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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관하여...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관계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글이 길어 다 올리지는 못하고 첫 부분과 끝부분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덧글에 이메일 주소를 써 주시면 메일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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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가부장제에 주목하는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노동의 비중은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그 자체가 발달하면 할수록 노동-자본 간의 모순과 갈등이 심해지고, 이러한 현상은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난다. 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성을 임노동 영역으로 끌어들여 임금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리고서는 삶의 질이 떨어진 것을 다시금 여성노동, 특히 돌봄 노동 등을 포함하는 여성의 가사노동에게 전부 떠맡긴다. 여성노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중적인 중요성을 가지게 된다. 첫째, 임금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파업 파괴 노동’의 역할을 한다. 둘째, 자본이 기존 노동의 재생산과 새로운 노동의 생산 비용을 거의 모두 여성노동에 떠맡김으로써 자본의 이익을 마음대로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자본 계급에게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남성) 노동 계급에게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또한 하고 있다. 노동 계급의 노동력 재생산, 더 나아가 노동 계급 자체의 재생산을 위해서는 소비노동이며 동시에 생산노동인 여성의 가사노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여성의 가사노동이 없다면 노동 계급의 임금노동뿐만 아니라 대자본 투쟁 역시 불가능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서로 적대적인 두 계급인 자본 계급과 노동 계급에게 동일한 이익을 안겨다 주는 ‘공모’의 측면이 이러한 이중적 측면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공모의 측면은 바로 성별 노동 분업을 통해 여성 노동을 임금 노동 영역으로부터 배제시키면서 동시에 여성 노동을 착취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동-자본 계급 모순, 즉 자본주의 경제 체제 방식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부분처럼 보인다. 바로 이렇게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에 주목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바로 가부장제 하에서의 또 다른 억압의 부분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해체는 자본을 해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부장제의 해체를 동시에 포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가부장제가 자본주의 해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으로 등장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4. 자본주의 폐지로서의 가부장제 폐지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자들이 개별 경쟁 체제로 가는 한 가부장제는 지속된다. 가부장제는 개별 노동자의 노동력 재생산 과정과 새로운 노동력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자기 자신을 생산하여 자본가와 개별적으로 계약하고 살아남기 위한 과정 속에서 싹트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폐지는 ‘즉자적’인 노동-자본의 대결 구도, 즉 노동자 계급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별적으로 자본과 대면하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을 통해 자본과 대결하는 구도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이는 노동조합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가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그 자체로 모순적인 존재이다. 노동자 계급이 ‘대자적 존재’, 즉 계급적 존재로서 자신의 모순을 지양해 나갈 때 비로소 계급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며, 이 계급투쟁 자체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본에 대한 계급투쟁은 곧 자신의 생산과정 속에 내재해 있는 가부장제의 모순을 척결해 나가는 투쟁으로부터 시작되며 또한 이 투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가부장제 폐지 투쟁은 자본주의 폐지 투쟁의 전제이며 노동계급 투쟁의 진지를 구축하는 투쟁, 물적 토대를 구축하는 투쟁, 코뮌을 형성하는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폐지 투쟁으로서 가부장제 폐지 투쟁은 자본의 자기 생산의 전제 조건의 기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투쟁이다. 그리하여 자본주의가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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