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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조선 건국 과정을 그리는 역사소설 <<혁명>>(김탁환 지음,  민음사, 2014) 중 제1권에서 나온 내용 중에서 발췌함(185~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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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화두로 삼을 문장은 이것이다. 

"대인은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동자라고 어찌 두려우움이 없었으랴. 누렁이가 작심하고 달려들면 급소를 물려 중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자는 누렁이의 처지를 밝게 짐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두려움을 이기고 도움을 줬던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니 사람과 개의 구별조차 중요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지킬 것이 많다며 나누고 거리를 두고 벽을 쌓으려 든다. 사방이 뚫려 바람과 냄새와 또 짐승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곳에서 단 하룻밤도 편히 잠들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는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떠나가는 모든 것들을 아쉬워한다. 처음 만나는 것들이 낯설긴 하되 위험하다며 피하진 않는다. 먼저 마음을 열고 먼저 손을 내민다. 나 역시 아이의 마음으로 이 나라 백성을 만나고 싶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가 품고자 했던 아이의 마음을 어디에 두고 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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