슴이 답답하게 만들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 행사장에는 그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 신기하기도 했다.
간판스타(?) 심상정, 노회찬/ 진보신당 홍보대사를 맡은 영화배우 김부선과 함께
물론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가장 큰 걱정은 평당원들의 목소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많큼 다양성과 활력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지만 말이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이른바 신당파의 침묵이랄 수 있겠다.
안에서 말라죽을 것인가, 아님 나가서 얼어죽을 것인가?
차라리 얼어죽자! 라고 떨쳐 일어섰던 신당파다.
그 절실함 만큼 짧은 기간이지만 모두 참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혁신비대위가 실패하고,
혁신비대위가 탈당을 하면서 진보신당을 만들고,
크게 뭉쳐야 한다는 대의 속에 혁신비대위 중심의 진보신당에 백기투항(?)한 신당파!
신당파가 그런 행보를 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충심과 순수성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MB의 화환도 와 있더라/ 낯설지만 정치는 정치인가 보다.
물론 난 남들이 믿든 말든 스스로 혁신파라고 주장해왔고, 그렇게 활동해왔기 때문에 신당파에 대하여 정확히는 모른다.
그러니 주관적인 판단이 매우 클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진보신당에 결합하면서 의도적으로 말수를 줄이고, 혹시 분열의 모습으로 비쳐질까봐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함을 안다.
그에 비해 혁신파 일부에서는 그들에 대한 서운함 - 당 혁신 시기에 도움을 주지 않고 떨어져 나간 것에 대한 - 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
안타깝다.
오래도록 애착과 애정이 가는 정당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난 진보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신당파의 순수성과 절박함을 당의 기풍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서운할지언정 그들을 배신자 취급해서는 결코 안 될 것으로 본다. 더 나아가 그들을 배신자 취급하는 정서 속에서 뼛속 깊은 개량주의와 계급타협주의의 싹을 본다.
(내가 무슨 주의를 얘기한다는 게 낯설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신당파에 대해 배신감을 말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에게서 말로만 진보를 얘기하면서 전혀 진보적이지 않은, 전혀 노동자서민에 기반하지 않는 개인적 출세와 미래만 우선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나친 독설일까?)
진보신당 창당대회 고양시 참여당원 일부
나도 지능이 있으니 100% 만족스러운 조직이 있을 수 없음을 잘 안다.
만족지수가 100%에 가까운 정치조직으로 만들어야 할 책무가 나에게도 조금은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어쨌든 진보신당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삶이 폭폭한 노동자서민들이, 청년들이, 맘놓고 기대고, 참여하고, 만드는 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 그리고 행인을 봤다.
훨씬 좋아진 몸매(?)와 달리 얼굴은 많이 수척해졌더라...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신당 일이 참 고된가보다고 생각했다...
1.
머리가 아팠다.
순전히 내탓이다.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 자존심이 이제
떨어질 듯 말 듯 간당간당하는 것 같다.
샛강공원은 여전히 평온하다.
주는 것 받는 것 더하고 빼도
세상에 민폐나 끼치지 않고 싶은데,
글쎄, 그렇게 살 거라고 확신하기 힘들다.
2.
며칠 전
문득 봄이 정말 왔음을 느꼈다.
자유로를 지나며 차창으로 스치는 길옆 잔디밭에
푸른빛이 도는 게 보였다.
버들강아지/ 얼마만인가? 새생명이 아우성치는 것 같다.
도시에서
물가에 소담스럽게
아이의 살결처럼 맑고, 투명하고,
그리고 완벽하게 솟아나던 어릴적 시골 봄 풍경을 기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무리일까?
철지난 마른 갈대 사이로 연두색 푸른 빛이 엿보인다.
봄은 나무 밑에도 오고 있었다.
도랑가에도 봄은 오고 있다.
메마른 아스팔트 옆 풀밭에
온통 거무튀튀한 오염물질을 뒤짚어 쓴 채
세포분열을 강제해내는 도시의 흐린 온기...
모자라는 수분과 공해로 나면서부터 줄기 끝은 벌써 시들고...
도시의 봄은, 아니 서울의 봄은 그렇게 온다.
그나마 서울 한 가운데
봄맛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샛강공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수련은 새순을 이미 물위에 띄우고 있다.
3.
나는 봄을 좋아한다.
그게 현실의 봄인지, 아님 관념의 봄인지
이제는 조금은 헷갈리기도 한다.
어쨌든 좋아하는 봄이 왔건만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세상은 온통 황사로 희뿌옇다.
마치 안개가 가득 낀 것 같다.
철새들이 여전히 머무르는 연못 가에서 난 맥주를 한 캔 마셨다.
한적한 샛강공원은
묵묵히 봄을 맞고 있었고,
마찬가지를 나를 받아주었다.
냉이같은 풀들은 벌써 꽃을 피웠다.
4.
샛강공원 연못 옆 풀밭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셨다.
조그만 연못에는
청동오리, 비오리 등
아직 돌아가지 않은 철새들이 남아 있다.
억새는 꽃처럼 흰 씨앗을 모두 날려보냈어도 여전히 서있다.
낯술을 해서 그런가,
해조차 가린 황사낀 흐린 하늘 탓인가,
세상은 꿈결인듯 몽환적이고,
나는 그저 한없이 퍼질러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난 토요일(8일)
3.8세계여성의날 10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공공운수연맹에서 준비한 공공노조 광전지부 광주시청비정규직분회 20여 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극단 ‘신명’의 전국순회 마당극 『양극화의 늪에 빠진 한국』공연
광주시청비정규직분회 이야기를 담은 일명 '광주시청 비정규직 철폐프로잭트' 포퍼먼스를 보면서 난 잠시 상념에 잠겼다.
우리들은 돈만 빼면 참 재밌게 놀기도 하는구나... 세상에 돈이 모자라나? 재화가 모자라나? 뭐든지 넘쳐나는 세상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
오전 11시부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비록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노동자들이 스스로 모여 만든 행사는 어설퍼도 내용과 감동이 있는 것 같다.
연단에 선 민주노동당 여성 총선 출마자들
그런 의미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고 하는 총연맹에서 준비한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투쟁사업장 보고 수준을 넘지 못하는, 그래서 뭔가 행사에 내용을 맞춘듯한, 지극히 형식적인 행사로 그쳤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민주노동당 여성 비례대표, 여성 총선 출마자들을 연단에 불러세워 민주노동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하는 대목에서였다. 내 정치 지향이 어떤가를 떠나 뭔가 집착하고, 쫒기는 듯한 모습에서, 과연 저것이 우리 진보의 수준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저들의 집착이 나는 참으로 무섭다. 그렇게도 통일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통일을 희화화시키고,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 진정한 비극이다.
행사가 끝나고 행진이 있을 거라는 안내가 나왔다.
한국노총과 함께 하겠단다.
왜 그렇게 한국노총과 함께 하려고 악을 쓰는 걸까?
휴~ 멀리 볼 것도 없다. 지난 대선시기 한국노총이 보여준 모습을 기억하라!!!
난 기꺼이 자리를 떳다. 차라리 술이나 마시자!!
* 둘째, 셋째 사진은 http://blog.daum.net/chmanho/14720885 에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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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파가 순수하고 절박하다?...글쎄요.
아닌것처럼 하면서
할 이야기는 다 하네요.
개인적 출세와 미래만 우선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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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어용인가여? 아니면 진보인가여?뭐 그다지 민주노총이 진보라고 생각은 안되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용득이 소속한 연맹의 현직 부위원장을 비례후보로 낙점했다면 한국노총에 대한 신당의 생각이 엿보이는것 같아 씁쓸하네요..
100%만족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출발부터 제2의 2004년이후의 민노당을 보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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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ㄹ ㅁ/진보신당은 상식에 합의할 수 있고, 합의가능한 상식을 만들어 낼줄 아는 정치조직이 되었으면 합니다.노동조합은 한국노총도 민주노총도 아닌 제3노총이 생기길 기다려 봅니다.비정규직이 중심이 된 노총이...
삼각형이 가장 안정된 구조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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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애비// 제가 쓴글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신것 같네요.전 한나라당의 비례후보로 낙점된 이용득과 같은 연맹의 현직부위원장이 어떤 연유로 진보신당의 비례로 전략추천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
이러한 부분이 2004년 이후의 민노당을 보는것 같아 씁슬하다는겁니다.
비정규직중심의 노총이 생긴다면 좋은일인거고 그건 또다른일입니다.
한국노총에 비례후보를 준게 어떤의미에서 합의가능한 상식이었는지 참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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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ㄹ ㅁ/ 한국노총은 원칙적으로 맘에 안들지만 내안에 둘러쳐진 담장(우리?)을 허무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될까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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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ㄹㅁ, 민주애비/ 나도 조금은 걱정임. 시간에 쫒기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구색맞추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전체적으로 드림팀(?)도 아니고.. 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