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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백석-백석 시 전집』 (송준 엮음, 흰당나귀, 2012) 중에서 #
[통영(統營)]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조아하는 사람이 울며 날이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당은 갓갓기도 하다
바람맛도 짭짭한 물맛도 짭짭한
전북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조코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조코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ㅅ것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십흔 곳이다
집집이 아이만 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
황화장사 령감이 일본말을 잘도 하는 곳
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한테 시집을 가고 십허한다는 곳
산(山) 넘어로 가는 길 돌각담에 갸웃하는 처녀는 금(錦)이라든 이 갓고
내가 들은 마산(馬山) 객주(客主) 집의 어린딸은 란(蘭)이라는 이 갓고
란(蘭)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든데
명정(明井)골은 산(山)을 넘어 종백(柊栢)나무 푸르른 감로(甘露)가튼 물이 솟는 명정(明井)샘이 잇는 마을인데
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깃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조아하는 그이가 잇을 것만 갓고
내가 조아하는 그이는 푸른가지 붉게붉게 종백(柊栢)꽃 피는 철엔 타관시집을 갈 것만 가튼데
긴토시 끼고 큰머리 언고 오불고불 넘엣거리로 가는 여인(女人)은 평안도(平安道)서 오신 듯한데 종백(柊栢)꽃 피는 철이 그 언제요
녯 장수 모신 날근 사당의 돌층계에 주저안저서 나는 이 저녁 울 듯 울 듯 한산도(閑山島) 바다에 뱃사공이 되어가며
녕 나즌 집 담 나즌 집 마당만 노픈 집에서 열나흘 달을 업고 손방아만 찟는 내 사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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