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제와 오늘

1.

어젠

한달 전에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건강을 워낙 헤쳐 병원에 입원한 아느와르 이주노조 위원장도 만나고

(얼굴이 아주 반쪽이다)

이미 금속노조의 국제사업 담당자로 자리를 옮긴 정모 동지 환송모임도 겸하고

오랜만에 와서 자리를 함께 한 노모 동지도 있었고

잠시 자리를 비껴나 휴직 중인 한 동지와의 만남도 있었고

그 한편에서 밤새워 일할 수밖에 없었던 몇몇 동지들 있었고

나는

여러 종류의 술과

그보다 더 복잡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가까스로 밤을 지나보냈다.

 

2.

오늘은

회의도 있었고 만남도 있었고

멀리 가 있던 후배가 십수년만에 만나자는 전화도 있었고

대전에서 술마시고 있으니 오라는 전갈도 있었다.

술,

마셨다.

 

술 마실 시간도 없다고 하면 엄살이라고 하겠지만

진짜 술마실 시간이 없고 덩달아 술마실 마음도 저버리고 살고 있는 이 즈음,

차라리 술이나 마시자는 충동이 일 때

나는 나를 경계한다.

 

3.

어떤 경우에도 나는

드러내 놓고 얘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한 동지가 말했지만,

팔뚝에 작은 생채기 하나 생겼는데

그걸 감추려고 부벼대고 약바르고 긴팔 옷으로 감추어대고

그러다가 상처만 덧나게 하고 상처를 크게 키우는 어리석은 행동이

철든 어른이든 철들었다고 착각하는 인간들에게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일에 절망하여

도시를 저버리거나 세상과 등지고 사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어떨 때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그냥 나 하고 싶은 얘기나 퍼붓고 쓰러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했었다? 그래서?

이 밤새 고민하고 판단해 봐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