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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백석-백석 시 전집』 (송준 엮음, 흰당나귀, 2012) 중에서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같은
넥타이를 매고 곻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엄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러고 어늬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짖인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작고 들려오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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